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프리미엄비하인드스토리

막말 논란 휩싸인 이외수 화천서 함양으로 옮기나

  • 이상헌
  • 입력 : 2018.01.12 06:01
  • 프린트
  • 이메일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공유
이외수 소설가/ 사진=매경DB
▲ 이외수 소설가/ 사진=매경DB


[전국구 와글와글-8] 강원 화천에서 집필활동을 하고 있는 소설가 이외수 씨(71)가 최문순 화천군수를 향한 막말 논란에 휩싸여 퇴거 위기에 놓였다. 집필실 무단 점용 문제까지 불거지면서 향후 거취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 작가는 지난 2006년부터 상서면 다목리 '감성테마 문학공원'에서 집필활동을 해왔다. 화천군은 '셀럽 마케팅' 일환으로 집필실과 문학관, 강당 등 2만5000㎡ 규모로 문학공원을 조성했다. 이 작가는 화천에 정착한 이후 총 11권의 책을 펴냈다. 후학 양성은 물론 산천어축제 홍보대사로 활동하며 지역과 호흡했다.

막말 사건은 지난해 8월 6일 열린 세계평화안보문학축전 시상식장에서 터졌다. 당시 술에 취한 이 작가는 최 군수를 향해 "감성마을을 폭파하고 떠나겠다"는 등 10여 분간 욕설과 막말을 퍼부었다.

이후 10월 27일 군의회 본회의에서 자유한국당 이흥일 군의원이 "이 작가가 내외빈이 있는 자리에서 군수에게 육두문자를 써가며 욕설을 한 것은 화천군민을 모독한 것"이라며 공식 사과를 요구하면서 논란이 확산됐다.

화천군번영회 등 지역 시민단체도 퇴거를 촉구하는 성명을 잇따라 발표하는 등 사건이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이 작가는 SNS를 통해 "술로 인해 벌어진 일로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며 자성의 뜻을 밝혔지만 성난 민심은 사그러들지 않고 있다. 일부 주민 사이에선 "그동안 지역에 득 된 게 없다"는 부정적 인식도 확산되고 있다.

막말 논란은 문학공원 조성사업에 대한 행정사무조사로까지 번졌다. 군의회 행정사무조사 특별위원회는 집필실 무상 제공을 문제 삼았다. 특위는 "감성마을 내 집필실은 '공유재산 및 물품관리법'에 따라 일반 입찰을 통해 사용자를 선정해야 하지만 별도 행정적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특위는 이를 '불법 점유'로 규정한 뒤 군에 적법한 행정조치를 주문한 상태다.

원칙대로라면 군은 이 작가에게 집필실 무상사용 중지 통지를 보내고 그동안 대부료를 소급해 추징해야 한다. 군은 의회의 시정 요구와 지역 정서 등을 고려해 후속 조치를 장기간 미룰 수 없는 상황이다. 군 관계자는 "법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은 맞는다"며 난색을 표시했다.

막말 논란에 따른 퇴거 요구가 거세지면서 이 작가의 거취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는 SNS에 "집필실을 불법 점거한 것이 아니라는 당시 화천군과의 협약을 통해 이뤄진 것"이라며 "비상식적인 생떼와 억지를 수용해 드릴 생각이 추호도 없다"고 입장을 밝힌 상태다.

일각에서는 그가 고향인 경남 함양을 오가며 집필 활동을 이어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지역의 한 관계자는 사견을 전제로 "위법성 등을 떠나 (이 작가가) 떠밀리듯 화천을 떠나면 모양새가 좋지 않다"고 말했다.

함양군은 안의면 율림리 '전례놀일체험공방'을 2억5000만원의 예산을 들여 리모델링하고 이 작가의 거주공간을 마련해 놓은 상태다. 함양군은 "작가의 고향이 함양인 만큼 이 작가가 함양에서 집필 활동을 하고 싶다고 하면 적극적으로 지원할 의향이 있다"고 공개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 작가 측은 "(거취에 대해) 아직 결정된 부분은 없다"면서도 "고향에서 집필실을 마련한 만큼 한 번 가보긴 해야 한다"고 여지를 남겼다.

[이상헌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