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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비상경영 사령탑 황각규 대표의 '주총장 데뷔' 막전막후

  • 이한나
  • 입력 : 2018.02.27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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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와이]
총수 부재 상황서 주총 의장 맡아 주주들과 소통
주주 의견 청취하고 발언기회 주려 애써 인상적
입사 40년만에 최고 전문경영직 오른 샐러리맨 롤모델


롯데지주 주총장면
▲ 롯데지주 주총장면
27일 잠실 롯데월드타워 31층에서 열린 롯데지주 임시 주주총회는 6개의 비상장 계열사를 합병 혹은 분할 합병해 지주사 체제를 강화하는 중요한 자리였다. 또한 신동빈 롯데 회장의 법정구속으로 비상경영 체제를 이끌고 있는 황각규 롯데지주 대표(부회장)의 첫 주주총회 의장 '데뷔' 자리이기도 했다.

주주총회 초반 주총 이사회 의장이 인사말을 하기도 전부터 일부 주주들이 법적인 절차 등에 대해 문제 제기를 했다. 일부 주주는 롯데지주 주가가 상장 후 오르지도 못하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리기도 했다. 상장사 주총의 법적 의무사항에 대해 과도하게 해석하면서 주총 의사 진행을 방해하는 모습도 보였다. 롯데 임직원들이 잘 못해 총수 구속까지 초래했다면서 흥분하는 주주도 있었다.

이 때문인지 황 부회장은 주주총회 진행에서 다소 소극적이면서 신중한 면모를 보였다. 평소 적극적인 소통에 능한 것으로 알려진 그는 시종일관 흥분하지 않고 감정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회의를 진행해 나갔다. 평소 카리스마 있고 강단 있는 모습과 달리 주주총회장에서는 의장 역할에 다소 어색해 하는 분위기도 엿보였다.

롯데그룹 입사 40년을 바라보는 그로서도 이사회 의장으로 회의를 주재한 것은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절차대로 안건이 상정되고 주주총회가 정상 궤도에 오르자 황 부회장은 의장으로서 원하는 주주들이 충분히 의사발언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세심하게 챙기는 모습이 한층 자연스러워졌다.

황 부회장은 주주총회가 끝난 후 기자들 앞에서 "주주들과 만나 그분들 생각을 이해할 수 있는 좋은 자리였다"면서 "주주 가치를 높이기 위해 애쓰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뒤이어 "지주사 체제 완성을 위한 호텔롯데 상장은 주주가치 훼손이 없이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시일이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롯데지주 주총 후 홀가분하게 말하는 황각규 롯데지주 대표이사 부회장
▲ 롯데지주 주총 후 홀가분하게 말하는 황각규 롯데지주 대표이사 부회장
황 부회장은 롯데쇼핑 사장 등 주요 보직을 거쳤지만 그룹 경영혁신실장 등을 맡아 인수·합병(M&A)과 신사업 진출 등 미래 성장동력 발굴에 집중하느라 계열사 대표를 맡을 기회는 거의 없었다. 지난해 롯데지주 출범을 앞두고 그 전신이라 할 수 있는 롯데제과 대표를 김용수 당시 롯데제과 대표(현 롯데중앙연구소장)와 함께 연초에 한시적으로 맡은 적은 있으나 당시 이사회 의장을 김 대표가 맡아 주총도 주재했다.

황 부회장은 1979년 호남석유화학(현 롯데케미칼)에 입사한 샐러리맨 출신이며 전문경영인으로 성장해 롯데그룹 2인자로 부상했다. 그는 1990년 신 회장이 호남석유화학 상무로 입사해 한국롯데에 적을 두기 시작할 때부터 신 회장을 보좌했다. 1995년 롯데 그룹본부로 적을 옮긴 후 국제팀장·실장을 거쳐 운영실장, 경영혁신실장을 역임하며 그룹 전략을 책임졌다. 신 회장 주도하에 롯데그룹이 신사업 진출과 M&A를 통해 급속 성장하는 과정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맡았다. 서울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했지만 일본어가 원어민 수준으로 유창해 신 회장은 물론 일본 경영진과도 막역한 사이로 알려져 있다.

황 부회장은 지난해 10월 출범한 롯데지주 대표를 맡고 있다. 신 회장과 함께 맡고 있지만 각자대표 체제이기 때문에 신 회장 부재시에도 지주 대표로서 업무를 추진할 수 있다. 신 회장 부재로 출범한 6인의 비상경영위원회 위원장이기도 하다.

[이한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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