매경프리미엄 기획연재 허연의 폰카 아포리즘
청춘이 아플 때마다 보르헤르트를 떠올렸다
12.14 06:01 [허연의 폰카 아포리즘-41] #86시를 쓰다가 출가해 스님이 된 친구를 만났다."이제 뭐가 좀 보이니?"그가 답했다."아직 멀리 있지."내가 다시 물었다."우리는 결국 뭐가 되는 걸까?"그가 답했다."길 ..
뒷모습은 전투적이지 않다
12.06 16:01 [허연의 폰카 아포리즘-40] #083버스 타는일에 재미를 붙였다. 지하철에서 만나는 성난 밀랍인형 같은 얼굴들이 싫어졌다. 버스는 사람들의 뒷모습만 본다. 뒷모습은 전투적이지 않아서 좋다. 뒷모습에..
회전목마를 보고 있으면 눈물이 난다
11.29 15:01 [허연의 폰카 아포리즘-39]#79 회전목마는 추억이다. 아무리 최신식 놀이기구가 즐비한 놀이공원이라해도 회전목마는 반드시 있다. 21세기 첨단 놀이터에 비잔틴시대부터 만들어진 회전목마가 건재하게..
우리는 대본도 없이 무대에 선 배우
11.22 15:01 [허연의 폰카 아포리즘-38]#77인생 상담을 할 겸해서 선배를 만나 캐모마일 차를 주문했다. 우연의 일치일까. 찻잔에는 선명하게 'SOS'라고 써 있었고, 차를 우려내는 기구인 인퓨저 끝에는 오 헨리를..
가녀린 잡초의 현재를 찬양할뿐
11.15 16:31 [허연의 폰카 아포리즘-37]#74나는 옛날이 좋았다고 말하는 자와 미래는 반드시 좋을 것이라고 말하는 자. 두 경우를 모두 신뢰하지 않는다. 자신의 힘이 미칠 수 없는 어떤 상황에 대해 약속하는 건 모..
사람들은 누구나 최선을 다해 아프다
11.08 15:01 [허연의 폰카 아포리즘-36]#70내가 가까이 다가 갈 때까지도 녀석은 날아가지 않았다. 나의 기운과 녀석의 기운이 엇나가지 않은 것이다. 서로의 기운이 상대에게 불편하지 않았던 것이다. 가까이 다가..
과거는 우리를 불러세운다.
11.02 06:01 [허연의 폰카 아포리즘-35] #68'시간'이라는 단어의 오지랖은 너무나 넓다. 너무나 넓어서 멋지다.'시각과 시각 사이의 간격 또는 그 단위'라는 사전적 의미에서부터 '자전주기를 재서 얻은 단위'라는 ..
어둠에 기댄 것들에게
10.25 06:00 [허연의 폰카 아포리즘-34] #64적응을 잘하는 자들은 예언에 능하지 못하다. 예언은 현실과 불화할 때 싹트는 선물이다. 현실에 만족하고 적응한 자들에게 미래는 어떤 신호도 보내주지 않는다. 예언..
특별하지 않은 것들이 특별해지는 순간
10.11 16:01 [허연의 폰카 아포리즘-33] #62 사랑에 빠지면 특별하지 않은 것들이 특별해진다. 평소에는 흘려보낸 것들이 하나의 의미로 다가온다. 과학적이고 분석적이기 보다는 '예쁘고 애틋한' 감정들이 마음속..
그녀는 혼자서 무한으로 걸어갔다
10.05 06:01 [허연의 폰카 아포리즘-32] #60독일에서 허수경 시인의 부고가 도착했다.잠시 머뭇거리다 이내 '뮌헨의 그 웃음'이 떠올랐다.십 년 전쯤 독일 뮌헨에서 그를 만났을 때 일이다. 몇몇 글 쓰는 선배들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