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보다 배꼽이 큰 삼성물산… 주가상승 이유있는 기대감

  • 문일호
  • 입력 : 2017.10.25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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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 /사진=매경DB
▲ 삼성물산 /사진=매경DB
[돈이 보이는 기업지배구조-150]
-계열사 주식 가치, 이미 물산 시총 넘어서
-물산, 합병 관련 소송 악재 털고 비상 채비
-지배구조 이슈 부각될 때마다 저평가 매력↑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의 퇴임으로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기대감이 커지자 사실상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는 삼성물산의 몸값이 뛰고 있다.

특히 삼성물산이 삼성바이오로직스나 삼성전자와 같은 계열사 주식을 많이 갖고 있는데 이들 지분 가치가 높아지면서 현재 주가가 저평가돼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삼성물산이 갖고 있는 계열사 지분 가치는 이미 삼성물산의 시가 총액을 넘어서 '배보다 배꼽이 큰 종목'이란 별명도 얻고 있다.

이에 따라 올 들어 내내 부진하던 주가도 서서히 오르고 있다. 지난 9월 28일 이후 지난 16일까지 주가는 10.8% 상승했다. 코스피 평균 상승률을 크게 웃돌고 있다. 삼성물산은 삼성그룹 지배구조상 정점에 있는 기업이다. 이재용 부회장이 17.1% 지분을 보유 중으로 삼성물산 최대주주다.

그동안 삼성물산을 압박해왔던 소송 관련 악재가 사라지면서 삼성물산이 투자자들의 관심을 얻기 시작하며 주가가 다시 오르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취소소송에서 삼성이 승리했다. 재판부는 일성신약 등 주주들이 지난해 2월 제기한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무효소송에서 합병목적의 부당성과 불공정성, 의결절차의 위법성 등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작업이 다시 동력을 얻을 수도 있다는 관측도 힘을 얻기 시작했다. 여기에 이 부회장의 경영 복귀가 예상보다 빠르게 나타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증권가에선 꾸준히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을 놓고 다양한 관측을 내놓고 있다. 가장 유력한 안은 오너 일가의 지분율이 높고 실질적 지주사 역할을 하는 삼성물산을 중심으로 추진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는 것이다. 신건식 BNK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이 부회장의 구속으로 지주사 전환계획을 백지화했지만 지분 상속에 따른 세금 문제 등을 고려하면 지배구조 개편은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권오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의 퇴임을 시작으로 삼성그룹의 인사 개편 및 지배구조 개편 기대감이 커진 것도 이 같은 주장의 근거로 작용하고 있다.

이처럼 지배구조 이슈로 삼성물산이 관심을 받고 주가가 오르자 이 종목이 보유한 계열사 지분 가치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성물산이 보유한 다른 삼성 계열사 지분 가치가 급등한 것에 비해 삼성물산 주가는 여전히 덜 올랐다는 분석이다.

삼성물산은 삼성전자(지분율 4.57%), 삼성바이오로직스(43.44%), 삼성생명(19.34%)을 중심으로 계열사 지분을 골고루 갖고 있다. 비상장 지분 가치를 포함하면 삼성 계열사 지분 가치는 무려 35조원에 달한다. 지난 16일 기준 삼성물산 시총(28조원)을 7조원 가까이 뛰어넘는다.

게다가 이들 계열사들의 배당을 감안하면 매년 안정적 수익 구조를 갖추고 있는 셈이다.

증권가에선 삼성물산이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조직이라 계열사 지분을 매물로 내놓을 일이 거의 없다고 보고 있다. 따라서 계열사 지분 가치에 할인율을 적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일부에선 이 같은 잣대를 적용해도 삼성물산 가치는 주식시장에서 지나치게 낮게 평가받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삼성물산의 주가 상승률은 연초 대비 두 배 이상 오른 삼성바이오로직스, 50% 급등한 삼성전자에 비해 덜 오른 편이다.

오진원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현 주가는 NAV(순자산가치) 대비 할인율이 43%로 상장 이후 가장 높은 수준에서 거래되는 상황이어서 저평가 매력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계열사 지분 가치에 대해 40%가 넘는 할인율이 적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김장원 IBK투자증권 연구원도 "높아진 기업 가치를 고려해 삼성물산의 목표주가를 기존 대비 11.4% 상향조정했다"며 "삼성물산의 현 주가 대비 상승여력은 30%가 넘는데 이는 주가가 기업 가치의 변화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주가의 바탕이 되는 실적도 좋은 편이다. 올해 예상 연간 매출은 28조5000억원 수준으로 작년보다 소폭 늘어나지만 영업이익은 건설, 상사의 고른 활약으로 1년 새 5배 이상 급증할 전망이다.

[문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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