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니얼 세대'는 해고를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 박종훈
  • 입력 : 2018.01.02 06:01
  • 프린트
  • 이메일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공유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비즈니스 인사이트-171] 한국경영자총협회가 2016년 전국 306개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신입사원 채용 실태 조사에 따르면 1년 이하 신입사원의 퇴사율은 27.7%에 달했다.

반면 지난해 11월 청년층 실업률은 9.2%로 통계 작성 이후 동월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 어느 때보다 좁은 취업문을 통과해 가까스로 들어간 회사를 막상 1년도 안 돼 그만두고 있는 다소 모순적인 상황이다.

이를 설명하기 위해 당사자인 청년층의 특성을 분석하려는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청년층에 대한 분석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은 닐 하우와 윌리엄 스트라우스가 1991년 출간한 책 '세대들, 미국 미래의 역사'에서 제시한 개념 '밀레니얼 세대'다. 책은 1980~2000년대 초반에 태어난 밀레니얼 세대가 청소년 때부터 인터넷을 사용해 모바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정보기술(IT)에 능통하며 대학 진학률이 높다는 등 이전 세대와는 다른 특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최근 미국 유타주 소재의 홍보대행사 'Echelon Copy'의 CEO 루커스 밀러는 경영전문지 앙트프레너(Entrepreneur)에 경영진의 관점에서 바라본 밀레니얼 세대의 특성에 대해 기고했다. 특히 밀러 CEO는 '재능 있는 밀레니얼 세대들이 해고되는 11가지 이유'라는 제목의 기고에서 "최근 많은 기업의 CEO들로부터 밀레니얼 세대를 해고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있다"고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CEO들과의 인터뷰를 토대로 밀레니얼 세대의 특성을 11가지로 정리했다.

먼저 '소통 부재(miscomunication)'가 공통적인 이유로 꼽혔다. 밀레니얼 세대가 컴퓨터와 모바일, SNS를 통한 소통에만 익숙해져버린 나머지 면대면 소통이 미숙하다는 주장이다. 밀러 CEO는 자신도 밀레니얼 세대 중 한 명으로서 이 주장에 동의하지는 않지만 많은 CEO들이 소통 문제를 언급했다고 했다.

'지나친 자신감(overconfidence)'도 공통적으로 언급된 이유 중 하나였다. 송금·결제 서비스 스타트업 'Due'의 창업자 겸 CEO 존 램톤은 "몇몇 밀레니얼 세대는 모든 권리가 있는 것처럼 행동한다"면서 "절반의 노력에도 모든 특권을 요구하는 이들이 해고를 당한다"고 말했다.

밀러 CEO는 흥미롭게도 CEO들이 '자신감 부족(lack of confidence)' 역시 밀레니얼 세대의 주요한 특징으로 꼽았다고 소개했다. 양면적인 특성을 모두 갖고 있다고 본 것이다. 이른바 '헬리콥터 부모' 밑에서 자라 스스로 일을 처리하는 것에 익숙하지 않아 자존감이 낮다는 설명이다. 밀러 CEO는 이로 인해 회의 자리나 상사 앞에서 자신의 아이디어를 잘 제시하지 못하며 압박을 받는 환경에서 일하는 데 불편함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또 많은 CEO들은 밀레니얼 세대가 강한 '독립 욕구(the need for independence)'를 갖고 있는 것으로 봤다. 밀레니얼 세대가 세세한 것까지 관리받는 것을 싫어하며, 가끔 상호 간 협력과 조율이 요구되는 팀 활동을 거부한다는 것이다. 이는 경영진 입장에서 신뢰와 관계를 깨는 중대한 계기가 되고 있다고 밀러 CEO는 덧붙였다.

사회 전반적으로 이직률이 높아진 현상 역시 영향을 미쳤다. 밀레니얼 세대들이 '해고를 두려워하지 않는 것(no fear of being fired)'이다. 밀러 CEO는 이전 세대가 대부분 처음 취직한 직장에서 은퇴를 하는 환경에서 '평생 직장' 개념을 갖고 있었다면, 3년 마다 직장을 바꾸는 현 상황에서는 상사의 비위를 맞춰줄 필요가 없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불안과 우울(anxiety or depression)' '책임감 부족(lack of accountability)' '고마움을 모르는 태도(ingratitude)' 등이 밀레니얼 세대의 특성으로 언급됐다.

물론 모든 밀레니얼 세대가 위 특성을 갖고 있다는 것은 아니다. 또 위 특성은 경영진 한쪽의 관점에서 분석됐다. 밀레니얼 세대가 해고를 당하는 이유가 밀레니얼 세대의 탓만이 아닐 수 있다. 대표적인 예로 회사의 불합리한 제도와 관행에 직설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가 자신감이 넘치거나 오만하다는 이유로 해고를 당할 수도 있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이전 세대의 경영진이 밀레니얼 세대의 직원들을 무언가 다른 존재로 여기고 있지만, 다르다고 해서 매번 해고를 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끊임없이 변화하는 산업 환경 속에서 다음 먹거리를 발굴해 미래 산업을 이끌어갈 이들은 바로 밀레니얼 세대들이기 때문이다. 다르지만 이를 인정하고 함께 일을 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선 무엇보다 이해와 소통이 필수다.

밀러 CEO는 이와 관련해 물류 스타트업 'ShipChain'의 브라이언 에번스 CMO와의 인터뷰를 소개했다. 에번스 CMO는 "밀레니얼 세대에게 내 방식을 강요하는 건 손해라는 것을 깨달았다"면서 "밀레니얼 세대에게 자유와 최종적인 책임을 같이 주는 것이 밀레니얼 세대를 고용하고 해고하는 일을 반복하는 것보다 훨씬 더 효율적이다"고 말했다.

[박종훈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