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에서 시스템으로" 지금 브랜드는 고객경험 확보 전쟁

  • 안갑성
  • 입력 : 2018.05.22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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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은 진화했다…이제는 브랜드가 따라갈 차례

[비즈니스 인사이트-191]◆스마트 시대의 브랜드란 무엇인가

2011년 코카콜라는 시장조사 결과 호주의 10대를 비롯한 젊은 세대의 절반이 코카콜라를 마시지 않는다는 점을 알게 됐다. 이를 타개하기 위한 방법으로 코카콜라는 소셜미디어(SNS)를 적극 활용한 'Share a Coke' 캠페인을 진행했다.

주 소비층인 10대 청소년 사이에서 가장 널리 쓰이는 이름 250개를 골라 제품에 새겨넣은 마케팅은 대성공을 거둬 111년 만에 4%의 매출 성장을 달성하게 됐다. 특히 애인, 친구, 가족, 직장 동료 등 주변에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제품에 인쇄해 소셜미디어로 공유하는 이벤트는 하루 만에 11만명이 참여하는 등 인기를 끌었다.

코카콜라가 개인화된 제품 경험을 제공하는 'Share a Coke' 캠페인은 제품과 서비스에 동참할 플랫폼을 새로 제공했다. 그 결과 코카콜라는 브랜드 내러티브나 구성을 사람들 마음속에 깊게 각인할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레고(Lego), 고프로, 메리어트, KLM 등과 같은 브랜드들은 데이터 기반 콘텐츠 수집와 필요한 플랫폼을 제대로 확보해 고객들로 하여금 자발적으로 브랜드에 우호적인 '바이럴(Viral)'을 끊임없이 널리 전파할 수 있다.

지난 10여 년간 아이폰을 필두로 떠오른 각종 '스마트 기술'은 소비자가 미디어나 브랜드와 소통하는 방식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디지털'과 '사회'는 일상과 불가분의 관계가 됐다. 사람들은 미디어와 콘텐츠를 소비할 뿐 아니라 이를 큐레이팅하고 창조한다. 지금 이 시대의 브랜드는 과연 무엇일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스토리에서 시스템으로 진화하기 시작한 브랜드…이제 '브랜드=고객 경험'

안토니스 코체일라스(Antonis Kocheilas) 오길비 월드와이드 전략 담당 상무이사는 지난 15일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 디지털판에 게재한 기사를 통해 "브랜드는 스토리에서 시스템으로 진화하기 시작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고객들이 제품을 소비하는 방식은 바뀌어왔지만 여전히 많은 브랜드들이 고객에 맞춰 따라가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며 고객 경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에 따르면 이제 브랜드는 종전처럼 상징을 확립하고 소비자에게 스토리텔링을 강요하는 대신, 소비자를 초대해 그들 스스로 의미를 만들어내도록 이끌어야 된다. 이하의 내용은 그가 밝힌 글을 정리한 것이다.

'시스템'으로서 브랜드라는 표현에는 고객이 지닌 '사회자'로서 역할이 점차 주목받고 있는 점을 나타낸다. 오늘날의 시장에서 브랜드는 고객과 연관성이 있어야 하고, 유용해야 하고, 재미있어야 한다. 이 같은 접근법에 따르면 과거 '스토리'의 시대에서 지배적이던 전통적인 마케팅을 근본적으로 재부팅해야 한다. TV 광고가 정의하는 브랜드나 타깃·캠페인·게릴라 등과 같은 군대식 표현까지 전부.

브랜드가 '시스템'인 오늘날 브랜드의 의미는 회사가 어떻게 브랜드를 포지셔닝하는지뿐만 아니라 소비자가 브랜드를 경험하는 방식에서도 기인한다. 즉 브랜드는 고객 경험이 되고 고객 경험은 브랜드가 된다.

◆브랜드 시스템의 핵심은 '호혜성'

코체일라스 상무이사는 브랜드 시스템의 핵심 교리는 '호혜성'이라고 정의 내린다. 한 브랜드 시스템에서 브랜드와 고객은 브랜드에 동등하게 영향을 미친다. 브랜드 시스템의 정의는 교차의존적이고 상호호혜적인 브랜드와 사람들 간 현대적인 관계이자 그 본질이다. 호혜적인 브랜드 시스템 안에서 '데이터'가 통화(Currency)의 역할을 수행한다. 데이터는 악용되지만 않는다면 브랜드와 고객의 관계를 강화하고 쌍방에 이익을 준다.

그는 브랜드 시스템의 구조에 대한 예시로 나이키를 손꼽았다. 운동선수 개인의 의지력에 관한 스토리를 들려주던 브랜드였던 나이키는 이제 '나이키 플러스' '나이키 플러스 트레이닝 클럽' '나이키 플러스 러닝클럽' 등 브랜드 경험을 소개하는 것을 통해 시스템적인 성격을 띠고 있다. '나이키 애플와치'와 같은 파트너십을 통해 나이키는 더 넓은 범위의 고객 상호작용을 관리할 수 있다. 나이키 플러스는 소비자들이 제품을 구입하지 않아도 운동법 설명, 건강 상태 추적 등의 기능으로 브랜드와 상호작용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따라서 고객들은 단지 나이키와 거래한다기보다 데이터가 힘을 실어준 관계를 형성한다. 이런 관계는 서로에 이익이 된다. 소비자들은 나이키 플러스를 써서 라이프스타일을 건강하게 개선할 수 있고, 나이키는 소비자들과 상호작용하며 그에 따른 데이터를 통해 소비자들의 니즈와 라이프스타일을 더 잘 이해하게 된다.

이 같은 호혜성의 결과 나이키 브랜드는 당신에게 나이키가 판매하는 제품을 넘어 당신이 '나이키로 하는 그 무엇' 자체가 된다. 이런 통합된 경험은 나이키를 '운동선수처럼 보이게 하는' 브랜드로 만든다.

기업과 소비자가 호혜적인 관계로 들어가면서 상술과 문화의 경계도 흐려지기 시작했다. 브랜드는 더 이상 문화나 라이프스타일을 향유하기 위해 지불하는 '토큰'이 아니다. 이제 브랜드는 사람들이 특정한 문화나 라이프스타일을 연습할 수 있게 돕는 도구다. 오늘날 고객들은 단지 브랜드를 써서 '그 무언가'를 드러내지 않는다. 그들은 브랜드를 통해 '그 누군가'가 된다.

◆브랜드 시스템의 물리학…성공적인 브랜드라면 '시공간'까지 세심하게 관리해야

브랜드 시스템의 성공적인 기능은 '공간과 시간'에 대한 세심한 관리에도 달려 있다. 현대 브랜드는 이제 소비자에 대한 시간과 공간적 관계를 모니터링해야 한다. '공간'은 브랜드 시스템과 관련해서는, 소비자에 대한 브랜드의 근접성을 나타낸다. 이게 물리적 접근성이라는 전통적인 아이디어를 뛰어넘은 것일까.

'How Brands Grow'의 저자인 바이런 샤프(Byron Sharp)가 대중화해 유명해진 이 용어는 어떻게 브랜드가 제품을 소비자들이 원하는 때에 맞춰 언제든지 물리적으로 그들의 소비자 앞에 가져다 놓을지 묘사하기 위해 사용한 말이다. 성공적인 브랜드는 이제 소비자의 삶을 긴밀하게 통합해야 한다. 이는 브랜드가 물리적으로 접근 가능한 것으로는 충분치 않다. 이는 그들이 반드시 의지해야 하는 것이어야 한다.

나이키 플러스 사례를 이어가자면 나이키 브랜드는 소비자가 그들의 라이프스타일을 적극적으로 추구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개인 건강 정보에 대한 접근 권한을 부여해준다. 이같이 나이키 브랜드는 공간적으로 소비자와 친밀해지게 된다. 소비자는 본인 라이프스타일의 특정한 측면을 수행할 수 있도록 그들을 돕는 나이키에 의존하게 되고 이를 믿는다. 이런 맥락에서 나이키는 상업적 기업 이상의 라이프스타일 동반자 역할을 하게 된다. 그래서 나이키와 소비자의 관계는 거래에만 국한되지 않고 개인적이고 깊은 관계를 맺게 된다.

브랜드 시스템에서 '시간'은 브랜드와 소비자가 단기 행동, 중기 목표, 장기적 관계를 공유하는 것을 돕는다. 장기적인 관계는 소비자들과 목적을 공유하는 데서 육성된다. 나이키는 처음에는 코치와 개인 트레이너처럼 행동하고 말하며, 두 번째로는 스포츠웨어 업체로서 소비자들에게 그들 내면의 운동선수와 'Just to do it' 태도를 받아들이라고 권한다. 이런 장기적인 관계는 소비자와 브랜드 간 감정적인 유대를 형성하고, 따라서 나이키 제품의 전반적인 판매성을 향상시킨다. 이는 브랜드와 소비자 간 중기적인 상호작용을 맡는 영업 기반을 마련해준다.

중기적인 관점에서는 보다 즉각적인 소비자 니즈와 필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특정한 제안을 함으로써 소비자와 브랜드 모두 만족하게 된다. 예를 들어 나이키는 판촉 프로그램과 특화 제품 라인을 통해 시장의 계절적 니즈를 충족시킨다. 문제를 해결하거나 열망을 충족시키는 방식으로 이런 제품들을 전달함으로써 브랜드는 장기적이고 가시적인 목적을 지닌 것으로 구체화한다.

마지막으로 오늘날 소셜미디어가 활성화된 세계에서 브랜드는 즉응적이어야 하며 단기 행동에 소비자들의 참여를 요청해야 한다. 매일매일의 문화와 커머스의 변동에 따른 기회를 활용해 소비자들을 '블랙프라이데이' '싱코 데 마요(Cinco de Mayo)' '여성의 날(Woman's Day)' 같은 이벤트에 관여시켜야 한다.

◆마케터의 역할은?…운전대 잡은 드라이버

고객이 브랜드에 점차 많은 것을 요구함에 따라 브랜드는 그들이 무엇을 위한 브랜드인지, 그들의 조직 원리를 전략적이고 분명하게 밝히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러나 이와 동시에 플랫폼과 소비자 행동은 폭풍 속 갈대처럼 흔들린다. 그들이 그러한 포부를 달성하는 방법에 회사들은 빨리 적응해야 한다.

마케터는 그들 스스로를 자동차 드라이버라고 생각해야 한다. 목적지를 마음에 두고 머리를 맞대고, 위험한 상황에서 속도를 늦추거나, 연료를 공급하기 위해 멈추거나, 사고를 피하기 위해 돌진하라.

장기적인 브랜드 구축과 단기 판매 목표 사이에는 매일매일 작은 전쟁이 벌어진다. 브랜드에 대한 시스템적 시각은, 최종 목표를 바라보게 하면서 단기적으로 유연해지는 것을 통해 그 두 가지 목표를 조화롭게 하는 것을 뜻한다.

이제 그러한 변화가 '뉴 노멀'이 돼 오면서 브랜드는 상징의 힘에서 내레이션의 힘으로, 다시 호혜성의 힘으로 진화해왔다. 브랜드가 상징과 이야기에서 시스템으로 바뀌면서 연관성 있고, 유용하고, 재미있는 새로운 길을 찾아야 한다. 친절한 생태계를 만들고 현재와 미래의 소비자 관계를 키울 수 있는 아이디어를 구축해야 한다.

[안갑성 기업경영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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