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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의 눈물, 미분양 아파트 전국 1위 불명예

  • 최승균
  • 입력 : 2018.06.06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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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국가산업단지 전경 /사진 제공〓창원시
▲ 창원 국가산업단지 전경 /사진 제공〓창원시
[전국구 와글와글-49] 전국 미분양 아파트가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경남 창원이 수개월째 미분양 아파트 전국 1위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 창원은 1년 이내 1만가구가 넘는 추가 아파트 물량이 쏟아져 나올 예정이어서 제조업 불황과 더불어 빈집 쇼크가 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지난달 30일 국토교통부와 창원시에 따르면 창원의 미분양 아파트는 지난달 기준으로 6894가구다. 이는 경남 전체 미분양 아파트 물량인 1만3724가구 대비 절반이 넘는 수치고, 전국 미분양 아파트 물량의 11.5%를 차지한다.

이처럼 창원의 미분양 아파트가 늘어난 이유는 뭘까. 최근 3년 새 창원뿐만 아니라 마산, 진해 등지에 택지 개발과 재건축 등으로 인해 대규모 아파트 공급이 늘어난 게 결정적이다. 게다가 창원의 기반산업인 기계, 조선기자재, 자동차 부품 등 제조업이 불황을 겪으면서 상주인구가 줄어들고 있고 창원과 인접한 양산·김해·서부산 등지에 대규모 아파트 공급이 늘어나면서 인구가 이동한 것도 한몫하고 있다. 여기에 신규 아파트뿐만 아니라 일반주택과 다가구주택, 오피스텔 등까지 신규 물량이 더해지면서 주택 공급과잉을 부추겼다.

2015년 창원의 아파트 가구 수는 22만1069가구였지만 2016년에는 22만5089가구, 지난해에는 23만7507가구로 2년 만에 약 1만6500가구가 늘었다. 현재 미분양 아파트 물량을 단순 계산하더라도 이 기간 분양된 아파트는 35% 정도밖에 되지 않는 셈이다. 특히 옛 창원 지역보다는 마산·진해 지역 대규모 아파트 공급 물량에서 미분양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창원의 주택보급률을 보면 2012년에는 102.7%였으나 2015년 105.2%, 2016년 105.8%로 점진적으로 증가하다 지난해에는 108%를 기록했다. 이는 2017년 기준 전국 주택보급률(102.6%)보다 5.4%포인트나 높다.

반면 인구는 줄어들고 있다. 2010년 창원·마산·진해 지역 통합 당시 인구는 108만1000여 명이었으나 2015년에는 106만3000여 명, 2016년에는 105만7000여 명, 지난해에는 105만여 명으로 떨어졌다. STX조선해양 등 조선산업이 붕괴되고 기계 중심의 제조업이 어려움을 겪으면서다.

아파트 공급과잉에 따른 부동산 가격도 급락했다.

한국감정원 부동산 통계자료에 따르면 창원의 아파트 평균 매매 가격은 2016년 4월 2억3820만원이었으나 올해 4월 기준으로 2억390만원으로 2년 새 3400만원가량 떨어졌다. 실제 부동산 하락 체감은 더욱 심하다. 창원 중심가에 위치한 아파트인 트리비앙, 노블파크 등은 1년 새 실매매가는 1억원가량 하락했고, 현재는 부동산 거래 자체가 거의 없는 실정이다. 또 마산합포구 월영동 부영아파트는 전체가 미분양 상태다. 진해구 남문지구에 분양된 시티프라움, 호반베르디움 등 이 일대 아파트도 미분양으로 인해 가격을 할인하거나 중도금 무이자 대출 등을 내걸고 있지만 여전히 물량이 소화되지 못하고 있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역의 정치권 이슈로도 공방을 벌이고 있다.

창원 아파트 공급과잉으로 인한 미분양 물량과 아파트 가격 하락이 자유한국당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한 안상수 현 창원시장의 시정 실패라고 다른 후보들은 공세를 가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마산 월영 부영아파트다. 이 아파트는 전체 공급 물량 4298가구 중 177가구가 분양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부영주택이 분양률을 허위 신고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기존 가구도 계약을 해지해 현재 전체 가구 모두가 미분양 상태다. 창원 전체 미분양 아파트 물량의 3분의 2에 달하는 수치다.

이에 안 시장은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 월영 부영아파트 문제는 홍준표 대표(당시 경남지사) 탓이라고 맞받아쳤다. 이 아파트는 2006년 최초 사업계획 승인 당시만 해도 3152가구였던 것을 변경 승인하면서 현재의 4298가구로 대폭 늘어났다. 변경 당시 창원시는 최초 사업계획보다 가구 수와 건물 수가 증가해 교통 민원과 조망권 확보가 어렵다며 동과 가구 수 축소를 적극 요구했지만 심의 과정에서 미반영돼 38개동 4298가구 건축이 승인됐다고 안 시장은 설명했다.

창원의 미분양 물량은 당분간 늘어날 개연성도 크다. 향후 1년 내 창원에 추가로 준공되는 아파트만 1만1649가구에 달해 경기 침체인 상황에서 물량이 더 쌓일 수 있다는 게 부동산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창원/최승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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