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대형 과제 앞둔 현대중공업그룹

  • 윤진호
  • 입력 : 2018.03.07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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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 조선소 /사진=매경DB
▲ 현대중공업 조선소 /사진=매경DB


[돈이 보이는 기업지배구조-165] 현대중공업그룹이 지난해 4월 지주사 전환을 위해 기업분할을 한 뒤 1년이 흘렀습니다. 그동안 현대중공업그룹 지배구조 개편이 최대주주와 계열사 지분 교환을 통한 지분율 정립이었다면 남은 1년은 자회사 간 지분 정리와 현대오일뱅크 기업공개(IPO)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입니다. 순환출자 해소 등 지주사 전환을 완료하기 위해 주어진 시한은 내년 3월 말까지이기 때문에 이르면 올해 하반기께 모든 작업이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그룹은 내년 3월 전까지 현대삼호중공업의 현대미포조선 지분 42%(약 1조원 규모)를 처리해야 합니다. '현대로보틱스(지주사)→현대중공업→삼호중공업→미포조선'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상 지주사의 손자회사인 삼호중공업이 자회사를 거느릴 때 지분 100%를 보유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즉 지주사 체제를 완료하기 위해 현대삼호중공업은 내년 3월까지 현대미포조선 지분을 모두 매각하거나 나머지 지분 58%를 시장에서 사들여야 합니다. 그러나 두 가지 모두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전자의 경우 국내 조선사 여건상 현대미포조선 지분을 인수할 만한 여력이 있는 곳이 없습니다. 삼성중공업은 유동성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1조원 규모 유상증자를 추진하고 있고, 채권은행 관리하에 있는 대우조선해양도 제 코가 석 자이기 때문입니다. 소액주주 비중도 적지 않은 상황에서 기한 내에 현대미포조선에 대한 나머지 지분을 모두 사들이는 것도 어렵습니다.

이러한 정황으로 인해 증권가에서는 현대중공업과 현대삼호중공업의 합병, 현대삼호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의 합병 등 다양한 안이 제시되고 있습니다. 현대로보틱스로부터 현대미포조선까지 이어지는 연결고리를 기존 4개 회사에서 3개 회사로 줄이게 되면 손자회사의 국내 계열사 지배 문제가 해결되기 때문입니다.

이에 대해 조영철 현대중공업 최고재무책임자(CFO·부사장)는 최근 매일경제신문과 인터뷰하면서 "시장에서 나오고 있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지만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며 "현대중공업 유상증자가 마무리되는 시점에 최종적인 퍼즐을 맞춰야 하기 때문에 올해 하반기 방향이 정해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연초부터 현대중공업은 잇따라 수주에 성공하고 있지만 올해 실적 전망은 밝지 않습니다. 2016년 수주절벽 여파가 올해 매출절벽으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보니 올해 영업적자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현대중공업은 세계에서 재무건전성이 가장 뛰어난 조선사로 입지를 확고히 하기 위해서 유상증자를 진행 중입니다. 이번 증자로 확보될 자금 1조원가량은 차입금 상환에 쓰여 '무차입경영'에 돌입하고, 기술 개발에도 일부를 쓴다는 계획입니다. 이 밖에 현대오일뱅크 상장을 통해 현금도 확보할 예정입니다. 조 부사장은 "현대오일뱅크는 실사 작업 중이고 5~6월께 상장 예비 신청을 할 계획"이라며 "추석 때 즈음 청약을 하게 되면 10월 초쯤에는 상장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습니다.

다만 다른 국내 기업들처럼 적극적인 주주친화정책은 당분간 보기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지주사 체제를 완성시키기 위해 작업이 남아 있는 데다 올해 실적 전망도 부정적인 상황에서 자금 확보에 주력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조 부사장은 "주주들을 간과하는 것은 아니다"며 "올해까지는 사업구조를 공고히 하는 데 집중하고, 그 작업이 완료되면 배당 확대 등 주주친화정책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어 "현대중공업그룹은 현대중공업이 사실상 모회사이기 때문에 조선업이 자리를 잘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며, 올해 최대 미션 중 하나"라며 "이를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현대중공업그룹은 오는 30일 주주총회를 통해 지주사인 현대로보틱스 사명을 변경할 예정입니다. 현대중공업그룹의 지주사라는 점을 표현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현대로보틱스 사명은 '현대중공업지주'로 변경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윤진호 증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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