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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억압과 차별, 북한사회를 관통하는 문제

  • 이우찬
  • 입력 : 2018.06.12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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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평양 여성들 /사진=평양공연 사진공동취재단
▲ 북한 평양 여성들 /사진=평양공연 사진공동취재단
[우리가 몰랐던 북한-16] "남존여비(男尊女卑)"

'남자는 존귀하고 여자는 비천하다'는 이 말은 오랜 봉건사회에서의 세습으로 전해져 온 말이다. 이런 잘못된 세습이 가장 심했던 시대는 바로 조선시대라고 전해지고 있다. 조선시대는 그야말로 여자의 말소리는 담을 넘어서는 안 되며 출가한 아낙은 다른 사내와 말조차 섞어서는 안 되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시대가 변화고 여성들의 사회 진출과 사회적 지위 등이 중시되면서 관습으로 여겨졌던 많은 세습이 사라졌다. 그중 대표적인 예로 '호주제 폐지'와 '남성만 종중원이 된다는 관습'을 위헌으로 선언한 헌법재판소의 결정이다.

우리 헌법 제10조는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다.

헌법의 전제가 되고 있는 인간상(人間像)은 자신이 스스로 선택한 인생관·사회관을 바탕으로 사회공동체 안에서 각자의 생활을 자신의 책임 아래 스스로 결정하고 형성하는 성숙한 민주시민과 개인과 공동체의 상화연관 속에서 균형 잡고 있는 인격체라 할 것이다.

즉 인간의 존엄과 가치는 모든 인간을 그 자체로서 목적으로 존중할 것을 요구하고, 인간을 목적을 위한 단순한 수단으로 취급하는 것을 허용하지 아니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모든 인간은 평등하고 성별·종교·사회적 신분에 따라 그 어떠한 차별을 받아서도 아니 됨을 의미하기도 한다.

물론 서로 다른 문화적 차이로 인해 여성에 대한 사회적 제약이 어느 정도 존재하는 것은 이미 우리는 각 나라의 문화와 사회적 배경을 통해 익숙히 알고 있다.

그런데 북한은 아직까지 자신들이 만들어 놓은 봉건사회 세습에 얽매여 살고 있는 것 같다.

과연 오늘날 북한 사회의 가장 봉건적 세습으로 알려지고 있는 여성의 인권이 어느 정도인지 알고자 한다. 이는 앞으로 남북한의 평화가 이어지고 북한이 개혁과 개방을 위해서도 알아야 하는 진실이기 때문이다.

첫째로 북한 여성은 일터에서 남성에 비해 많은 노동을 하고 있음에도 그 정당한 대우를 받지 못한다는 것이다.

근로의 대가는 사회적 배려에 의해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노력과 땀으로 이뤄지는 개인의 재산이며 인격 향상을 위한 기본적 요소이기도 하다. 그러나 북한 여성은 남성에 비해 많은 노동을 하고 있으며 실제로 북한에서 삶을 살아온 많은 북한 이탈 주민의 증언을 들어봐도 공장이나 농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은 남성들은 뒷짐을 지고 여성들은 허리조차 펴지 못하고 일한다는 것이다.

최근 소식통에 따르면 여전히 북한 여성의 대부분이 강제적 노동력의 도구로 이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남성 대비 여성비가 많은 북한의 경우 대부분 남성은 만17세가 되면 군대에 의무적으로 입대해야 하기 때문에 여성의 근로 제공은 더욱 필수적이라고 한다. 북한도 식량 공급난이 시작됐던 '고난의 행군' 이후부터 출산율이 계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으며 심지어 소식통에 따르면 자녀를 갖지 않기 위해 불임수술을 받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고 한다.

이 때문에 북한 사회에서 여성은 남성에 비해 고된 노동력을 국가로부터 강요받고 있다고 한다.

둘째로 북한 사회 권력층이 여성에 대한 성폭행이나 성추행이 관례로 돼 있다는 것이다. 중국으로 탈북했다가 중국 공안에 잡혀 다시 북송되는 경우 사회안전보위부나 사회안정보안성(경찰청)에서 그 대상에 따라 조사를 받게 된다고 한다.

이때 북송된 여성 대부분이 보위원 또는 보안원(경찰)에게 성을 상납하거나 아니면 강제로 성폭행을 당하는 사례가 많고 이는 미성년자라고 해도 예외는 아니라고 한다. 이는 북한에서 성실하게 삶을 살아가는 여성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라고 한다. 공장이나 농장에서 당 간부들 눈에 나지 않기 위해서는 그들의 요구를 들어줘야 하고 또 그렇게 하지 않으면 부당한 처우를 받는다는 것이다.

최근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여성의 삶은 이전이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라고 이야기했다. 권력의 최고위층은 그들대로 여성을 인간으로 대하는 것이 아니고 그들의 욕구 충만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어느 정도 당 간부로 일하는 남성들도 자신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공장에서 더욱 고된 일을 시키거나 약간의 실수에도 마치 큰 죄를 지은 사람마냥 취급한다는 것이다.

북한 소식통은 입에 담기도 민망하거나 너무 수치스럽다고 이야기하면서 북한 주민 중 정치범수용소나 교화소(교도소)에 수용된 사람들의 인권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도 현재 북한 여성의 인권이 그 어느 때보다도 국제사회에 조명돼 해결해야 할 우선적인 문제라고 말했다. 어려서부터 어려운 삶 속에서 자신이 선택하지 않은 삶을 살아가며 상처받는 북한 여성의 아픔은 누가 치유할 것이며, 누가 북한 여성의 인권을 개선하기 위해 싸워줄 것인가.

북한 사회는 영화 '임꺽정' '피리 부는 사나이' 등을 통해 봉건사회에서 양반이 백성을 착취해 백성이 도적이 된 것으로 각색해 북한 주민을 선동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과연 그들은 자신들이 봉건사회의 양반이 된 것처럼 행세하는 것을 모르는 것인지 알면서도 당연한 것으로 여기는 것인지 짐작할 수는 없다.

남북의 진정한 평화 속에는 북한 여성의 인권이 존중되고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 것도 전제돼 있어야 한다.

[이우찬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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