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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발전의 최대 장애물? 잘못된 조직문화 깨부숴야

  • 문광민
  • 입력 : 2018.01.11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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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취월장' 공동저자 고영성 작가(왼쪽), 신영준 박사(오른쪽). /사진=이정욱 영상제작 인턴


[뉴스&와이] '완벽한 공부법'의 고영성·신영준 씨가 설명하는 '개인·조직의 일취월장' 비법

회의의 연속에다 잦은 회식, 거듭되는 야근과 마음대로 가지도 못하는 휴가.

만약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이 직장인이고 위 상황을 보면서 마음이 답답하지 않다면 가능성은 두 가지다. 훌륭한 조직문화를 가진 회사에 다니고 있거나 초탈할 정도로 무한 긍정을 실천하는 사람이거나.

혹시 답답했더라도 괘념치 마시라. 회의할 때마다 회의감에 젖고, 상사 눈치 보느라 제때 퇴근 못하고, 썩 내키지 않은 회식에 참석해 밤까지 자리를 지키는 사람이 많다. 휴가 가서도 차곡차곡 쌓여가는 일거리에 골머리 앓는 직장인들은 슬프게도 흔히 볼 수 있다.

이 문제에 대해 누구보다도 치열하게 고민해온 두 사람이 있다. 바로 고영성 작가(39)와 신영준 박사(36)다. '완벽한 공부법'으로 서점가에서 만루홈런을 날렸던 두 사람은 최근 '일취월장'이라는 단행본을 출간했다. '일을 잘하기 위한 8가지 원리'라는 부제가 붙었다. 책은 지난해 12월 7일 세상에 나오자마자 교보문고 실시간 종합 1위에 오를 정도로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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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취월장'은 총 576쪽, 8장으로 구성됐다. 그중 '조직'편은 전체 8장 중 6장에서 71쪽 분량으로 다뤄진다. 책의 전반부에 등장하는 운, 사고, 선택, 혁신, 전략 등 다른 내용들을 제치고 신 박사와 고 작가가 매일경제와 만난 자리에서 '조직문화'부터 언급했던 까닭은 하나다. 직장인 각자가 아무리 노력해도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기는 어렵다는 생각 때문이다.

직장인은 회사원이다. 조직에 속한 개인이다. 책에서 설명한 대로 직장인 개인이 '복잡계'라는 개념을 이해하고 '반성적 사고'와 '인식론적 겸손'을 갖추더라도 조직문화가 받쳐주지 못하면 말짱 도루묵이다. 개인이 노력해서 실력을 갖추는 것도 중요하지만 회사의 조직문화부터 바뀌어야 한다고 두 저자가 입을 모으는 이유다.

고 작가와 신 박사는 일 잘하는 방법을 들려주는 대신 기업의 잘못된 조직문화가 직원들의 발전 가능성을 어떻게 저해하는지, 결국 기업의 생산성에 어떤 악영향을 미치는지 꼬집었다.

한국 사회에 뿌리내린 잘못된 조직문화를 한마디로 정리하면 '군대식 문화'다. 상명하복 시스템이 만연한 가운데 업무의 프로세스도 비합리적이다. 겉보기엔 조직이 일사불란하고 질서정연하게 운영되는 것 같아도 사실은 안에서 문제가 곪고 있다. 업무량이 과다하고, 일하는 시간도 과도하다. 구성원들은 만성 스트레스를 달고 산다. 직장인 10명 중 9명이 '번아웃증후군'을 경험하는 배경이다.

고 작가는 경직된 조직문화의 문제점으로 세 가지를 꼽았다. 첫 번째는 불통이다. 조직 내에서 다양한 아이디어가 흐르지 못한다. 심지어 상사가 잘못된 사실을 말해도 부하 직원은 침묵하게 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두 번째는 불만이다. 자율성과 통제권이 결여된 상황에서 직원들은 일에 몰입하지 못한다. 동기부여도 안된다. 직원들이 냉소적으로 변한다. 굳이 열심히 일하지 않게 된다. 세 번째는 불행이다. 만성적인 스트레스에 시달리면서 직원들은 몸과 마음이 괴롭다. 결론적으로 기업은 생산성이 떨어진다.

고 작가는 "우리나라 조직문화에는 아직도 투입량 중심 사고가 있다. 직원의 성과를 평가할 때도 얼마나 오래 앉아서 일했는가를 본다. 상사가 앉아 있으면 같이 앉아 있어야 한다. 이건 지속 가능하지 않다. 사람이 지친다"면서 목소리를 높였다. 신 박사는 "내가 일을 다 하고 잘했는데도 상사 눈치 보느라 퇴근을 못한다는 게 말이 되는가. 먼저 가는 게 무슨 죄인처럼 여겨진다. 생산성에는 아무런 도움도 안된다"며 조직문화 혁신을 강조했다.

물론 군대식 조직문화, 투입량 중심적 조직문화가 과거에는 통했다. "이제는 안돼요. 시대가 변했습니다. 예전에는 무조건 빨리, 열심히만 일하면 투입량대로 결과가 나오던 시절이 있었어요. 이젠 외형보다는 내실을 따져야 합니다." 신 박사의 주장이다.

신 박사도 한때 직장인이었다. 그는 싱가포르국립대에서 전자공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은 뒤 삼성디스플레이에 입사해 3년간 개발실 책임연구원(과장)으로 일했다. 퇴사한 지 3년이 다돼가지만 그때 인연이 닿았던 부하 직원들과는 지금도 돈독하게 지낸다. 딱히 잘해준 건 없었다. "퇴근 일찍 시켜주고, 자기계발할 수 있도록 격려하고, 제가 공부한 걸 나눠줬습니다. 회사 다니면서 후배 사원들과 회식을 해본 적은 없어요."

무엇보다도 신 박사는 부하 직원들에게 비업무적인 것에 대한 자유를 보장했다. 이유가 확실했다. "대다수 직장인들은 점심시간에도 제대로 못 쉽니다. 비업무적 시간에도 왜 부하 직원들은 직장 상사가 어제 무슨 일을 했는지, 어떤 종목의 주식에 투자했는지 등 관심 없는 이야기를 듣고 있어야 하나요?"

해결책은 없을까. 고 작가와 신 박사는 작은 것부터 하나씩 고쳐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두 저자는 가장 먼저 실천할 수 있는 원칙으로 '회의할 때 리더가 절대 먼저 이야기하지 말 것'을 주문했다. 고 작가는 "리더가 '내 생각은 이거야' 하는 순간, 팀원들은 사회적 압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강조한다. "팀원들이 먼저 이야기한 다음에 본인 이야기를 하는 것만으로도 의사 결정에 다양한 아이디어의 흐름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게 두 사람의 조언이다.

신 박사는 '자율성'과 '통제권'도 얘기했다. 최소한 업무 외 영역에서는 직원들 스스로가 자유롭게 행동할 수 있도록 숨통을 터줘야 한다는 얘기다. 그래야 일에 몰입하는 게 가능하기 때문이다.

"직장인들이 제일 불행하다고 느낀 순간으로 꼽은 게 '내 휴가와 부장님 휴가가 겹쳤을 때'입니다. 부장님이 휴가 가서 사무실에 없는 상황이 본인 휴가만큼 즐겁다는 말이죠. 그제야 자율성과 통제권이 '나'에게 주어진다는 겁니다. 얼마나 안타까운 현실입니까."

또 신 박사는 회식 문화도 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회식만 저녁에 안 해도 직장 만족도가 10%는 올라갈 겁니다." 그는 단호했다. "억지로 술 마시고 연말연시엔 장기자랑을 시키고 도대체 누구 좋으라고 하는 회식인가요?" 신 박사가 주장하는 것은 무작정 회식을 없애자는 이야기가 아니다. 회식을 하되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상사가 자기 자랑이 아닌 본인이 힘들었던 일들을 터놓고 이야기하며 서로 응원하고 소통하는 시간을 나눠야 한다는 게 신 박사의 지론이다.

보다 근본적으로 조직문화를 바꾸기 위해서는 조직의 리더들이 변해야 한다고 '일취월장'의 두 저자는 얘기한다. 대리부터 전무까지, 부하 직원이 있는 모든 의사결정권자들이 공부해야 한다는 것. 고 작가와 신 박사는 "자기 생각대로 조직문화를 막 바꾸면 안된다. 훌륭한 조직문화가 무엇인지 먼저 공부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1년 전 '완공' 붐을 일으켰던 '완벽한 공부법'을 펴낸 저자들다운 조언이었다.

'완벽한 공부법'의 후속편인 '일취월장'이 나오기까지 고 작가와 신 박사는 공부를 거듭했다. 관련 서적을 300권 이상 읽었다. 하버드비즈니스리뷰 2년치를 섭렵했고 여러 경제경영연구소에서 최근 2~3년간 나온 보고서들을 꼼꼼히 살폈다. 서로 매일 1시간 이상 토론도 했다. 인사와 조직, 비즈니스 등은 두 저자가 이전부터 관심을 가지던 영역이었지만 기존 지식에 매몰되는 '지식의 저주'를 피하기 위해 둘은 다양한 자료를 공부하고, 또 여러 분야 사람들을 만나는 데 매진했다.

이렇게까지 전력투구해가며 '일취월장'을 세상에 내놓은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그리고 책을 출간하면서 고 작가와 신 박사는 무엇을 꿈꿨을까.

"우리나라의 조직문화가 조금이라도 바뀌는 데 기여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기업의 생산성뿐만 아니라, 덩달아 많은 사람들의 행복도도 더 높아지는 데 작은 보탬이 되고 싶습니다."

[문광민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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