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계신가요? 지금 비트코인 시장 투자자는 손바뀜 중

  • 박의명
  • 입력 : 2018.07.03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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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에 한 여성이 비트코인 ATM 앞을 지나가는 모습. /사진=AP
▲ 홍콩에 한 여성이 비트코인 ATM 앞을 지나가는 모습. /사진=AP
[한꺼풀 벗긴 글로벌 이슈-138] '가상화폐 시장은 끝났다'는 비관론이 확산되면서 가상화폐 시장에서 투자금이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있다. 비트코인 가격이 반등하지 못하고 연일 연중 최저점을 깨고 추락하면서 가격 회복에 대한 기대가 꺾이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천은 미국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에서 지속적으로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다고 지난달 29일 보도했다. 포천은 "자금 유출은 비트코인 가격이 1만달러까지 반등했던 지난 4월을 기점으로 빨라지고 있다"며 "4월 한 달 동안 코인베이스에서 달러 입금 대비 인출 비율은 -37%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인출 비율이 -37%라는 얘기는 1달러가 입금됐을 때 1.37달러가 인출됐다는 뜻이다. 현재는 속도가 줄어들었지만 1달러 입금당 1.1달러가 빠져나가면서 자금 유출이 지속되고 있다.

포천은 "가상화폐 열성론자들이 가격 폭락 이후에도 '평생 보유해라(hold on for dear life)' 자세로 일관했지만 이제는 이러한 믿음이 사라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해 12월 개당 2만달러(약 2200만원)를 찍은 후 지속적으로 떨어져 현재 6000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비트코인 가격이 우하향하는 이유는 가격을 올릴 재료가 없는 상황에서 악재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에서 가상화페 거래소 해킹뉴스가 끊이지 않고, 각국 정부의 규제도 가상화폐 시장을 조여오고 있다.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됐던 기관들의 자금 유입이 이뤄지지 않는 점도 가격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낮추고 있다.

장기투자 물량이 빠져나가고 그 자리를 단기투기 자금이 메우고 있는 것으로도 나타났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장기투자자들은 가격이 폭등했을 때 150억달러(16조7000억원)어치의 비트코인을 팔아치웠다. 이후 지난 1월부터 4월 사이에도 150억달러 규모의 비트코인이 추가로 매도됐다. 블록체인 연구업체 체이널리시스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1년 이상 장기 보유하는 비트코인 개수는 단기 보유 물량보다 세 배 이상 많았지만 4월에는 장기물량이 600만개로 단기 투자액인 510만개와 거의 동등해졌다.

이에 투자자들의 분위기도 달라지고 있다. 자신을 카스카릴라라고 밝힌 한 가상화폐 투자자는 포천에 "비트코인 가격 조정이 더 진행될 수 있다는 걱정에 돈을 뺐다"며 "이제는 가격 폭락을 우려해 밤잠을 설치는 일이 없게 됐다"고 말했다. 또 다른 투자자는 "돈을 많이 잃기는 했지만 최악의 상황이 남아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그나마 가격을 지탱하던 장기투자물량이 빠질 경우 급격한 폭락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버블 붕괴를 경고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이자 과거 '닷컴버블'을 예견해 맞췄던 로버트 실러 예일대 교수는 블룸버그에 "화폐개혁 시도는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사회혁명에 대한 갈망과 함께 다양하게 나타났다"며 "비트코인 역시 과거 사례들처럼 실패할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신기술 관련 전문가인 존 와식은 "비트코인 버블이 내년에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했다.

[박의명 국제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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