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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밤문화와 양주의 흥망성쇠

  • 이덕주
  • 입력 : 2018.05.02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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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야사-11] 술과 성(性)의 관계는 떼려야 뗄 수 없습니다. '밤문화'라는 단어에는 술을 마시는 것과 함께 성적인 것에 대한 암시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소위 우리나라 밤문화라는 것은 어떻게 변화했을까요. 술회사들을 담당하다보니 밤문화 변화에 따라 술 산업도 크게 변화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특히 고급 술의 대명사인 양주가 직접적인 영향을 받았는데요. 민감한 주제인 만큼 조심스럽게 얘기를 시작해보겠습니다.

신윤복의 그림 속 이 모습은 2018년 대한민국 어딘가와 비슷합니다 /출처=간송미술문화재단
▲ 신윤복의 그림 속 이 모습은 2018년 대한민국 어딘가와 비슷합니다 /출처=간송미술문화재단

남성들을 대상으로 술을 파는 곳에 여성이 고용돼 일하는 것은 전 세계 어느 곳에든 있는 문화라고 합니다. 그런데 한·중·일 동아시아 3국에만 고유한 것이 있습니다. 학술적인 용어가 있는지 모르겠는데 이를 '술 시중' 문화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여성이 권력과 지식을 가진 엘리트 남성들의 술자리에 동석해 그들에게 술 시중을 들고 각종 가무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중국에서는 기녀, 일본에서는 게이샤, 한국에서는 기생이라고 불리는 여성들이 동양 역사에 오래전부터 존재했다고 합니다.

권력과 지식을 가진 엘리트 남성들이 자신들의 '정치' '풍류' '비즈니스'를 논하는 자리에 왜 여성을 동석시키는 걸까요? 어느 시대의 시각으로 봐도 '부적절'했던 이런 문화는 사실 오랜 시간 동아시아의 공통적인 밤문화였습니다. 엘리트 남성들이 싸구려 술을 마실 수는 없었습니다. 대개 이 자리에는 아주 비싼 술이 함께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우리가 보통 양주라고 하는 위스키가 이런 술이었습니다.

1979년 10월 26일 박정희 대통령이 김재규 당시 중앙정보부장의 총을 맞고 숨졌을 때 그 자리에도 여성과 양주가 함께 있었습니다. 그 자리에 함께 있던 여성이 바로 '백만송이 장미'로 유명한 심수봉 씨였고 양주는 위스키 브랜드인 '시바스 리갈'로 알려져 있습니다.

박정희 대통령이 술을 마시던 모습은 당시 '요정(料亭)' 문화를 대표합니다. 명월관(明月館),국일관(國一館) 등이 역사에 남은 요정의 이름입니다. 한정식집 같은 곳에서 여성들이 술 시중을 드는 곳입니다. 일제강점기에는 '기생'들이 술 시중을 했고 광복 이후에는 '접대부'라는 여성들이 그 역할을 했다고 합니다.

1969년 11월 17일자 동아일보에는 최고급 요정 선운각에서 샴페인 위스키 등 양주 22병을 압수했다는 기사가 나옵니다. 당시 조니워커 위스키 한 병 가격이 7500원이었다고 합니다. 당시 라면 한 봉지 가격이 14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지금 가격으로는 한 병에 50만원 정도 했던 것 같습니다.

위스키는 왜 우리나라에서 값비싼 술의 상징이었을까요? 먼저 위스키 자체가 실제로도 비싼 술인 것이 첫 번째 이유입니다. 두 번째로 위스키를 국내에 수입할 때 높은 관세가 붙었습니다. 세 번째로 워낙 가짜 위스키가 많았기 때문에 진짜 위스키가 더 귀해보였습니다. 종종 중국에서 가짜 술을 마셔서 사람이 죽었다는 괴담이 들리는데요. 이는 과거 우리나라에서도 흔했던 일이었습니다.

1939년 동아일보에 실린 산토리 위스키 광고. 순국산이라는 광고문구가 눈에 띕니다.
▲ 1939년 동아일보에 실린 산토리 위스키 광고. 순국산이라는 광고문구가 눈에 띕니다.

수입 위스키가 워낙 비싸다보니 '국산 위스키'라는 것이 생겨납니다. 식품야사 5회에서 왜 '스카치 위스키'가 비싸고 '일본 위스키' '대만 위스키'가 왜 만들어지는지에 대한 얘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실제로 일제강점기 조선에서는 일본 위스키인 산토리 위스키를 많이 마셨습니다. 당시에는 '일본=우리나라'였으므로 산토리 위스키가 바로 국산 위스키였습니다.

광복 이후 미군이 주둔하면서 미군 PX를 통해 미군용 위스키가 시중에 많이 풀렸다고 하는데요. 동시에 수많은 국산 위스키가 쏟아져 나왔습니다. 하지만 당시 국산 위스키들은 소주에 위스키향을 섞은 '가짜'가 대부분이었다고 합니다. 대표적인 것이 일본 산토리 위스키를 흉내낸 '도라지 위스키'였습니다. 이 도라지 위스키에 얽힌 스토리는 인터넷 검색을 통해서 찾아보실 수 있습니다.

고급 양주에 대한 사회적인 갈망은 결국 재제주(再製酒)라는 형태로 나타납니다. 위스키 원액을 수입해 국내에서 소주에 타는 제조 과정을 거치는 것입니다. 1970년 군납용으로 시작된 이런 재제주로 인해 위스키는 점점 대중에게 다가갈 수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20%에서 시작했던 위스키 원액 비중이 1984년에는 100%까지 올라가면서 소위 '특급 위스키'라는 것이 생겨납니다. 드디어 수입 위스키에 가까운 '위스키다운 위스키'를 마실 수 있게 된 것입니다. 특급 위스키의 대표적인 브랜드가 진로의 VIP와 두산씨그램의 패스포트입니다. 이 국산 위스키들은 일본 산토리 위스키처럼 증류부터 숙성까지 일본에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원액을 수입해 병에만 집어넣는 반제조 형태의 위스키로 전 세계 어느 나라에도 없는 한국에만 있는 위스키입니다. 국산 위스키와 다른 의미로 이를 '로컬 위스키'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1980년대 국산 위스키를 만들려는 시도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다크호스는 결국
▲ 1980년대 국산 위스키를 만들려는 시도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다크호스는 결국 '흑역사'가 됩니다.

초기 재제주 위스키 시장의 쌍두마차와 같은 두 회사가 백화와 진로였습니다. 진로는 참이슬로 유명한 '진로'가 맞습니다. 각각 '베리나인(Valley 9)'과 '길벗(Gilbert)'이라는 위스키를 팔았는데요. 백화도 1985년 OB에 인수되었다가 2009년 롯데그룹으로 팔립니다. 이제는 롯데주류에서 나오는 '백화수복'에서만 그 이름을 찾을 수 있습니다. 진로는 IMF 외환위기 때 망했다가 2005년 하이트(옛 조선맥주)가 인수해 하이트진로가 됩니다. 재미있는 것은 두 회사의 양주사업은 롯데, 하이트가 아닌 엉뚱한 회사로 흘러들어갔다는 것입니다.

박정희 대통령 유고 즈음해 우리나라 '밤문화'에도 큰 변화가 나타납니다. 고도 성장, 대기업의 부상, 샐러리맨 계층 확대는 '룸살롱'이라는 새로운 문화를 가져옵니다. 지금도 우리에게 익숙한 이름인 룸살롱은 폐쇄된 방에 '호스티스'라고 불리는 여성들이 술 시중을 드는 공간입니다. 요정이 좀 더 상류층을 위한 공간이었다면 룸살롱은 샐러리맨 사업가들의 사교와 비즈니스를 위한 공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신문기사를 보면 1979년 이미 룸살롱이라는 것이 우리나라에 보편화되고 이태원에만 룸살롱이 130개나 있었다고 합니다. 물론 이런 곳에서 마시는 술은 비싼 양주였고 (당시에는 맥주도 비쌌기 때문에 맥주도 같이 마셨습니다) 수입 위스키가 아닌 '로컬 위스키'들이 주로 소비됩니다.

룸살롱에서 시작된 양주 문화는 우리나라의 고도 성장에 힘입어 로컬 위스키 시장을 폭발적으로 성장시킵니다. 1980년대 5공 전두환 군사정부는 소위 3S 정책(스크린, 스포츠, 섹스)을 펼쳤고 3저 호황으로 우리나라는 돈이 넘쳐나고 있었습니다. 이는 흥청망청 술을 마시는 문화를 만들었습니다. 특히 양주 소비를 폭발적으로 증가시킨 것이 바로 '폭탄주'입니다.

1986년 12월 26일자 경향신문에 이런 기사가 나옵니다.

'원자탄으로 시작되는 ○○탄 시리즈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수소탄까지 제조되더니 올해는 더욱 고성능화한 중성자탄까지 개발돼 목하 망년회 전선을 강타하는 중이다. 언제부턴가 지체 높은 몇몇 분들 사이에 오가던 이른바 폭탄주가 어느새 전 국민으로 확산돼 여기서도 폭탄주, 저기서도 폭탄주다.'

폭탄주는 양주에 맥주를 타서 마시기 때문에 독주인 양주를 빠르게 마시도록해줍니다. 금방 취하고 당연히 술 소비량도 많아집니다. 이때부터 우리나라 위스키 소비량은 쭈욱 상승세를 탑니다. 언제까지? 바로 버블이 터질 때까지입니다.

1997년 9월 30일 경향신문 기사에 따르면 1996년 우리나라 스카치 위스키 수입량은 4000만병(약 1920억원)으로 전 세계에서 프랑스, 미국, 스페인 다음으로 많았습니다. 이는 일본 전체 수입량보다 많은 양이었습니다. 그 기사가 나오고 나서 몇 달 지나지 않아 1997년 12월 3일, 우리나라는 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합니다.

하지만 IMF 이후 꺾였던 양주 소비량은 2000년 코스닥 버블을 거치면서 다시 원래대로 돌아옵니다. 한일 월드컵이 있었던 2002년에는 IMF 직전보다 높은 사상 최고인 357만박스의 위스키가 시중에 팔립니다. 병으로 따지면 6426만병. 국민 1인당 500㎖ 위스키를 1.5병씩 마신 셈입니다.

2000년 코스닥시장은 지금의 비트코인 시장 못지 않았습니다.
▲ 2000년 코스닥시장은 지금의 비트코인 시장 못지 않았습니다.

IMF는 위스키의 인기를 꺾지 못했지만 위스키를 팔던 기업들은 IMF로 큰 변화를 겪습니다. 바로 1·2등 양주회사가 모두 외국 기업에 팔렸기 때문입니다.

IMF 직전 양주시장이 최고조를 달릴 당시엔 두 회사가 시장을 양분했습니다. 하나는 두산씨그램입니다. 맥주시장 1위였던 OB는 1981년 '시바스 리갈'로 유명한 북미 양주회사인 씨그램과 손을 잡고 양주시장에 진출해 '패스포트' '윈저' 등 히트상품을 냅니다. 진로는 밸런타인으로 유명한 얼라이드도맥과 손을 잡고 ’VIP’ '임페리얼'등 을 만들어 팔고 있었습니다. 당시 로컬 위스키 시장은 '윈저'와 '임페리얼'이 사실상 양분하고 있었습니다. 1994년 등장한 임페리얼은 6년산 중심이었던 위스키시장에서 연산을 두 배로 늘린 최초의 12년산 제품이었습니다. 이 제품이 룸살롱 등 유흥시장을 평정하면서 OB씨그램은 1996년 같은 12년산인 윈저를 내놨고, 두 제품의 경쟁구도는 2009년 골든블루, 2016년 그린자켓 등 국내 위스키회사들의 로컬 위스키가 등장하기 전까지 계속 됐습니다.

위스키 시장의 호황에도 불구하고 IMF 금융위기가 닥치면서 두산과 진로는 양주 사업 부문을 매각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사실 두 회사들의 본업은 맥주와 소주였으니까요. 두산은 양주사업을 합작사인 씨그램에 팔았고, 진로는 얼라이드도맥에 팔렸습니다.

2000년 씨그램 본사가 '조니워커'로 유명한 영국 회사 디아지오와 프랑스 회사인 페르노리카에 인수되면서 쪼개지는데, 씨그램의 한국 위스키 사업부는 디아지오에 갑니다. 그런데 2005년 프랑스 회사인 페르노리카가 얼라이드도맥을 인수하면서 '임페리얼'이 페르노리카에 가게 되면서 페르노리카도 결국 한국에 직접 진출하게 됩니다. 현재 디아지오는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양주회사이고, 페르노리카가 두 번째로 큰 양주회사입니다.

IMF도 꺾지 못했던 위스키 시장은 2012년 근본적인 위기를 맞습니다. 바로 밤문화의 변화입니다. 1990년대 들어 기존과는 다른 '밤문화'가 등장합니다. 1993년 동아일보에 이런 기사가 나옵니다.

'잘나가는 나이트클럽으로 알려진 서울 H호텔S, S호텔P, 청담동 J 등에는 무대와는 별도로 가라오케가 설치된 룸이 있다. 양주가 보통인 이곳에서는 수입양주를 시킴으로써 자신의 능력을 과시한다. 나이트클럽에서는 여자가 '부킹'을 뛰는 것이 특징이다. 웨이터들이 여자 손님의 손목을 꼭잡고 남자들의 룸이나 테이블로 가서 짝짓기를 해주는 것이다. 서로 마음에 들지 않아도 별 상처를 받지 않는다. 다음 부킹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1980년대 디스코클럽의 유행, 여성의 대학 진학 확대, 자유연애 풍조는 1990년대 '부킹'의 탄생으로 이어집니다. 남녀 관계에서 밀당은 보편적인 것이지만 1990년대 들어 여성은 밤문화와 '술문화'의 주인공으로 본격 등장하게 된 것 같습니다.

1995년에는 남성이 파트너를 고르는 것이 당연시되었던 것 같습니다. /출처=동아일보
▲ 1995년에는 남성이 파트너를 고르는 것이 당연시되었던 것 같습니다. /출처=동아일보

하지만 나이트에도 여전히 양주는 인기를 끕니다. 남성들이 자신들 능력을 여성에게 보여주기 위해서는 양주를 주문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다만 이런 곳에서는 '윈저'나 '임페리얼'같은 국산 위스키가 아니라 '발렌타인'이니 '조니워커' 같은 진짜 수입 위스키들이 팔립니다.

어째서일까요? 룸살롱과 나이트의 가장 큰 차이는 누가 돈을 내느냐에 있습니다. 룸살롱은 남성들의 비즈니스 공간이었는데 대부분 내 돈이 아닌 남의 돈(주로 회사 돈)으로 술을 마시는 '접대'를 위한 공간이었습니다. 무슨 술을 마시는지는 그닥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어차피 맥주에 섞어서 폭탄주로 마시기 때문에 양주의 퀄리티나 브랜드 가치는 별로 중요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반면 나이트는 남자들이 '내 돈(사비)'으로 양주를 사는 곳이기 때문에 선택이 아주 까다로워집니다. 품질과 함께 브랜드 가치가 중요해지고, 개인 취향이 중요해집니다. 점점 제대로 된 진짜 위스키를 찾게 된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남자들 주머니 사정보다 중요한 것은 여성의 역할 변화입니다. 나이트의 등장과 함께 더 이상 여성은 술자리에서 시중을 들거나 성적인 욕망의 대상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주체적이고 동등한 대상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남성이 들이대고 여성이 선택하는 이 같은 나이트 문화는 지금의 클럽문화로 이어진다고 합니다.

밤문화의 변화는 여러 가지 트렌드가 겹쳐 일어나고 있습니다. 술을 진탕 마시는 문화가 줄어들고 건강을 챙기기 시작했습니다. 룸살롱에서 영업을 하거나 남성들이 우애를 다지는 문화가 점점 줄어들고 있고, 이를 거부하는 남성들도 많아지고 있다고 합니다. 이는 전반적인 양주 소비, 특히 '윈저' '임페리얼' 같은 로컬 위스키 소비의 감소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몇 년간 이런 추세는 더욱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강남 클럽에서는 윈저랑 임페리얼 안팝니다. /출처=MADE
▲ 강남 클럽에서는 윈저랑 임페리얼 안팝니다. /출처=MADE

반면 여성들이 양주시장의 주인공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분위기 좋은 바에 가서 향기로운 위스키를 한잔 마시며 친구나 바텐더와 대화를 나누는 위스키 문화를 여성들이 적극적으로 소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들은 싱글 몰트 위스키라고 하는 고급 위스키를 마시는데요. 청담동 한남동 일대 트렌디한 바의 고객들은 대부분 여성이라고 합니다.

문제는 여성들이 아무리 술을 많이 마신다고 해도 룸살롱에서 남성들이 술을 마시는 양을 따라올 수 없다는 점입니다. 전체 위스키 시장은 축소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는 국내 1위인 디아지오코리아의 매출 감소에서 확인할 수 있는데요. 디아지오의 2016년 7월~2017년 6월 매출은 3257억원이었는데요. 이는 3726억원→3420억원→3257억원으로 2년째 하락 추세입니다. 디아지오라는 회사는 로컬 위스키만 파는 것이 아니라 조니워커(수입 위스키)를 비롯해 기네스(맥주), 스미어노프(보드카)까지 모든 종류의 술을 파는 회사지만 룸살롱 시장의 추락에 따른 영향을 피할 수 없었던 것입니다.

그렇다면 요즘 돈 많은 남성들이 마시는 양주는 무엇일까요? 얼마 전 매경 프리미엄에 빅뱅 승리가 운영하는 클럽에서 1억원짜리 샴페인·양주 세트 팔렸다는 기사가 나온 적이 있습니다. 여기 나온 대로 가장 비싼 술은 '샴페인'이라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샴페인은 아직 '생일 축하주'라는 이미지가 강하지만 외국에서는 고급 술의 대명사라고 하네요. 남성들은 비싼 샴페인을 주문해 여성들에게 자기 능력을 과시하지만 당연히 샴페인만 마시진 않습니다. 고급 보드카를 샴페인에 섞어서 폭탄주를 만들어 마신다고 합니다.

제가 우연히 알게 된 한 논현동 유명 클럽 사장님께서는 이런 얘기를 해주셨습니다. "밤문화의 변화를 보면 결국 개인의 개성이 중요해지는 시대가 된 영향이 크다. 이제는 손님들도 제각각 찾는 술이 다르다. 진짜 가치 있는 것을 만들어내지 못하면 로컬 위스키들은 점점 더 힘들어질 것이다."

이런 얘기를 들어보면 1970년대 권력에 대한 동경에서 나온 '로컬 위스키'는 언젠가는 사라질 수밖에 없어보입니다. 그렇다면 그 자리를 차지할 수 있는 '한국산 위스키' '한국을 대표하는 증류주'는 나올 수 있을까요.

[이덕주 유통경제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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