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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고래고기 반환 사건 수사권 갈등 속 태풍되나

  • 서대현
  • 입력 : 2017.12.27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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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구 와글와글-4]
진퇴양난에 빠진 울산 고래고기 반환 사건
울산 경찰의 사상 초유의 검찰 수사..무대응 검찰 앞에 무기력
울산지검 내달 초 입장 밝혀 수사 분수령 전망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본다.'

검찰을 향해 칼날을 겨눴던 울산 경찰이 현재 처한 상황이다. 검찰이 불법 포획된 고래고기 수십 t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피의자들에게 되돌려줬다는 의혹에서 시작된 이른바 '울산 고래고기 반환 사건'. 검경 수사권 조정 갈등 속에 울산 경찰이 공개적으로 검찰 수사 의지를 밝히며 세간의 이목을 끈 사상 초유의 수사가 진퇴양난에 빠졌다.

이 사건을 맡은 울산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가 수사선상에 올렸던 검사는 서면조사를 거부하고 최근 1년 일정으로 장기 해외연수를 떠났다. 또 경찰이 사건 해결의 실마리가 될 것으로 기대하며 신청했던 압수수색 영장은 검찰과 법원 단계에서 잇따라 기각됐다. 경찰은 수사가 답보 상태에 빠졌음에도 "끝까지 진실을 파헤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지만 현실은 녹록하지 않다. 이달 초 영장이 기각된 이후 경찰은 한 달째 "해외로 떠난 검사를 상대로 이메일 조사를 준비하고 있고, 기각된 영장을 재검토해 다시 신청할 예정"이라는 입장만 되풀이하는 중이다.

이런 가운데 울산지검은 다음달 초 이번 사건에 대한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그동안 경찰 수사에 대해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면서 무관심 행보를 보였던 검찰의 첫 공식 입장 표명이다. 분명 이번 사건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울산 고래고기 반환 사건'의 시작은 지난해 4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울산 중부경찰서는 불법 포획된 밍크고래 유통업자 6명을 검거하고, 창고에 보관된 고래고기 27t을 압수했다. 한 달 뒤 울산지검은 압수한 고래고기 가운데 21t을 피의자(고래고기 유통업자)들에게 되돌려준다. 검찰은 경찰이 고래고기가 불법 포획된 것이라는 혐의를 입증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반환 이유를 설명했다.

검찰이 고래고기를 돌려준 이후 이 사건은 조용히 끝나는 듯했다. 하지만 올해 8월 경찰 조직 안에서 경찰 수사권 독립을 주도하고 있는 강경파 황운하 울산지방경찰청장이 부임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황 청장은 취임식 때부터 검찰 개혁과 경찰 수사권 독립의 당위성을 역설하면서 검찰에 날을 세웠다. 취임 이후에는 울산지검장 예방에 앞서 검찰 쪽에서 기념촬영은 안 된다고 통보하자 "무슨 그런 권위적인 조직이 있느냐"고 비판한 인물이다.

이런 분위기 속에 지난 9월 '검찰이 불법 포획된 고래고기를 제대로 확인도 하지 않고 피의자에게 되돌려줬다'는 의혹이 갑자기 제기되기면서 1년 넘게 잠잠했던 사건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 과정에 '검찰이 가짜 고래고기 유통증명서를 보고 반환을 결정했다' '검찰이 불법 포획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고래고기 DNA 검사가 나오기 전에 되돌려줬다'는 주장도 잇따라 제기되면서 의혹을 키웠다.

경찰은 환경단체 '핫핑크돌핀스'가 울산지검 사건 담당 검사를 직권남용 등 혐의로 고발하면서 수사에 착수했다. 황 청장은 "불법 포획이 의심되는 정황이 있었는데도 검찰이 무슨 근거로 압수한 고기를 돌려줬는지 밝히는 것이 이 사건 수사의 본질"이라고 밝혔다.

경찰이 재수사에 나서 고래고기 유통업자 4명을 입건하고, 이 중 1명을 구속할 때만 해도 수사는 급물살을 타는 듯했다. 하지만 경찰이 피의자 측 변호사 A씨가 과거 울산지검에서 검사로 근무한 경력을 근거로 전관예우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하면서 꼬이기 시작했다. 경찰은 지난달 29일 변호사 A씨의 사무실, 주거지, 계좌, 통신 등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으나 법원은 증거 불충분 등의 이유로 기각했다. 고래고기 반환을 담당한 울산지검 검사에게도 사건에 대한 서면질의서를 보냈으나 검사는 지난 18일 장기 해외연수를 위해 출국했다.

이에 대해 경찰 측은 "수사권이 없다 보니 수사가 어려울 수밖에 없다. 검찰과 법원이 이해할 수 없는 이유로 영장 청구를 지연시키고 영장을 기각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경찰이 정황상 의혹만 갖고 충분한 증거 없이 무리하게 수사를 한 결과"라는 지적도 나온다.

울산지검 측은 "법과 원칙에 따라 미진한 부분을 살펴보고 있다. 조만간 이번 사건에 대한 입장을 밝힐 예정"이라고 했다.

[울산/서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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