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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활용 쓰레기 대란 속 AI 접목으로 주목 받는 이 기업

  • 박수호
  • 입력 : 2018.04.27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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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인사이드-111] 얼마 전 재활용 쓰레기 수거 대란에 맘 졸인 분들 많으시죠? 일부 지자체에서 폐비닐과 폐플라스틱 등을 못 받겠다 해서 이른바 '쓰레기 대란'이 일어났는데요. 부랴부랴 정부와 지자체가 나서 사태가 진정되긴 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얘기가 많습니다. 언제든 이런 일이 또 벌어질 수 있다는 점 때문인데요.

이런 때 재활용을 알아서 해주는 게다가 돈도 벌게 해주고, 인공지능(AI) 기능까지 장착한 'AI쓰레기통'이 있다 해서 화제입니다. 회사명은 '수퍼빈', 쓰레기통 이름은 '네프론'입니다. 과연 네프론 하니 만화영화에서나 보던 지구 환경의 해결사 로봇이 떠올랐습니다. 과연 어디까지 해결해줄 것인가 궁금한 마음에 김정빈 수퍼빈 대표를 만났습니다. 참고로 수퍼빈은 2015년 6월 권인소 KAIST 교수팀에서 개발한 로봇 '휴보'의 AI를 이용해 쓰레기의 자원화 문제에 대한 대안을 찾기 위해 설립한 공공기술사업화 기업입니다. 다음은 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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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 대란 때문에 홍역을 치렀는데요. 이번 대란의 원인은 뭐라고 보시나요.

▷현 분리수거 체계에 있다고 봐요. 우리나라는 재활용 쓰레기 수거 과정이 크게 두 가지로 구분돼 있습니다. 첫 번째 방식은 지방자치단체가 직접 쓰레기를 수거하고, 재활용품을 선별하기 위한 쓰레기 선별장을 직영하는 방식입니다. 두 번째 방식은 민간업체가 자율적으로 공동주택단지 등과 계약을 해 주민들이 선별한 재활용 쓰레기를 수거하지요(물론 두 가지 방식 모두 지자체 책임하에 있긴 합니다). 이번 사태는 두 번째 방식인 민간업체의 수거에 한계가 오면서 빚어졌습니다. 민간업체에서는 수거한 재활용 쓰레기를 자체적으로 재선별해 재활용이 가능한 자원만 국내 수요처에 돈을 받고 넘깁니다. 아니면 재선별 과정을 최소화해 중국 등에 판매하는 방식으로 돈을 벌어왔습니다. 그런데 이 중 중국이 안 받겠다 해서 판매 채널이 막힌 겁니다. 그러면 다시 재활용품을 선별해 국내 시중에 내놔야 하는데 영세 업체 입장에서는 그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 된 겁니다. 여기에 장기간 지속된 낮은 유가 등으로 재활용품의 가격이 반등하지 못한 것도 영향이 있었지요.

-그러면 말씀하신 첫 번째 방식, 즉 지자체가 직영하면 되지 않나요.

▷매년 폭증하는 위탁 운영 예산 때문에 각 지자체가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서울시 내 한 자치구는 2017년 약 50억원 규모의 위탁 운영비가 2018년 약 80억원 수준까지 증가했습니다. 그렇다고 재활용 쓰레기 선별량이 크게 증가하지는 않고 있습니다. 사람이 일일이 손으로 재활용품을 분류하니까요. 이런 인건비 중심의 선별장 운영 방식은 고비용 저효율 구조라 언제든 대란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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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퍼빈은 이 와중에 쓰레기를 잘 버리면 버린 사람에게 돈까지 주는 쓰레기통, 네프론을 개발했다고 들었습니다. 최근 의성초등학교에 설치된 사진을 봤더니 '쓰레기도 돈이다. 재활용도 놀이다'란 표어가 인상적이던데요. 재활용 분류 과정이 어떻게 개인으로 하여금 돈도 벌게 하고 놀이도 될 수 있는 건가요.

▷수퍼빈은 재활용 쓰레기를 쓰레기로 보지 않고 하나의 상품으로 봤어요. 상품화가 가능하다는 말은 재활용 쓰레기가 돈이 된다는 말이고 이는 거래도 가능하다고 판단했습니다. 페트류와 캔류가 여기에 해당하지요. 페트병이나 캔에 이물질이 있으면 빼고 라벨도 떼서 깨끗한 상태로 갖고 오면 네프론은 이를 돈으로 바꿔줍니다. 이를 선별 수거라고 하는데요. 원래 대충 버리면 다시 분리수거할 사람을 써서 선별해야 할 단계가 복잡해지는 걸 단순화하는 대신 그만큼의 노력에 보상을 하는 겁니다. 크기 상관없이 페트류는 개당 10원, 캔은 15원을 주는 식이지요. 지난 6개월간 실적을 보면 헤비유저(재활용 선별배출을 많이 하는 사람)의 상위권 평균은 한 달에 30만원 정도 가져가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어떤 어르신은 여기서 돈을 벌어서 수레를 사시기도 했다지요.

-와! 그 정도면 통신비, 외식비는 너끈하게 뽑겠는데요? 그런데 이런 과정에서 AI 쓰레기통은 어떤 활약을 하는 건가요? 또 빅데이터 분석, 머신러닝 등 어려운 기술은 왜 들어가는 건가요?

▷네프론은 사람들이 쓰레기를 갖고 오면 돈이 되는 재활용품인지 아닌지를 가려냅니다. 이때 AI가 쓰이는데요. 현 재활용 업체들이 쓰레기를 선별하는 방식은 각 작업자마다 자의적일 수 있어요. 그러다 보니 개인 혹은 각 사업장마다 작은 차이가 생깁니다. 효율도 떨어지고요. 반면 네프론은 다양한 이미지 빅데이터를 갖고 있으면서 재활용품을 선별합니다. 다음 단계 재활용 업체가 필요한 수준으로 로봇이 알아서 분쇄, 가공도 합니다. 머신러닝 기법으로 정확도는 95% 이상입니다. 그만큼 재활용 쓰레기의 상품성이 올라가는 거죠. 이런 과정에서 쌓이는 재활용 폐기물의 빅데이터 시스템이 구축되면 향후 생활하면서 발생하는 모든 형태의 쓰레기 중에서 자원화에 적합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기계가 스스로 판단해 선별하며 재질별로 처리할 수 있는 시대가 오게 됩니다. 수퍼빈은 이런 최종 단계에 약 30% 수준까지 왔다고 내부적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네프론은 대당 얼마 정도 합니까.

▷2100만원 정도입니다.

-시중에 어느 정도 보급됐습니까.

▷지난해 처음 지자체나 학교 등에 보급되기 시작해 올해 4월 누적 기준 35대 정도 됩니다.

-네프론을 설치하면 비용을 얼마나 절감할 수 있나요.

▷지난 6개월간의 실증 실적을 토대로 계산해보니 네프론 1대가 월평균 600㎏ 이상을 수거하고 있습니다. 연간으로는 8t 정도 수거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는 서울시 내 한 자치구에서 쓰레기 선별장을 통해 수거하는 페트류와 캔류의 약 3%에 해당합니다. 네프론 10대를 운영할 경우 자치구 쓰레기 선별장 운영 비용의 40분의 1(네프론 구매비용 기준이며 이후에는 운영 실비만 발생하게 됨) 수준으로 종전 실적의 30%를 달성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이런 자원 재활용 실적을 확인한 지자체들이 네프론 도입에 적극적이라 연말이면 100대 이상 설치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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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소주나 맥주병은 그냥 가게에 갖다주면 돈으로 받고 있는데요. 네프론은 공병(유리병) 회수는 하지 않고 페트병과 알루미늄, 철제 캔 위주로만 받고 있습니다. 사연이 있습니까?

▷법정 보증금이 있는 소주, 맥주병은 국가가 운영하는 소매점과 마트 등에 갖다 주면 바로 돈으로 바꿔주고 있어요. 굳이 네프론까지 이런 사업을 할 필요가 없다고 봐서 안 한 겁니다. 기술적으로는 공병 분류는 물론 그 밖에도 추가되는 데이터 학습에 따라 재활용 쓰레기 범위를 계속 확장시킬 수 있어요. 시장 상황을 보면서 조정하려고 해요.

-수퍼빈의 수익모델, 쉽게 말해 뭘로 돈을 버나요.

▷첫 번째 수익모델은 네프론을 판매하고 유지보수 관리비를 정기적으로 받습니다. 판매 대신 렌탈 방식으로 선택할 수도 있고요. 더불어 재활용품을 네프론이 상품성 있게 잘게 부수고 가공해 다음 재활용 단계 업체에 팔면 추가 수익이 발생합니다. 금융 수익과 비슷한 사업모델도 있습니다. 철제 캔 등 재활용품을 가져오는 분들에게 개당 10~15원씩 지급하려니 일단 동전 유통이 어려웠어요. 그래서 일단 수퍼빈이 은행처럼 적립을 해주고 일정 금액이 모이면 찾아 쓸 수 있게 했어요. 이런 과정에서 수퍼빈은 모인 자금(지금은 얼마 안됩니다만)을 운용할 수도 있고 그 밖에 재원을 바탕으로 하는 다양한 서비스로 확장이 가능합니다. 아파트 빌트인 가구처럼 네프론이 신도시에 아예 하나의 시스템으로 들어가는 모델도 빛을 보기 직전입니다. 예를 들면 최근 시흥시에서 계획하고 있는 스마트시티에 저희 네프론을 기반으로 하는 쓰레기 관리 시스템을 적용시킬 수 있는 거죠. 국내 대기업도 아파트나 공동주택을 건설할 때 기본 인프라로 저희 네프론 시스템 도입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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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내용을 정리해보면 네프론이 재활용을 회수해 중간 가공물로 만들고 다음 단계 재활용 업체에 전달하는 건 알겠습니다. 여기서 더 진화한 사업모델을 기대할 수 있을까요.

▷수퍼빈은 두 번의 진화 단계를 구상하고 있습니다. 그중 첫 번째는 '페기물 이동에 따른 가치창출 모델(Waste migration)'입니다. 쉽게 말해 재활용 쓰레기의 선별 수거부터 운송. 관리, 이후 재활용 단계까지 연결된 생태계를 만들고자 합니다. 관련 재활용 업체 인수합병도 고려하고 있어요. 궁극적으로는 제조업체와 아예 제품 생산 단계에서부터 재활용이 가능한 소재로 만들 수 있도록 제안하려고도 하고 있고요. 더불어 지속 가능한 재활용 문화를 주도하는 회사가 되고자 합니다. 이를 위해 저희는 창업 초기부터 인터브랜드, 세계 최대 광고회사, 그리고 많은 아티스트와 협업 체계를 만들어 작업해오고 있습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보니까 해외에서는 자동으로 수거, 분류 후 재활용까지 하는 수상 로봇도 있던데요.

▷쓰레기를 분류해 수거하는 로봇이나 설비를 만드는 선두업체로 노르웨이의 'Tomra'가 있습니다. 해당 설비만 지난 40년간 만들어 왔고, 매년 매출이 1조원에 육박하는 노르웨이의 상장사입니다. Tomra가 판매하는 저희 네프론과 같은 개념의 제품(RVM·Reverse Vending Machine)은 노르웨이, 독일, 북미 등지에 8만5000대가량 설치·운영되고 있습니다. 수퍼빈도 궁극적으로 그렇게 되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물론 수퍼빈은 기술적으로 AI 등을 적용하는 등 경쟁력 면에서 차별화한 측면도 있어요. 더 나아가 환경에 대한 소명감을 가진 스타트업, 대기업, 투자가, 국제기구나 시민단체들과도 협업하고 소통해 하나의 커뮤니티를 발전시켜 가는 롤 모델 기업으로 키워나갈까 합니다. 물론 이를 위해 단단한 기업문화, 앞서 나가는 기술 개발, 상당한 수준의 매출과 수익 규모 달성 등이 우선돼야겠지요. 우선 순위를 잘 설정해 세계 무대에서 재활용 문화를 바꾸는 기업으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박수호 매경이코노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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