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이마트, 남매 분리 경영 통했다..주가·실적 好好

  • 고민서
  • 입력 : 2017.11.30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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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이 보이는 기업지배구조-154] '정용진의 이마트, 정유경의 신세계'.

신세계그룹이 남매간의 분리 경영체제에 속도를 높이고 있는 가운데 주가와 실적 모두 가시적 성과를 나타내고 있어 주목된다. 신세계그룹 마트 부문은 오빠인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맡고, 백화점과 면세점 부문은 동생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이 담당하는 구도로 조직을 개편한 것이 기업가치를 재평가받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는 분석이다. 시장에서는 신세계그룹이 남매간의 책임경영을 강화하면서 각자 자신의 분야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내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정용진 부회장과 정유경 총괄사장은 지난해 4월 당시 각자가 보유하고 있던 신세계와 이마트 주식을 장내매매를 통해 맞교환하면서 1차 교통정리를 한 바 있다. 이후 이들은 이마트로 분산돼 있던 면세점 사업을 신세계로 일원화하는 작업을 진행해 2차 교통정리를 이어갔다. 최근 신세계그룹은 부산 시내면세점과 인천공항면세점을 운영하고 있는 신세계조선호텔의 보세사업부(면세점 사업) 부문을 신설 회사인 신세계면세점글로벌(가칭)로 물적 분할하기로 결정했다. 향후 신세계그룹은 신세계면세점글로벌을 신세계의 100% 자회사인 신세계DF 내 자회사로 두는 방안과 두 회사를 합병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

올 상반기 말 기준 이마트의 주요 주주는 이명희 회장(18.22%), 정용진 부회장(9.83%)이다. 신세계의 주요 주주는 이명희 회장(18.22%), 정유경 총괄사장(9.83%) 등이다. 이에 따라 신세계DF가 신세계면세점글로벌을 흡수합병하거나 자회사로 둘 경우 정유경 총괄사장이 면세사업 부문을 오롯이 책임지는 구조가 만들어진다.

이와 함께 복합쇼핑몰(스타필드) 사업은 정용진 부회장으로 일원화된 상태다. 지난 6월 13일 신세계는 이마트에 신세계프라퍼티 주식 170만주를 978억4500만원에 매각한다고 공시한 바 있다. 이로써 이마트는 부동산 개발 및 쇼핑몰 운영 등을 영위하는 신세계프라퍼티 주식 100%를 보유하게 됐다. 신세계프라퍼티는 스타필드청라(지분율 99.97%) 스타필드고양(51%), 스타필드하남(51%)을 보유하고 있다.

아직 지분 정리가 끝나지 않은 계열사로는 전자지급 결제대행업체인 신세계페이먼츠 등이 있다. 현재 이마트와 신세계가 신세계페이먼츠 지분을 각각 50%씩 보유하고 있다. 향후 신세계와 이마트에 각각 흩어져 있는 호텔사업도 교통정리가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다.

이처럼 신세계그룹 후계 구도가 명확해지면서 그룹 내 사업들도 순항인 분위기다. 일단 신세계의 경우 그간 중국의 사드 보복 여파에도 불구하고 면세점 사업을 발판 삼아 주가가 상승세다. 지난 3분기에 계열사 신세계DF가 첫 분기 흑자를 달성하면서 신세계의 어닝서프라이즈를 견인한 데 이어 향후에도 실적 개선 흐름이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다. 전문가들은 상반기 면세점 업계 3위로 올라선 신세계가 내년에 면세점 2곳을 추가로 개장하는 등 업계 2위 자리를 노리며 성장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연결기준 신세계의 4분기 예상 영업이익은 128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4%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같은 기간 매출액(1조1142억원)은 21.9%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내년 1분기에도 신세계는 전년 동기 대비 5.8% 증가한 821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추정됐다. 최근 신세계는 지난 3분기 영업이익이 작년 동기 대비 80.4% 증가한 743억원이라고 공시한 바 있다.

이 같은 분위기에 힘입어 신세계 주가는 최근 3개월 동안 줄곧 상향세를 나타냈다. 지난 9월 8일 장중 17만8000원이던 주가는 29일 장중 28만4500원까지 치솟았다. 최근 신세계는 52주 신고가를 거듭 경신하기도 했다.

남옥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신세계의 경우 현재 시가총액 2조4000억원은 면세점의 성장성과 백화점의 현금 창출 능력, 신세계인터내셔날과 삼성생명 등 보유 지분 가치 대비 여전히 절대 저평가된 수준"이라며 "내년 주가수익비율(PER)이 12배 수준으로 향후 이익기여도가 높아질 면세점에 대한 시장 밸류에이션 대비 저평가돼 있다"고 분석했다.

이마트 역시 4분기 실적 개선 기대감에 힘입어 주가가 상향세다. 지난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1827억원)이 전년 동기 대비 14.9% 줄어드는 등 시장 기대치를 하회하는 저조한 실적을 거뒀음에도 주가가 오히려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는 것은 이마트의 온라인 유통사업이 눈에 띄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그동안 이마트가 신성장 동력으로 집중 투자해왔던 온라인 유통사업이 드디어 흑자 전환 초읽기에 들어갔기 때문.

시장에서는 이마트가 2014년에 업계 최초로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를 구축한 이후부터 매년 적자를 이어왔지만, 내년 상반기를 기점으로 드디어 손익분기점을 돌파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3분기 당시 이마트는 온라인 부문 매출(2778억원)을 전년 동기 대비 31% 끌어올린 바 있다. 영업손실도 18억원으로 전년 동기 83억원 적자 대비 손실폭이 크게 줄었다.

이어 연결기준 이마트의 4분기 추정 영업이익은 154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5% 증가할 것으로 관측됐다. 같은 기간 매출액(3조9715억원)도 8.5%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이마트는 유가증권시장에서 26만~27만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지난 9월 28일 장중 20만3000원이던 주가는 이달 27일 장중 27만850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고민서 증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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