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넓은 대륙 호주 도심서 가까운 와인 생산지는?

  • 나보영
  • 입력 : 2017.11.15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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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와인기행-42] 호주로 여행 가는 사람들이 종종 묻는 질문이 있다. 방대한 호주의 와인 생산지 중 어디에 가보면 좋겠냐는 것이다. 도심에서 멀지 않았으면 좋겠고, 와인은 이해하기 어렵지 않으면서도 품질이 뛰어나기를 바라며, 와이너리 이외에 볼거리도 많아야 한다고들 한다. 놀랍게도 이렇게 복잡하고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켜 주는 곳이 있으니, 바로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의 애들레이드 힐스(Adelaide Hills)다.

애들레이드 힐스의 와인들
▲ 애들레이드 힐스의 와인들
애들레이드 힐스는 근사한 와인과 수준 높은 미식, 마운트 로프티(Mount Lofty Ranges) 산맥 일대의 멋진 자연경관, 잘 갖춰진 휴양 시설 등으로 주목받는 여행지다.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의 주도인 애들레이드에서 불과 30㎞, 차로 40분이면 닿아서 반나절 방문이나 당일치기 일정으로 가볍게 들르기 좋다. 공항에서 도심까지의 거리도 불과 5.7㎞로 무척 가깝다.

애들레이드 힐스는 일교차가 크고 서늘한 바람이 부는 고지대에 자리하고 있어서 직접 가보면 포도 재배에 탁월한 환경이라는 걸 몸으로 실감할 수 있다. 약 60개의 와이너리에서 샤르도네, 소비뇽 블랑, 피노 누아, 카베르네 소비뇽, 시라즈 등 다양한 품종을 재배하는데 고급스러운 레드 와인에서부터 우아한 스파클링 와인까지 다채로운 스타일을 만든다.

이 지역의 여러 생산자 중에서도 호주 프리미엄 와인의 선구자로 꼽히는 페탈루마(Petaluma) 와이너리를 방문한 적이 있다. 애들레이드 힐스의 8개 와이너리가 각자의 시라즈와 쇼비뇽 블랑을 갖고 모인 자리였다. 시라즈는 호주 대표 품종으로서의 매력을, 쇼비뇽 블랑은 애들레이드 힐스의 개성을 보여주는 듯했다.
마운트 로프티에서 바라본 애들레이드
▲ 마운트 로프티에서 바라본 애들레이드
'페탈루마 옐로 라벨 B&V 빈야드 시라즈 2014(Petaluma Yellow Label B&V Vineyard Shiraz 2014)'는 풍부한 아로마와 탄탄한 구조감이 입안을 채우면서 과일 향과 계피 향이 기분 좋게 다가오는 와인이었다. '사이드 우드 매핑거 시라즈 2013(Sidewood Mappinga Shiraz 2013)'은 잘 익은 과일의 농축미 뒤에 따라오는 밀도 있는 타닌과 긴 여운이 인상적이었다. '쇼 앤 스미스 시라즈 2014(Shaw & Smith Shiraz 2014)'는 타닌과 산도가 균형을 이루고 후추 향과 향신료 향이 풍미를 더해서 좋았다.

'토미치 힐 쇼비뇽 블랑(Tomich Hill Sauvignon Blanc)' '버드 인 핸드 쇼비뇽 블랑 2017(Bird in Hand Sauvignon Blanc 2017)' '파라콤브 소비뇽 블랑 2016(Paracombe Sauvignon Blanc 2016)' 등의 소비뇽 블랑 와인들도 인상적이었다. 대체로 신선한 시트러스 풍미와 부드러운 미네랄의 질감이 복합적으로 느껴졌으며 배 향, 레몬 향, 열대 과일 향 등이 자연스럽고 부드럽게 다가왔다. 신대륙 소비뇽 블랑의 대표 주자인 뉴질랜드 와인에 비해 과일 향이 너무 강하지 않고 미네랄은 조금 더 살아 있다는 느낌도 받을 수 있었다.

참고로 애들레이드 힐스에 갈 기회가 있다면 1850년대 자유 정착민 아서 하디(Arthur Hardy)의 별장이었던 호텔 마운트 로프티 하우스(Mount Lofty House)에 머무는 걸 고려해 봐도 좋다. 고풍스러운 건축물, 두 개의 포도밭, 수영장과 테니스 코트 등을 갖춘 완벽한 휴식처가 돼 줄 테니까.

나보영 여행작가
▲ 나보영 여행작가
[나보영 여행작가]

※2005년 기자 생활을 시작해 '주류저널(Liquor Journal)' 수석기자로 여행과 와인을 담당하며 5년 동안 일했다. 퇴사 후 전 세계 와이너리를 여행하며 다양한 신문과 잡지에 기고하는 여행작가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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