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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IT의 첨병 노점상 "현금결제 안되고 전자결제만 됩니다"

  • 이한나
  • 입력 : 2018.02.27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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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와이]
노점상에도 위챗 페이만...중국 전자결제 현장
만리장성 야경으로 유명한 베이징 외곽 관광지 고북수진
상하이 인근 수변 마을 재현한 복합엔터테인먼트 공간


고북수진 광장
▲ 고북수진 광장
고북수진 입구 야경
▲ 고북수진 입구 야경
중국 베이징 인근 구베이수이전(W-Town)은 대표적 관광지로 꼽힌다. 2014년 공식 개장한 이래 먹거리, 놀거리, 쉴거리가 다양하게 제공되는 터라 가족 단위 방문객이 특히 많다.

고북수진 풍경구 지도
▲ 고북수진 풍경구 지도
관광지에서 중국 전자결제 시장의 위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 외국인들도 많이 찾는 관광단지 안에서 0순위 결제 수단도 바로 전자결제였기 때문이다. 상가 형식으로 들어서 있는 중국 전통 염색집 '영순염방'과 술도가 '사마소소주방' 등에서도 지불할 때 우선 알리바바의 알리페이나 텐센트의 위챗페이가 가장 대표적인 간편결제다. 이 같은 상점들은 실제 제작에 쓰이는 기구와 술병 등을 함께 전시해 아이들과 함께 구경하기 딱이다. 술도 한잔 무료로 시음해 보고 구매할 때는 위챗페이 등 간편결제가 선호된다.
고북수진 연 공방
▲ 고북수진 연 공방
고북수진 군고구마 장수
▲ 고북수진 군고구마 장수
고북수진 티 노점상
▲ 고북수진 티 노점상
특히 놀라운 것이 메인 광장 안에 죽 늘어서 있는 노점상들이다. 군고구마 가게와 꼬치 가게, 차 가게 등에는 길게 줄이 형성될 정도로 인파가 몰려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노점상 판매대 앞에는 항상 검은 태블릿PC가 필수 아이템처럼 올려져 있다. 손님들이 주문을 할 때도 태블릿PC 화면에서 주문판을 클릭하면서 함께 확인하고, 휴대폰으로 지불하는 방식이다. 노점상에서는 현금 결제가 전혀 안 됐고, 우리네 매장에서 보는 돈 담는 통도 보이지 않았다. 음식을 챙기고 결제도 진행하는 사람이 1명만 있는 곳이 대부분이어서 줄이 줄어들긴 쉽지 않았다.

베이징 왕징에 거주하며 가족과 함께 방문한 김철민 씨(38)는 "종종 전자결제가 현금보다 더 느리게 진행돼 노점상 줄이 좀처럼 짧아지지 않아 답답하다"면서도 "하지만 디디 다처(Didi Taxi) 같은 콜택시 서비스 등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서비스 대부분이 전자결제 기반이라 현금 쓸 일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고북수진 우육면집
▲ 고북수진 우육면집
좀처럼 줄이 짧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자 더 이상 기다릴 수가 없어서 음식점 타운에 속한 우육면집 '장군양면관(將軍楊面館)'으로 자리를 옮겼다. 아예 입구에서 QR코드 광고판이 두 개 게시돼 있다. 그 코드를 휴대폰으로 찍으면 바로 주문 양식으로 넘어간다. 식당 안에 주요 메뉴 안내판이 하나 있을 뿐, 개별 메뉴판을 따로 둘 필요가 없다. 40위안 정도 되는 우육면 등을 클릭해서 주문하고 손님들은 각자 젓가락과 그릇 등을 챙기는 방식이다. 종업원은 가끔씩 빈 테이블을 정리하러 오는 수준이다. 음식점 주인 입장에서는 전자결제로 투명하게 주문하고, 음식을 대접하는 과정을 관리하면 되니 별도 매니저나 감시인을 둘 필요가 거의 없다.

고북수진 내부
▲ 고북수진 내부
고북수진 연못 전경
▲ 고북수진 연못 전경
올해부터 우리나라도 최저임금 인상 여파로 음식점이나 편의점 등에서 무인 주문대 등이 설치되는 것과 비교해보면 전자결제는 훨씬 더 가용 인력을 줄일 수 있고, 무인 주문기 같은 별도의 하드웨어가 편리하다는 점에서 앞선 시스템이라 할 수 있다.

중국은 역설적으로 신용카드가 발달하지 않은 덕분에 전자결제, 혹은 간편결제가 엄청난 속도로 성장했다. 신화통신이 중국 산업정보통신부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7년 1월부터 10월까지 10개월 동안 중국 모바일 결제 규모는 81조위안(약 1경3715조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한국은행이 밝힌 2016년 말 한국 국민순자산(국부) 1조3078조원과 맞먹는다. 작년 10월 말 기준 중국 모바일 결제 규모는 8조8000억위안(약 9956조원)으로 2016년 전체와 비교해도 40%가량 증가했다.

다만 이 때문에 중국으로 여행 오는 외국인들도 중국 전자결제 시스템이 없다면 불편하기 짝이 없다. 그래서인지 전자결제만 받는 노점상 먹거리 줄에서 외국인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춘제 연휴에 인파가 몰려드는 관광지에서 외국인을 배려해 결제 수단을 다양화할 생각도 없어 보였다.

고북수진 만리장성
▲ 고북수진 만리장성
야간 개장되는 만리장성 고북수진...춘제 용놀이
▲ 야간 개장되는 만리장성 고북수진...춘제 용놀이
한편 구베이수이전은 영어로 Water Town의 약자인 W-Town이라 부른다. 수로를 중심으로 만들어진 마을이란 뜻이다. 한적한 시골 마을에 부동산 개발업체 우전투어리즘컴퍼니가 중국의 대표적인 물의 고장인 우전과 화베이 지역 건축양식을 융합해서 인공적인 과거의 마을로 재탄생시켰다. 이곳의 총면적은 9㎢로 여의도 면적(2.9㎢)의 3배에 달한다. 마을 입구에서 끝까지 편도 길이만 2㎞가 넘는다. 겨울에는 열지 않지만 여름에는 인공호수에 나룻배가 드나들어 풍류를 더한다. 마을 끝부분에 호텔 등 숙박시설이 몰려 있고, 이곳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면 만리장성을 유일하게 야간에 오를 수 있다. 만리장성은 현대식으로 성벽을 높게 쌓은 상태가 아니어서 추락할 위험이 있기 때문에 갑옷 차림을 하고 관리하는 안전 요원이 곳곳에 배치돼 있다.

[베이징/이한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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