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수 귀환 삼성·총수 부재 롯데, 투자자들이 웃는 이유

  • 문일호
  • 입력 : 2018.02.28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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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이 보이는 기업지배구조-164]
흔들리는 삼성과 롯데의 지배구조
투자자들은 배당수익이란 선물받아
삼성SDS 롯데케미칼 배당 2배 늘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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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과 롯데그룹이 동병상련이다. 두 그룹 모두 총수 구속 사태를 겪으며 경영 공백을 겪었거나 향후 그 같은 위기에 처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함박웃음이다. 이 같은 경영 위기를 타개하는 한편 투자자들의 마음을 잡기 위해 두 그룹 모두 대대적 주주환원 정책을 펴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총수 구속 사태를 과거 전례로 살펴보면 별다른 경영 위기를 초래하지 않은 데다 이들의 지배구조도 확고한 편이어서 주가가 하락할 여지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오히려 이 같은 악재를 기회 삼아 저가 매수 기회로 삼는다면 배당수익과 함께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지난달 28일 매일경제신문과 에프앤가이드가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상위 30곳의 작년 말 대비 올해 주가 등락률(2월 23일까지)을 집계해 보니 평균 1.5%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0.6% 조정받은 것과는 대조된다. 조사 대상 30곳 중 주가 상승률 1위는 셀트리온(43.8%)이고 2~3위에는 각각 삼성SDS(25.8%)와 롯데케미칼(25.3%)이 이름을 올렸다.

이들 세 곳은 모두 작년 사업연도 기준으로 배당정책을 확대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다만 셀트리온은 향후 바이오시밀러(복제약) 사업 투자를 위해 현금배당 대신 주식배당을 선택했고 나머지 두 곳은 전년 대비 작년 현금배당을 2배 이상 확대했다.

변준호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올 1분기 대형주 실적이 예상보다 주춤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배당주의 매력이 부각되고 있다"며 "배당을 늘리려면 배당 재원이 되는 순이익 증가가 필수적인데 결국 이들 종목에 투자하면 배당수익과 실적 증가에 따른 시세차익을 동시에 얻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삼성그룹 정보기술(IT) 서비스 업체 삼성SDS는 작년 결산배당으로 보통주 1주당 2000원을 현금배당하겠다고 최근 공시했다.

해당 사업연도 순이익 대비 현금배당 비율을 뜻하는 배당성향은 29.17%에 달한다. 2015년(8.81%)과 비교하면 2년 만에 배당성향이 세 배 이상 증가한 셈이다.

2014년 상장된 이 종목은 이후 2년간 주당 500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하다가 2016년 750원, 작년 2000원으로 점차 배당금을 늘리고 있다.

일각에선 삼성그룹의 주주환원 정책 강화에 따른 현상으로 해석한다. 매 분기 자사주 매입 및 소각에 나서고 있는 삼성전자가 올 들어 액면분할을 실시했고, 삼성물산이 향후 3개년 배당정책을 미리 발표했는가 하면 제일기획도 전년 대비 작년 배당금을 두 배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철저하게 실적 기준의 배당정책을 펴고 있는 삼성그룹의 특성상 삼성SDS의 작년 배당성향이 향후 3년간 배당을 암시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삼성그룹이 이재용 부회장 구속 사태에도 불구하고 주주환원 정책 강화를 공언했는데, 이는 실적이 증가하는 모든 계열사에 해당되는 것"이라며 "작년 삼성SDS의 배당성향은 30%에 맞춘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일부 주주들의 의견을 반영한 정책이란 의견도 있다. 2014년 11월, 40만원까지 찍었던 삼성SDS 주가는 물류사업을 분할할 수도 있다는 소식이 나온 2016년 말 13만원대로 추락하기도 했다.

삼성SDS의 사업은 크게 물류와 정보기술(IT)로 나뉘는데 2016년까지 물류사업이 '캐시카우(현금 창출원)' 역할을 해왔기 때문이다. 당시 주가 하락에 따라 주주들은 현금배당 확대를 요구했다.

이후 물류사업 분할 얘기가 잠잠해지고 블록체인 등 IT사업 성과가 나오면서 삼성SDS는 작년에 사상 최대 영업이익과 순이익을 기록했고 약속대로 배당부터 늘리고 있다. 김동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그룹 계열사들이 IT서비스를 늘리면서 안정적인 수익이 쌓이고 있다"며 "올해 이후에도 실적 개선에 따른 배당금 확대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그동안 롯데케미칼은 실적에 비해 '짠물 배당'이란 꼬리표가 따라다녔다. 동종 업계 LG화학에 비해서도 낮은 편이다. 그러나 신동빈 회장 구속 가능성이 높아지며 롯데그룹도 급해졌다.

결국 롯데는 그룹 내 가장 수익이 잘 나는 상장사의 배당정책을 확대했다. 올 들어 롯데케미칼은 작년 사업연도 기준으로 주당 1만500원의 배당금을 주주들에게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주당 4000원의 배당금을 지급한 전년(2016년)보다 2.6배 이상 증가한 금액이다.

이 기간 롯데케미칼의 배당성향은 7.34%에서 16.06%로 높아졌다. 같은 기간 LG화학의 배당성향이 28.73%에서 23.65%로 낮아진 것과 대조된다. 증권가에선 총수 구속 사태를 예감한 롯데가 삼성의 전례에 따라 주주환원 정책을 강화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정책이 가능한 것은 사상 최고치를 찍은 실적이다. 글로벌 경기 회복에 따라 에틸렌 등 석유화학 제품 수요가 늘면서 롯데케미칼의 순이익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2조원을 넘을 전망이다.

노우호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아직까지 LG화학에 비해 배당성향이 낮은 데다 롯데그룹이 2020년까지 배당성향 30%를 공언한 만큼 롯데케미칼의 배당은 더 늘어날 여지가 있다"고 전했다.

[문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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