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병 발표 후 주가 하락 중인 CJ오쇼핑 '발동동'

  • 고민서
  • 입력 : 2018.02.21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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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E&M과 합병 선언 후 약세…주식매수청구 차액 2천억 넘어
-CJ "5월께 주가부양책 꺼낼 계획"


서울 중구 남대문로 CJ그룹 본사/사진=이충우 기자
▲ 서울 중구 남대문로 CJ그룹 본사/사진=이충우 기자

[돈이 보이는 기업지배구조-163] CJ그룹은 최근 두 달여 사이에 연이어 두 건의 굵직한 지배구조 개편을 단행했습니다. 지난해 12월 당시 CJ그룹은 CJ대한통운을 CJ제일제당의 단독 자회사 구조로 전환시키는 안을 발표했습니다. 또 CJ건설과 CJ대한통운의 합병도 결정했습니다. 이후 지난달 중순엔 CJ오쇼핑과 CJ E&M 합병을 통해 국내 최초 미디어 커머스 기업을 탄생시키겠다는 야심 찬 계획도 내놓았습니다. 이는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약 4년 만에 경영 일선에 복귀한 지난해부터 식품과 바이오, 물류, 엔터테인먼트를 중심으로 지배구조를 단순화하는 과정입니다. 최근 CJ그룹이 국내 제약 업계 10위권인 CJ헬스케어를 과감히 팔아버린 것도 조달한 매각 자금을 CJ제일제당의 양대 사업인 식품과 바이오 산업의 글로벌화를 위한 투자 재원으로 활용하겠다는 복안이라는 분석이 많습니다. 이미 이 회장이 지난해 공식 석상에서 "2030년에는 3개 이상의 사업에서 세계 1등이 되고 궁극적으로 모든 사업에서 세계 최고가 되는 월드 베스트 CJ를 만들어야 한다"며 "그레이트 CJ를 넘어 '월드 베스트 CJ'를 달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던 점도 이와 일맥상통합니다.

다만 CJ그룹의 이 같은 광복 행보를 두고 투자자들 사이에선 궁금증과 의아함, 때로는 '불만'을 토로하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일례로 거론되는 것이 바로 CJ오쇼핑과 CJ E&M의 합병 건입니다. '융·복합 미디어 커머스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그룹 측 설명과는 달리 투자자들은 구체적인 방향이 모호하다며 난색을 표하기도 했습니다. 한 증권사 유통담당 연구원은 "합병은 결국 긍정적인 재료로 주가에 작용할 것으로 보이지만, 당장은 합병 시너지 효과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없다 보니 의구심을 드러내는 목소리가 작지 않다"고 전했습니다. 이는 CJ오쇼핑과 CJ E&M의 합병 이슈가 양 사 주가에 본격적으로 반영됐던 지난달 18일 각각 6.86%, 3.98%씩 하락한 이후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오고 있다는 점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CJ오쇼핑의 경우 지난달 18일 장중 28만3500원을 찍은 이후 현재 20만원 선에 머물고 있습니다. CJ E&M 역시 1월 18일 장중 10만100원을 찍은 뒤 8만원 중반대에서 거래되고 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양 사 주가는 합병 발표 이후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액(CJ오쇼핑 22만7398원·CJ E&M 9만3153원) 밑으로 떨어진 상황입니다. 지난 20일 종가 기준 CJ오쇼핑과 CJ E&M 주가는 각각 20만6800원, 8만5900원입니다. 이는 청구가액보다 각각 9.1%, 7.8% 밑도는 수준입니다. 이로 인해 두 회사 주가가 합병반대의사 통지 접수 기간 및 주식매수청구 행사 기한인 6월까지 회복하지 못해 주주들이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경우 CJ그룹은 양 사 합병을 위해 2000억원대의 막대한 차액을 부담해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됩니다.

현재 CJ오쇼핑의 주식 소유 현황을 살펴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국민연금과 알리안츠글로벌인베스터스자산운용이 각각 66만5990주(10.71%)와 39만8000주(6.40%)씩 보유 중입니다. 이어 2016년 12월 말 기준 소액주주는 225만9152주(36.33%)를 갖고 있습니다. 만약 이들 투자자가 향후 CJ오쇼핑에 대해 반대표를 던질 경우 CJ그룹이 감당해야 하는 차액은 685억원 수준입니다.

CJ E&M 지분은 2017년 9월 말 기준 웰링턴매니지먼트 홍콩 리미티드가 130만7558주(3.38%)를 보유 중이며, 웰링턴매니지먼트 유한책임조합 역시 64만6757주(1.67%)를 갖고 있습니다. 2016년 12월 말 기준 소액주주는 1737만1250주(44.86%)를 보유 중입니다. CJ E&M에 대한 주식매수청구권이 모두 행사될 경우 CJ에 부과되는 차액은 1402억원이 됩니다. 만약 CJ그룹 관계 주주들을 제외한 주주들이 모두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경우 CJ오쇼핑과 CJ E&M은 약 2087억원 규모의 차액을 감당해야 하는 셈입니다.

한 기관투자가 관계자는 "기관투자가 담당자 입장에선 주식매수청구권 이하로 주가가 떨어질 경우 반대표를 던질 수밖에 없다. 그러지 않을 경우 배임 문제가 생기기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이어 "반대하는 규모가 5000억원이 넘어서면 합병은 취소되기 때문에 주식매수청구 행사 기한인 6월까지 CJ 측은 총력을 다해 주가를 끌어올려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 때문에 CJ오쇼핑과 CJ E&M은 최근 증권가 애널리스트들을 대상으로 기업설명회(NDR)를 진행한 데 이어 홍콩 등 해외 IR도 이어왔습니다. 이 자리에선 시장에서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는 '합병 시너지 효과'에 대해 적극적으로 해명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차재헌 DB금융투자 연구원은 "CJ오쇼핑의 경우 CJ E&M과의 합병 발표 후 단기적으로 주가 변동성이 컸으나 합병 전까지 안정적 실적이 기대된다는 점에서 주가는 주식매수청구 가격을 기준으로 등락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그러나 차 연구원은 "CJ E&M과의 합병 후 시너지 효과에 대한 구체적 추정이 어렵고 복잡한 사업관계 등으로 명확한 시너지 효과를 계산하기는 쉽지 않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에 따라 CJ 측은 오는 5월 사업설명회 등을 통해 주가 부양에 나설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CJ오쇼핑 관계자는 "투자자들을 찾아 적극적으로 해명하고 있다. 5월엔 두 회사 합병 시너지 효과를 구체화해 투자자들과 주주들을 대상으로 사업설명회를 개최할 것"이라고 힘줘 말했습니다. 아울러 CJ오쇼핑과 CJ E&M은 오는 6월 주주총회 승인을 거친 뒤 8월 1일 합병을 완료할 예정입니다.

[고민서 증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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