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대선 후보 마크롱, 창업열풍 덕분에 인기 쑥

  • 고평석
  • 입력 : 2017.04.12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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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후보 /사진=김호영 기자
▲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후보 /사진=김호영 기자
[디지털&휴먼-74]
- 프랑스 유력 대선후보는 장관 시절 벤처창업의 꽃을 피웠다.
- 4차 산업혁명으로 기존 일자리는 줄지만 창업 기회는 확실히 늘어난다.
- 설사 창업에 실패해도 하나하나가 소중한 자산이 될 수 있다.


올해 우리나라만 대통령 선거가 있는 것은 아니다. 프랑스에도 있다. 1차 투표는 4월 23일에 열린다. 1차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1위와 2위를 놓고 5월 7일에 결선투표를 벌인다. 현 대통령인 사회당의 프랑수아 올랑드는 지지율이 워낙 낮아 재선을 포기했다. 인기 없는 대통령 덕분에 집권 여당 사회당의 인기도 좋지 못하다. 이런 상황임에도 올랑드 대통령의 경제비서, 그리고 그의 정부에서 경제산업부 장관을 했던 에마뉘엘 마크롱(Emmanuel Macron)이 차기 대통령으로 유력하다. 소속 정당은 따로 없다. 정치운동 '앙 마르슈!(전진!)'의 대표를 맡을 뿐이다. 77년생의 젊은 정치인 마크롱은 왜 프랑스 국민에게 인기를 끄는 것일까?

프랑스 스타트업 /사진=손재권 기자
▲ 프랑스 스타트업 /사진=손재권 기자
그가 2014년부터 2016년까지 경제산업부 장관을 했던 시절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마크롱은 사회당 소속이었지만, 사회주의자의 태도보다는 자본가의 자세에 가깝게 장관직에 임했다. 부자들의 편을 든다는 강력한 비판을 내부에서 받기도 했지만, 자신은 프랑스 사회를 떠받치고 있는 중산층을 위한 정책을 편 것이라고 맞섰다. 그리고 이렇게 말했다. "프랑스는 실패를 받아들이고 성공을 기뻐할 필요가 있다." 전형적인 실리콘밸리적 표현이다. 실제로 마크롱 당시 장관은 벤처기업 창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했다. 2015년에는 1500개의 스타트업이 생겨났고, 창업 열기가 이어져 2016년 CES 스타트업 전시회장 유레카 파크 참가 회사 중 30%가 프랑스 기업이었다. 벤처 비즈니스에서 변방에 속했던 프랑스의 놀라운 추격인 셈이다. 정부의 지원도 실질적이어서, IR를 포함한 마케팅적 도움이 주를 이루었다. 스타트업 기업들에 세제 혜택을 주었으며 고용 지원 정책을 파격적으로 시행했다. 이런 움직임은 공무원을 지향하던 우수한 인력들이 창업으로 관심을 옮길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창업의 열기는 단지 스타 벤처 사업가의 탄생만을 가져오지는 않는다. 사회에 도전 의식을 불어넣어준다. 더 나아가 다소 불안정한 직장일 수 있지만, 꿈을 꿀 수 있기에 청년들이 선호하는 일자리를 다량으로 만들 수 있다. 이런 긍정적인 에너지를 불러온 마크롱이 큰 사랑을 받게 된 것은 당연하다. 물론 프랑스 경제 성장률은 여전히 1%대고, 실업률은 10%를 오가고 있으며, 청년(15~24세)실업률은 25%대로 심상치 않은 상황이다. 프랑스 국민은 사회당 정부가 가고, 마크롱이 집권하게 되면 국가적으로 새로운 동력이 생길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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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국민이 느끼듯, 국가 경제발전 동력은 결국 창업으로부터 발생하는 것이 가장 확실하고 빠르다. 다행히 큰 패러다임 전환의 시기에 직면해 있다. 4차 산업혁명이 시작되었다. 이럴 때 창업 아이템이 쏟아지기 쉽다. 4차 산업혁명을 떠받치는 거대한 장치, 하드웨어, 플랫폼 등이 깔리고 나면 가속화된다. 기존 일자리들은 빠르게 사라지고, 새로운 사업 기회는 생긴다. 왜 그렇지 않겠는가? 얼마전 4차 산업혁명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현직 프로그래머는 이렇게 말했다. "지금 다니는 회사에서 IBM 왓슨을 활용하여 최적의 의사 결정을 내리는 기업용 프로그램을 구축하고 있다. 호기심이 생겨서 어떤 식으로 세상이 바뀔지 알아보기 위해 광범위하게 인공지능을 다루는 교육 과정을 들어 보았다. 그런데 너무 무서웠다. 과거 내가 학교에서 전공하거나, 사회에 나와서 책을 읽을 때 알던 인공지능 수준이 아니다. 대표적인 것이 이미지 식별 능력이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인공지능이 산과 강을 50% 수준으로 구분했다. 산과 강을 구분하지 못한 것이다. 이제는 거의 사람 정도의 실력이다. 인간이 이미지를 식별하는 것이 97% 수준이라면, 인공지능이 96% 수준이다. 지금 추세라면 곧 역전된다. 사람보다 이미지 식별을 잘 하는 인공지능이 나오면 어떤 일들이 일어날까? 상상을 뛰어넘을 것임이 확실하다." 지인의 말 대로라면 이제 인공지능은 인간보다 일란성 쌍둥이 중 누가 형이고 동생인지 더 잘 구분할 수 있게 된다. 심지어 곤충을 보고 대번 암컷인지 수컷인지 구분할 것이다. 인간이 눈으로 해 오던 수많은 일이 인공지능에 넘어갈 수밖에 없다. 효율적이고 경제적이며 확실하기 때문이다. 인간 경비원은 출입이 가능한 사람을 모두 기억할 수 없지만, 이미지 인식이 가능한 인공지능은 바로 판단하여 출입을 결정할 수 있다. 그 과정이 모두 저장될 수 있으니 안전하기까지 하다. 인공지능의 수많은 능력 중 이미지 식별 한 가지만을 통한 간단한 예지만, 인간 경비원이 곧 사라질 것이라는 점과 인공지능 경비원 사업이 크게 성장할 것이라는 점이 확실하다. 기존 일자리는 없어지고, 새로운 사업의 기회는 커지게 된다(새로운 사업 기회가 반드시 창업이 아닐 수 있겠지만, 역사적으로 봤을 때 기존 대기업보다 신생 기업이 그 기회를 차지할 확률이 높다).

이렇게 4차 산업혁명을 활용한 창업은 무궁무진하다. 구체적인 창업 아이템들은 우리의 예측을 벗어난다고 보는 것이 맞겠다. 하지만 기술들의 개념과 윤곽이 잡히고 있다. 책 '세상을 바꿀 테크놀로지 100'(닛케이BP)에 언급되었듯이, 새로 대두되는 기술들은 사람과 가까워지는 기술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이 책에는 인간(의 바람)을 이해하거나 예측하며 다가오는 기술을 총 6가지 영역으로 설명한다. 치유해 주고(재생 의료, 지놈 편집, 스마트 치료실 등), 강하게 만들어주며(3D 프린터, 드론, 센서 등), 생각을 도입(자동 운전, 로봇, 챗봇 등)하는 기술이 있다. 또한 일을 바꾸고(블록 체인, 대량 맞춤, 접객 빅데이터 등), 지켜주며(방재, 지킴이 서비스, 정보 보안 등), 아름답게 만들어주는(목조 초고층 빌딩, 건자재 일체형 태양광 발전, 녹화 공법 등) 기술도 있다. 6가지 기준에서 뻗어나간 각 기술들은 또다시 가지를 친다. 이것만 해도 수백 개의 종류가 있다.

모두 이제 시작되었거나 아직 시작 직전 단계의 것들이다. 일자리도 없고 먹고살 거리도 막막하다고 하지만, 도전 과제가 숱하게 우리 앞에 있다.

결국 우리가 경제 발전 동력을 유지하기 위한 방법은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아이템의 창업을 유도하는 것이다. 설사 도전하다 실패한다고 해도 사회적으로는 남는 장사다. 2~3년 간 고생한 경험들은 각자에게 큰 자산이 된다. 점수 따기 혹은 보여주기 식 스펙을 쌓는 일만 하다가 기업에 들어가는 인재는 주위 사람들에게 들려줄 이야기가 없다. 스펙을 쌓기 위해 시간을 열심히 들였지만 각자 자산은 부족한 셈이다. 책 '최고의 설득'(카민 캘로 저)에는 사업을 해 본 경험의 소중함을 정확히 설명해 주는 말이 나온다. "고난은 자연의 일부다. 우리는 고생담을 거부하지 못한다. 진주, 다이아몬드, 최고급 와인은 역경을 이겨낸 자연의 결과물이다. 진주는 조개가 모래알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과정에서 형성된다. 다이아몬드는 지구의 맨틀에서 발생하는 엄청난 압력과 열로부터 형성된다. 최상급 포도는 가파른 산등성이나 돌이 많은 토양에서 자란다. 이런 포도들은 뚜렷한 개성을 지니게 된다." 우리 사회의 구성원들이 각자 사업 경험을 통해 진주, 다이아몬드, 최고급 와인을 품게 된다면 어디로 가든 개인이나 조직에게 중요한 밑천이 될 수 있다. 사회적으로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창업을 어떻게 유도해 나갈지, 구체적인 인센티브를 고민할 때가 되었다. 우리 경제의 동력을 새롭게 만들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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