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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어러블 로봇의 개가 장애인에 희망 쏜 앤젤렉스

  • 원호섭
  • 입력 : 2017.02.16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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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강대·SG 로보틱스 공동 개발한 '엔젤렉스'… UAE Robotics for Good 대회 최종결선 진출

노약자를 위한 웨어러블로봇으로 최종 9개팀 선정


[말랑말랑과학-130] 사이보그올림픽 대회에서 기술력을 뽐낸 국내 연구진이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하지마비 환자를 위한 로봇을 개량해 노인이나 근력 손실로 거동이 불편한 사람들을 위한 로봇을 새롭게 개발했다. 보다 많은 사람이 착용해 도움 받을 수 있도록 기술을 발전시킨 것이다.

 지난해 10월 8일, 스위스에서 열린 제 1회 국제사이보그올림픽인 '사이배슬론'에서 서강대 연구진이 개발한 웨어러블 로봇 '워크온'이 당당히 세계 랭킹 3위를 차지했다. 하지완전마비 장애인인 김병욱 씨(44)는 워크온을 입고 70m 길이에 놓인 지그재그 걷기, 경사 오르기, 계단 오르기 등의 미션을 30여 분 만에 통과했다. 스위스 미국 이스라엘 등 관련 분야 연구를 수십 년간 해온 연구진이 즐비한 분야였지만 서강대팀은 2위 자리를 놓고 치열한 접전을 벌인 끝에 3위에 올랐다.

 연구진을 이끈 공경철 서강대 기계공학과 교수는 워크온을 개량해 운동신경이 일부 살아 있는 불완전마비 장애인이나 근력이 약화된 노약자를 위한 웨어러블 로봇인 '엔젤렉스'를 선보였다. 워크온은 하지가 완전히 마비된 척수 손상 장애인을 일으키기 위한 강력한 구동 시스템과 균형을 잡기 위한 특수지팡이(크러치)가 반드시 필요했다. 엔젤렉스는 크러치 없이도 보행이 가능하며 무게는 9㎏으로 워크온 대비 3분의 1로 줄였다.
엔젤렉스를 착용하고 걷고 있는 모습/사진제공=서강대
▲ 엔젤렉스를 착용하고 걷고 있는 모습/사진제공=서강대
특히 엔젤렉스에는 착용자가 로봇 무게와 저항감을 느끼지 않도록 하는 '무저항 구동기술'이 적용됐다. 모터와 같이 '힘'을 내는 구동기를 신체 관절 부위에 부착하면 착용자가 움직이려할 때 구동기의 저항력을 느끼게 된다. 완전마비 장애인은 구동기의 저항력을 느낄 수 없어 저항력이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불완전마비 장애인이나 노약자은 스스로 움직일 수 있기 때문에 구동기의 저항력을 제거해야 한다. 공 교수는 "직렬탄성 메커니즘이라는 구조를 바탕으로 정밀하게 구동기의 저항력을 제거하는 기술을 오랫동안 연구해왔다"며 "모터와 관절 사이에 스프링을 두고, 스프링의 뒤틀림을 정밀하게 제어해 사람에게 전달되는 보조력을 제어하는 방식으로 착용자가 느끼는 저항력을 줄였다"고 설명했다. 또한 착용자에게 전달되는 로봇 무게를 실시간으로 계산하고 이를 제어하는 알고리즘이 탑재돼 있다.

엔젤렉스의 모습/사진제공=솔리드웍스
▲ 엔젤렉스의 모습/사진제공=솔리드웍스
 엔젤렉스는 사물인터넷 기술을 접목해 착용자의 보행 상태와 각 근육 상태를 의료진이 원격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공 교수는 "엔젤렉스는 정상 보행에 대한 정보를 갖고 있다"며 "비장애인이 보행할 때 발생하는 보편적인 발바닥 압력 신호, 관절 각도, 무게중심 이동 등의 정보를 통해 착용자의 움직임을 분석한 뒤 어느 관절에 보조력이 더 필요한지 등을 자동으로 분석한다"고 설명했다.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통해 엔젤렉스를 활용하는 사람이 비장애인과 마찬가지로 정상 보행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현재 엔젤렉스는 세브란스 재활병원에서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다음달부터는 국립재활원을 비롯한 4개 병원 재활병원에 시범적으로 보급해 본격적인 검증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공 교수는 "워크온 수트는 하지가 완전히 마비된 분들을 다시 걷도록 하는 중요한 기술이지만, 실제 우리 주변에는 불완전마비와 근력 약화로 인해 생활에 불편을 겪으시는 분이 절대적으로 더 많다"며 "엔젤렉스가 이런 사용자를 위한 중요한 솔루션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엔젤렉스를 통해 수집된 환자의 정보는 실시간으로 의료진에게 전달된다./사진제공=서강대
▲ 엔젤렉스를 통해 수집된 환자의 정보는 실시간으로 의료진에게 전달된다./사진제공=서강대
 현재 엔젤렉스는 세계 최대 규모 로봇 디자인 대회인 'UAE Robotics for Good'에 최종작으로 선정돼 17일 두바이에서 결승전을 치른다. UAE Robotics for Good은 분야와 상관없이 로봇의 기술, 상품성 및 서비스를 평가하는 대회로 지난해에는 캘리포니아주립 버클리대학팀이 자체 개발한 드론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올해 약 1000개의 로봇 가운데 엔젤렉스는 9개의 최종작으로 선정됐으며 우승하면 상금 100만달러(약 12억원)를 받게 된다. 전 세계 기술과 관련된 내용을 보도하는 '엔지니어링닷컴'은 "지난해 서강대 워크온이 사이배슬론의 스타였다면 올해는 엔젤렉스가 강렬한 인상을 남길 것"이라고 평가했다.

[원호섭 과학기술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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