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자동차 시장서 가장 인기 있는 색상은?

  • 최기성
  • 입력 : 2018.06.04 06:01
  • 프린트
  • 이메일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공유
[세상만車-93] '판테라 메탈, 레이크 스톤, 딥 크로마, 마르살라'.

기아자동차 K9 구매자가 선택할 수 있는 자동차 외장 컬러다. 컬러명만 보고는 정확히 어떤 색인지 종잡을 수 없다. 색종이처럼 색을 칠해둔 카탈로그를 찾아봐야 감이 온다.

대충 짐작은 할 수 있지만 정확히 어떤 색감을 지녔는지 알 수 없을 때도 있다. 오로라 블랙펄(기아차 K9), 크리스털 블랙펄(혼다 어코드), 네리시모(마세라티) 등은 모두 검은색 계열이지만 '검다'라는 말로만 표현하기 애매하다. 색감에서 미묘한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검다고 다 검은 것은 아닌 셈이다.

자동차 컬러가 다양해지고 있다. 자동차 기술 발전으로 비슷한 가격대에서는 비슷한 성능을 보이자 소비자들은 성능보다 자신을 특별한 존재로 만들어주는 감성 품질을 중요한 구매 기준으로 여기고 있다.

자동차 회사들은 이에 색이 소비자 감성을 자극할 수 있는 중요한 수단이라고 판단해 '컬러 마케팅'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

마세라티 콰트로포르테 네리시모 에디션 /사진제공=FMK
▲ 마세라티 콰트로포르테 네리시모 에디션 /사진제공=FMK

사실 20세기 초반까지 자동차 컬러 개념은 뚜렷하지 않았다. 자동차를 만들 때 아름다움보다 잘 달리게 만드는 기능에 초점을 맞췄기 때문이다. 1900년대 자동차를 보면 철판, 나무, 가죽, 고무 등이 가진 원래 색상이 그대로 차체 컬러를 형성했다.

자동차에 컬러 개념이 도입된 것은 대량생산 때문이다. 헨리 포드는 1913년 대량생산 기법을 도입해 모델 T를 생산했다. 모델 T는 차체를 검은색으로 칠했다. '멋'보다는 구하기 쉽고 작업하기도 편했으며 비포장도로에서 타기에도 부담이 없었기 때문이다.

또 도장기술이 발전하지 않은 당시에는 한 가지 색만으로 칠해야 시간과 비용을 아낄 수 있어 검은색은 자동차를 대표하는 컬러가 됐다.

검은색 모델 T는 곧 도전에 직면했다. 쉐보레는 1924년부터 7가지 색상을 구비한 자동차로 검은색에 식상해진 소비자 마음을 사로잡았다. 자동차 컬러 마케팅이 도입된 것이다. 1930년에는 캐딜락도 라살에 투톤 컬러를 적용했다.

핑크 캐딜락 /사진출처=위키미디어
▲ 핑크 캐딜락 /사진출처=위키미디어

자동차 컬러는 도장기술이 발전한 1950년대에 '컬러 혁명'이라 불릴 정도로 다채로워졌다. 원색은 물론 분홍색, 금색도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 인기를 끌었다. 할리우드 영화 산업에도 영향을 줘 영화 '핑크 캐딜락'과 '옐로 롤스로이스' 등이 제작됐다.

컬러 혁명이 일어나면서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은 출신지에 따라 선호하는 색상을 자동차에 적용하기 시작했다.

독일 출신인 벤츠, BMW, 아우디 등 프리미엄 브랜드는 쇠 색깔인 은색에 공을 들였다. 이렇게 탄생한 색상이 '저먼 실버'다. 은색은 차가우면서 에지(edge)를 살려주는 효과도 지녀 고성능 차에 제격이다. 은빛 화살처럼 질주하는 벤츠 레이싱카를 '실버 애로우'라 부르기도 한다.

프랑스 자동차 회사들은 냉정하고 평온한 이미지를 지닌 파란색을 레이싱카에 즐겨 사용한다. 이 색상을 '프렌치 블루'라고 부르기도 한다.

영국 자동차 회사들은 녹색을 선호한다. 재규어는 '브리티시 그린'으로 차를 치장한다. 미니(MINI) 클럽맨 그린파크도 브리티시 레이싱 그린 색상으로 레이싱에 대한 영국의 열정을 표현했다.

미국에서는 하얀 바탕에 파란색 줄을 넣은 아메리칸 스트라이프를 포드 머스탱 등에 사용한다. 이탈리아 출신인 페라리는 빨간색 '이탈리안 레드'로 정열을 발산한다.

2017년 글로벌 인기 자동차 색상 /자료제공=액솔타
▲ 2017년 글로벌 인기 자동차 색상 /자료제공=액솔타

나라마다 민족마다 선호하는 색상이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좋아하는 색상이 있다. 흰색을 필두로 한 무채색이다.

글로벌 자동차 보수용 페인트 기업인 엑솔타(AXALTA) 코팅 시스템즈가 발표한 '2017 글로벌 인기 색상 보고서'에 따르면 흰색이 7년 연속 인기 색상 1위를 달성했다.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서 흰색 점유율은 39%에 달했다. 2016년보다 점유율이 2%포인트 상승했지만 여전히 인기 높은 색상으로 조사됐다.

검은색은 16%로 2위를 기록했다. 전년보다는 2%포인트 하락했다. 공동 3위인 회색과 은색은 각각 11%로 변함이 없었다. 그다음으로 파란색 7%, 빨간색 6%, 황갈색 5%, 노란색이 3%, 녹색이 1% 순이었다.

대륙·나라별 색상 선호도 분석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아시아에서는 흰색 점유율이 52%에 달했다. 검은색은 14%, 은색은 10%, 황갈색은 6%, 회색은 5%로 조사됐다.

아프리카에서도 흰색의 점유율이 49%에 달했다. 회색은 13%, 검은색은 12%, 회색은 11%로 엇비슷했다.

한국에서도 가장 인기 있는 색상은 흰색으로 점유율이 32%로 조사됐다. 회색은 19%, 검은색은 14%, 은색은 12%로 그 뒤를 이었다. 파란색은 8%, 빨간색은 7%, 황갈색은 3%, 노란색과 녹색은 각각 1% 수준이었다.

[최기성 디지털뉴스국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