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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정상회담 환송 미디어쇼 '하나의 봄' 연출한 닷밀은 어떤 회사?

  • 박수호
  • 입력 : 2018.05.01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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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인사이드-112] 지난주 최대 화두는 제3차 남북정상회담이었습니다. 남북 정상이 판문점에서 분단의 벽을 잠시나마 무너뜨린 듯 감동적인 장면을 많이 자아냈는데요. 저녁 환송행사 때 특히 감동을 줬던 공연이 지금도 화제입니다. 미디어쇼 '하나의 봄'이었습니다. 피아니스트의 연주로 시작하면 평화의집에 갑자기 아리랑 선율에 맞춰 '청사초롱'이 등장했다가 한국 전통 건축물이 등장하고, 그곳에서 아름다운 봄꽃이 흩날리는 식으로 바뀌어 탄성을 자아냈지요. 청사초롱은 어두운 밤길 안전하게 돌아가라는 환송의 의미를 담았다고 하는데요.

그러다 장면이 달라집니다. 한반도에 철조망이 쳐지면서 삭막한 분위기로 바뀌었지요. 관객들은 분단의 현실에 마음이 무거워지는 듯했습니다. 그런데 어디선가 나비들이 하나둘 날아옵니다. 그러더니 철조망에 앉으면서 삭막했던 공간은 밝은 빛으로 차오르고 한반도에는 다시 한번 '하나의 봄'이 찾아옵니다. 사물놀이 팀이 흥을 돋우며 약 7분의 영상쇼가 마무리됐습니다. 어두운 밤에 아름다운 영상이 실감나게 구현되다 보니 남북 주요 인사들이 매우 신기해 했다는 후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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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기술은 전문 용어로 미디어파사드 영상쇼라고 한답니다. 건물 외벽을 스크린으로 활용해 영상화 작업을 하는 개념이지요. 이런 깜짝쇼를 진행한 곳은 닷밀이란 미디어 콘텐츠 제작회사입니다. 닷밀은 2012년 5월 설립된 혼합현실(MR·Mixed reality) 콘텐츠 제작사인데요. 예술계로 한정됐던 '미디어파사드'와 퍼포먼스를 결합한 '미디어 퍼포먼스'를 국내 최초로 상용화시켰지요. 세계 최초로 '홀로그램 퍼포먼스' 장르를 개발하고 상용화를 진행한 곳도 여기랍니다.

닷밀의 정해운 대표는 '하나의 봄' 프로젝트 참여 여부를 의뢰받았을 때 '이런 역사적인 행사에 참여하게 된 게 감개무량하다'며 흔쾌히 수락했다고 합니다. 참고로 '하나의 봄' 프로젝트는 정부가 추진했는데요. 닷밀에는 2주 전 정도인 4월 17일에 연락이 왔다고 합니다. 정 대표는 그길로 판문점 답사를 갔다고 합니다. 주변 환경이 열악하긴 했지만 오히려 주변에 광원이 적어 '해볼 만하다'는 생각이 들더랍니다. (주변이 깜깜할수록 미디어파사드 효과가 극대화되기 때문이라네요.)

그런데 준비 기간이 문제였습니다.

"저희에게 주어진 실질적인 작업 기간은 5일 정도였습니다. 그렇다 보니 한정된 시간을 가장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것에 일차 목표를 뒀어요. 작업 시간 단축에는 많은 양의 뉴미디어 콘텐츠를 제작한 노하우와 최적화된 운영 방식 경험(워크플로)이 큰 도움이 됐습니다. 결과적으로 볼 때 짧은 작업 시간임에도 의도한 콘셉트의 멋진 결과물이 나왔다고 생각합니다. 행사 주최 측에서 '하나의 봄'이라는 멋진 주제를 정해주고, 정재일 음악감독이 음악과 함께 전체적인 구성과 타임라인을 정해준 덕분이었습니다. 급박하기도 했고 민감한 행사다 보니 보안에 대해서도 특별히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사실 이렇게 급하게 연락이 왔는데도 이 정도 작품을 구현할 수 있었던 건 닷밀이 그동안 쌓아왔던 이력과 관계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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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굵직한 행사에서 이 회사가 활약했는데요. 지금 들어보면 '아, 거기구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더라고요.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폐회식', 남북평화협력 기원 공연 '봄이 온다'가 기본이고요. 그 전에도 '광주 유니버시아드' 개회식, 뉴욕에서 진행된 '갤럭시 S7' '갤럭시 S8' 언팩 행사 미디어쇼, '엠넷 아시안 뮤직 어워즈' 등에서 이미 명예를 드높였지요.

정 대표는 "궁극적으로 '맨눈으로 즐기는 모든 판타지'를 실현하기 위해 다양한 혼합현실 콘텐츠 결과물을 꾸준히 만들어내고 연구하는 중"이라고 소개하는데요.

"남북이 함께 공감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것이 목표"였다는데 이번 '하나의 봄'에서 실제 김정은 국무위원장 등 북측 인사도 상당히 만족했다는 후문입니다. 정 대표는 "앞으로도 국가의 위상을 높일 수 있는 공연이 있다면 적극 참여하겠다"고 하네요.

여기에 닷밀은 또 다른 프로젝트를 준비 중이랍니다.

"혼합현실 테마파크를 만들고 있어요. 기존의 VR(가상현실)는 HMD라 불리는 장비를 착용해야만 하고, AR(증강현실) 역시 디바이스를 통해서만 콘텐츠를 볼 수 있다는 제약이 존재하지만, 저희는 어떠한 장비도 없이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혼합현실' 종합 공간의 설계를 목표로 합니다. 현재까지 닷밀이 구축해온 기술력과 기획력을 바탕으로 사업이 구체화되고 있는데요. 올해 안에 첫 번째 결과물을 선보일 계획입니다."

[박수호 매경이코노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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