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원 매일 함께 점심식사 소통과 참여의 특별한 시간

  • 윤선영
  • 입력 : 2016.12.06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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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식사를 함께 하는 캐롤라 즈윅(왼쪽에서 네 번째)과 스튜디오7.5 직원들 모습.
▲ 점심식사를 함께 하는 캐롤라 즈윅(왼쪽에서 네 번째)과 스튜디오7.5 직원들 모습.
[비즈니스 인사이트-115] 직장인들에게 점심시간은 그야말로 '황금 시간'이다. 단순히 오전 근무로 피곤해진 몸을 이끌고 식사를 하면서 재충전하는 시간이어서가 아니다. 어떤 사람들에게는 잠시라도 숙면을 취하거나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는 시간이기도 하다.

 이렇게 자유롭게 보낼 수 있는 점심시간을 하루도 빠짐 없이 회사 사람들이 다 함께 먹는다면 어떨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반가워하지 않을 것이다. '업무 관련 이야기는 근무 시간에 하면 되고, 저녁도 함께 먹는 날들이 많은데 점심 시간까지 같이 먹으라니?'라는 생각이 들 수 있다. 안 그래도 일과 삶의 균형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에게 점심시간까지 자유롭게 보내지 못하게 한다면 답답해질 것이다.

 그런데 정말로 회사 사람들이 하루도 빠지지 않고 점심을 함께 먹는 곳이 있다. 그것도 무려 20년 동안 말이다. 바로 독일의 디자인회사 스튜디오7.5(Studio7.5)다. 매일경제 더 비즈 타임스팀과 인터뷰 한 캐롤라 츠비크(Carola Zwick) 설립자는 이런 방침이 생긴 계기와 사람들의 반응에 대해 설명했다.

 1992년 설립 당시 스튜디오7.5의 직원 수는 6명뿐이었다. 이렇게 회사가 소규모였음에도 불구하고 "정보가 띄엄띄엄 공유되어 (프로젝트)진행 사항이나 결정 사항에 자신이 포함되었다고 모든 직원이 생각하진 않았다"고 츠비크는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리고 정보 공유를 위해 매일 오후 5시에 회의를 했는데, 오히려 직원들의 업무를 방해했고 회의에 종종 참석하지 않는 상황이 발생했다는 것이었다. 이때 츠비크에게 한 가지 생각이 들었다. 바로 그 누구도 좋은 음식이 있는 점심식사에는 빠지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스튜디오7.5에 전 직원이 점심시간을 함께해야 한다는 '방침'이 탄생하게 된 계기다. 처음에는 각 직원이 집에서 한 가지 음식을 가져와 함께 나눠 먹었는데, 이에 부담을 갖는 사람들이 있어서 아예 전용 요리사를 채용했다.

 물론 업무시간 중에도 직원들끼리 진행되고 있는 프로젝트에 대해 계속 이야기를 나눈다. 하지만 "점심시간만이 전 직원이 현재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에 대해서 알고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 유일한 고정된 시간"이라고 츠비크는 설명했다.

 '혼밥'을 즐기거나 점심식사에 쉬고 싶기에 이런 '제도'에 반대하는 사람이 없었느냐고 묻자 츠비크는 "디자인 업무는 컴퓨터 스크린을 뚫어져라 쳐다보며 혼자 하는 일이 많기 때문에 하루 일과에 여러 명이 함께 어우러져 있는 자리를 마련하는 것을 직원들은 오히려 좋아했다"고 회상했다. 또한 현재까지도 이 방식이 유지되는 이유 중 하나는 회사가 소규모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10~12명으로 직원 수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직원들이 한 곳에 옹기종기 모여 함께 점심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것이다.

 츠비크는 "현재 베를린에서 크리에이티브 작업을 하는 회사에서 직원들이 함께 식사를 하는 문화는 매우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덧붙였다. 나아가 그는 "스타트업 부문에서는 회사에 이런 '제도(rituals)'가 있는 것이 젊은 사람들이 해당 회사를 선택하는 기준에 포함된다"고 조언했다. '톱 다운' 문화가 여전한 대기업에서는 1인용 책상이 아닌 대형 테이블을 마련해 직원들이 함께 앉아 일하는 것으로 시작해 점차 기업문화를 개선해 간다면 직위에 관계없이 사람들이 함께 점심을 하는 것이 더 자연스럽고 쉬워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선영 기업경영팀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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