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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베이코리아, 해외직구 3일 내 발송 '빠른직구' 성공할까?

  • 박수호
  • 입력 : 2018.06.15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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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소미 이베이코리아 해외직구팀장
▲ 정소미 이베이코리아 해외직구팀장
[재계 인사이드-118] 이베이코리아는 6월 초 해외직구족을 위한 '빠른직구' 서비스를 선보인다고 발표했습니다. 내용은 이렇습니다. 통상 해외직구 사이트를 이용해보면 일주일에서 길게는 열흘 이상 걸렸지요. 그런데 이를 3일 이내로 단축하겠다는 겁니다. 발송 기간을 획기적으로 줄이면 해외직구족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본 것이죠.

취지는 좋습니다. 그런데 진짜 이게 가능한 걸까요. 마침 독일 출장길에 정소미 이베이코리아 해외직구 담당 팀장을 만났습니다. 그런데 인터뷰 장소로 지정한 곳은 LG그룹 계열 물류회사 판토스의 프랑크푸르트 소재 독일법인이었습니다.

그렇습니다. 대내외에 3일 발송을 선포할 수 있었던 건 든든한 물류 파트너를 확보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실제로 판토스는 적어도 독일에서 B2C 인바운드(외국에서 한국으로 들여오는 부분) 물류 부문에서는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었습니다. 판토스 E커머스 수입팀 관계자는 "일본, 미국 등 9개국 지사 물량까지 합치면 월간 처리량은 약 20만건이 넘는다"고 소개했습니다. 국내 회사 중 인바운드 물량을 처리할 수 있는 해외거점은 판토스가 가장 많기에 가능한 수량이라고 합니다.

이베이코리아가 주목한 것도 이런 규모와 시스템 때문이었답니다. 정 팀장은 "실제 지난 3월부터 시범 테스트를 거친 결과 '빠른직구' 서비스를 판토스와 함께해봤더니 해외 발송 기간이 평균 5~7일가량 걸렸다. 일반적인 해외직구가 평균 10~14일 정도 걸리는 것과 비교하면 절반가량 줄인 셈"이라고 설명합니다.

판토스 독일지점
▲ 판토스 독일지점

게다가 또 다른 특장점이 있답니다. 보통 해외직구는 상품 결제 후 언제 올지 모르고, 내 상품이 현재 어디에 있는 줄 몰라 발을 동동 구를 때가 많습니다. 그런데 이베이코리아(G마켓, 옥션) 플랫폼에서 '빠른직구'로 주문하면 판토스의 시스템이 녹아 들어가 상품 추적이 가능해졌다네요. 개인통관번호 수집도 간소화했습니다. 기존에 문자 또는 판매자를 통해 수집하던 방식에서 '알림톡' 서비스로 바꿔 소비자 입장에서는 더 쉽고 간편하게 이용하도록 했고요.

정 팀장은 "여기에 더해 가격 정책도 보다 소비자 직관적으로 바꿨다"고 소개합니다. 통상 일반적인 해외직구 사이트에서 물건을 사면 세금을 또 따로 물어야 하는 등 여러모로 번거롭습니다. 이베이는 이런 세금을 제품 가격에 붙여 한번에 결제하도록 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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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잠시 든 의문. 이베이는 글로벌 유통회사입니다. 그렇다면 국내 제품보다도 국내외 제품 유통을 좀 더 빨리 했어야 하는 게 아닐까요. 물론 이베이코리아는 그동안 한국 셀러들의 해외 진출을 돕는 '글로벌 셀러' 제도를 운영해 재미를 봤답니다. 그런데 정작 해외 물건을 국내로 들여오는 해외직구 서비스는 좀 등한시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도 이번 '빠른직구' 카드를 내민 건 그나마 다른 국내 유통사에 비해 빠른 편이라는 설명입니다. 그래도 늦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는데요. 정 팀장의 답변은 이랬습니다.

"한 해 이베이코리아의 거래액이 G마켓, 옥션 두 플랫폼만으로 15조원을 넘길 만큼 매년 폭발적인 성장을 보여왔습니다. 반면 해외직구의 국내 시장 규모는 2조2000억원 정도(2017년 기준)로 이베이코리아 거래액에도 턱없이 못 미치는 수준이었습니다. 그런데 눈여겨볼 점은 성장세입니다. 국내 오픈마켓 거래액은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점차 성장률이 업체마다 둔화하고 있는 반면, 해외직구 시장은 여전히 매년 30%대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는 겁니다. 지금이 이 시장을 키울 적기라고 봤습니다."

실제 이런 조짐은 요 근래 계속 감지됐다고 합니다. '빠른직구' 도입 이전에도 이베이코리아를 통해 소소하게 해외직구 서비스를 해오고 있긴 했다는데요. 해외에서 60인치가 넘는 대형TV 주문량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는 게 대표적인 예입니다.

정 팀장은 "G9를 통해 TV를 주문하면 G9 티셔츠를 입은 설치기사가 설치까지 해주는 서비스를 진행하자 더욱 폭발적으로 주문이 늘어나는 걸 보고 시장성을 확인했다. 숨은 수요를 찾아내면서도 낮은 가격에 안정적으로 제품을 공급할 수 있는 해외 셀러를 적극 유치하고 물류 서비스를 강화하는 건 기본이다. 여기에 더해 TV 설치처럼 소비자에게 최종 배달 시 마지막까지 도와주는 서비스를 갖다 붙이면 이 시장에서 단연 정상을 차지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제품군으로는 어떤 게 있을까요. 저는 당장 해외 패션 명품이 떠올랐는데요. 아니었습니다. 이미 국내에 한국 지사나 면세점이 워낙 서비스를 잘하고 있고, 한국 소비자가 해외여행이나 유학을 가면서 직접 구매하는 사례가 더 많다 보니 이런 수요는 상대적으로 적다고 하네요. 기껏해야 겨울에 고가 패딩 정도 수요가 소폭 늘어나는 정도랍니다. 그렇다면 다른 아이템으로는 뭐가 있을까요. 이베이코리아에 따르면 건강식품. 화장품, 헬스케어 제품 등 그 나라에서는 효과가 있다고 소문 났는데 한국에는 아직 안 들어온 '스몰 럭셔리'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제품이 다수라고 합니다. 여기에 더해 '신가전 5인방(의류건조기·스타일러·인덕션·공기청정기·무선청소기)'의 해외 브랜드 수요도 최근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네요.

"대당 150만원이 넘는 스위스 공기청정기 '아이큐에어(IQAir)'와 같은 제품도 미세먼지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찾는 수요가 많아지고 있고요. 리빙, 라이프스타일 쪽에서는 덴마크 조명 '루이스폴센', 스위스의 세계 최초 모듈러 가구 'USM' 같은 고가의 대형 포장 제품을 찾는 이도 많아지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숙제는 이런 제품들을 가장 합리적인 가격에 소싱할 수 있는 양질의 셀러를 얼마나 많이 확보하느냐입니다. 지금 독일은 물론 유럽 등지에 계속 머무는 이유도 파트너들을 계속 찾기 위해서랍니다."

기자는 여기에 더해 국내에서 잘하고 있는 '합포장' 서비스도 꼭 반영해달라는 사심 있는(?) 조언도 했습니다. 합포장이란 여러 물건을 주문하면 한 박스 혹은 한번에 배달해주는 서비스인데요. 국내에서는 이베이코리아가 '스마일 배송'이란 이름으로 소비자 만족도를 높이고 있지요. 이를 위해서는 자기 창고를 두고 우선 여러 제품을 쟁여 놓았다가 주문이 들어오면 한번에 포장해 내보내야 합니다. 국내에선 물류에 투자를 많이 해 이런 서비스가 가능했지요.

해외 직구에서도 이렇게 할 수는 없을까요. 정 팀장은 "이제 시작인데"라며 말을 흐리면서도 "해외 창고 확보 등 넘어야 할 산이 많긴 하지만 궁극적으로 가야 할 길"이라며 앞으로 지켜봐 달라고 인터뷰를 마무리했습니다.

P.S : 이베이코리아는 6월 중순 기준 판토스 외에도 한진, 미국 기반 GPS Logix 등 총 3곳의 대형 물류 회사와 MOU를 체결했고 '빠른직구' 서비스를 시작한 지 2주 만에 세계적으로 다양한 상품을 판매하는 대형 글로벌 셀러(거래액 연간 150억원 이상) 10곳 이상을 확보했다고 밝혀왔습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박수호 매경이코노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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