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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살된 경기도 '2층버스' 인기 왜?

  • 지홍구
  • 입력 : 2018.02.28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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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구 와글와글-21]
도입전 입석률 18%→4%로 뚝 떨어져
일반버스 대비 1.5배 좌석수·출퇴근 시간대 집중 배차
좁은 좌석·질 높은 A/S 확보·지자체 예산 마련 '과제'


수원역에서 서울 사당역 구간을 운행하는 7770번 2층 버스가 도로를 주행하고 있다. /사진제공=경기도
▲ 수원역에서 서울 사당역 구간을 운행하는 7770번 2층 버스가 도로를 주행하고 있다. /사진제공=경기도

"서지 않고 앉아서 가니 출근할 맛 나죠."

경기도 안산에 근무하는 아내를 위해 안산에 집을 얻은 김 모씨(37)는 3년째 매일 버스를 타고 안산과 서울을 오가고 있다.

서울 강남역 근처 회사를 다니는 김씨는 "이전에는 1시간20분가량 수시로 울렁대는 버스에 서서 회사로 출근하면 녹초가 돼버려 업무를 바로 보기가 쉽지 않았다"면서 "지금은 거의 매일 앉아가면서 출퇴근 스트레스가 줄고 이에 따라 업무 집중도도 높아졌다"고 했다.

김씨의 지옥 같은 출퇴근 스트레스가 사라진 건 지난해 6월부터다. 그해 경기도는 안산시 상록구 고잔푸르지오6차아파트에서 출발해 한양대 에리카캠퍼스, 상록수역, 의왕톨게이트를 거쳐 서울 강남역을 운행하는 3102번 버스에 2층버스 2대를 배치했다. 덕분에 평일 서울로 출근하는 샐러리맨들은 좌석에 앉아 잠을 자거나 어학공부, 독서 등 여유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됐다.

안산뿐 아니라 수원 성남 남양주 파주 김포 용인 하남 시흥 고양 광주 화성에서 서울로 출퇴근하는 직장인들도 엄지를 추켜세우고 있다. 모두 '2층버스'를 타고 출퇴근하는 사람들이다.

김포에서 서울시청 근처로 출근 하는 박 모씨(42)는 "출퇴근때 너무 서서 가는 시간이 많아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갈까 고민도 많이 했다"면서 "2층버스 도입 후에는 그런 고민이 사라졌다"고 했다.

시티투어용으로 더 익숙한 2층버스가 광역버스로 변신한 뒤 경기도와 서울시 경계를 넘나드는 출퇴근족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인기'는 통계로도 입증된다. 경기도가 지난해 2층버스 이용자 300여 명을 개별 면접한 결과 77.7%가 '만족한다'고 응답했다. '만족하지 않는다'는 응답자는 7.3%에 불과했다.

79%는 '2층버스 운행이 출퇴근 문제 해소에 도움이 된다'고 했고, 87%는 '타 지역으로 확대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10명 중 9명은 '타인에게 권유할 의사가 있다'고 까지했다.

2층버스 이용자들의 만족도가 높은 것은 일반 버스에 비해 많은 좌석수 때문이다. 2층버스의 좌석은 70여 개로 49석인 일반버스의 1.5배에 달한다. 좌석수가 일반버스에 비해 많고 출퇴근 시간대에 집중 투입되다 보니 서서가는 출퇴근족이 현저히 줄었다. 저상버스 형태로 제작돼 장애인·노약자 이용이 편리하고, 좌석마다 설치된 USB 충전포트·독서등, 무료 와이파이 등도 만족도를 견인했다.

경기도 관계자는 "2층버스 도입 전 18%였던 광역버스 입석률이 2층버스 도입 후 지난해 4~5%로 떨어졌다"면서 "일반버스 보다 많은 좌석수가 가장 큰 요인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경기도는 내년 초까지 2층버스 50대를 도입해 총 193대를 운행하고 매년 50~100대를 추가 도입해 전체 운행 광역버스의 20%(420여 대)를 2층버스로 전환할 계획이다.

2015년 10월 경기 김포시와 서울시를 잇는 8601번 광역버스를 시작으로 점차 확대된 2층버스는 현재 경기도에서만 12개시 30개 노선에 93대가 운행 중이다.

과제도 있다. 1대당 4억5000만원 정도 하는 2층버스는 경기도와 시군, 버스 업체가 '1대1대1' 비율로 분담한다. 단체장·의회 의지에 따라 예산 확보가 쉽지 않을 가능성이 있고 국내에서 2층버스를 제작하는 업체가 없다 보니 적기에 A/S를 어떻게 받을 것이냐도 관건이다. 특히 좁은 좌석에 대한 불만이 많아 대비가 필요한 상황이다.

경기도 관계자는 "초기 볼보(Volvo)와 만(MAN)에서 도입한 2층버스의 좌석은 65.9~68㎝ 정도인데 앞으로 도입할 2층버스는 좌석수를 일부 줄여 70.6~70.8㎝로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홍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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