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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150만명 붕괴된 대전시, '기업친화'로 승부수

  • 조한필
  • 입력 : 2018.07.13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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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 전경
▲ 대전시 전경
[전국구 와글와글-58] 한때 성장의 아이콘으로 불렸던 대전광역시가 인구 감소에 비상이 걸렸다. 이웃한 신도시인 세종시로의 인구 유출, 기업 이전 등 이른바 '세종시 블랙홀 현상' 우려가 현실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지난 2월 심리적 저지선인 150만명이 8년 만에 무너진 이후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도시 간 경쟁시대에서 '인구'는 단연 도시 성장과 발전의 바로미터이고 규모의 경제를 유지해나가기 위해서도 인구는 필수 요소라는 점을 감안할 때 여간 고민이 아닐 수 없다.

10일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대전의 인구는 총 149만4878명으로 집계됐다. 2010년 2월 150만명을 넘어선 대전시 인구는 2014년 7월 153만6349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해마다 감소하고 있다. 시 인구는 좀처럼 반등 모멘텀을 찾지 못하고 있다. 2016년 9월 151만6241명에서 10월 151만5787명으로 떨어지더니 그 뒤부터는 매달 평균 1000여 명씩 하락 중이다.

대전시 인구 감소의 원인은 무엇보다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세종시 영향이 크다. 세종시는 지난 5월 8일 인구 30만명을 돌파하면서 시 출범 5년10개월 만에 인구가 3배 넘게 증가했다. 통계청의 인구이동통계에 따르면 세종시로 순이동한 인구는 최근 5년간(2012년 7월부터 2017년 10월) 16만6229명이었다. 이 중 세종으로 간 대전 시민만 40.2%인 6만6838명에 달한다.

하지만 대전의 인구 감소세는 세종시의 도시 발전이 안정될 때까지는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지배적인 의견이다. 세종시의 주택 가격 상승과 생활 수준 향상에 대한 기대심리로 대전에서 세종으로 이사 갈 수요가 더 커질 것이란 분석에서다. 더욱이 세종시는 2030년 80만명의 인구 목표를 설정해놓고 아파트 분양 등 각종 개발사업이 착착 진행되고 있다. 실제 행복도시건설청에 따르면 7월 현재 세종시 신도심에서는 현재 10만5000가구를 공급해 8만1000가구가 준공되고 내년까지 1만7000가구가 추가로 공급되며 2020년까지 12만가구의 입주가 예정돼 있다.

사정이 이렇게 되자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끄기 위한 대전시의 발걸음도 빨라졌다. 지난 2일 취임한 허태정 대전시장이 인구 감소에 따른 대책 마련을 민선 7기 최대 현안사업 중 하나로 강조하고 나선 것도 '대전의 위기감'을 반영하고 있다. 우선 대전시가 꺼낸 카드는 대규모 주택 공급과 일자리 창출이다. 대전시 관계자는 "세종시 출범 후 상대적으로 전세금이 저렴하고 분양가 대비 수익률이 높은 세종시로 인구가 대거 빠져나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면서 "대전으로의 재유입을 위해서는 주택 공급 확대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분양과 입주를 합쳐 대전 공동주택 공급량은 2014년 1만1813가구에서 2015년 5702가구로 뚝 떨어진 뒤 2016년 6278가구, 지난해 7615가구에 그쳤다. 대전시는 올해 일반분양 7025가구, LH 등 임대아파트 1255가구 등 총 8280가구를 공급할 계획이다. 대전 도안신도시 2-1지구 도시개발사업 등 아직 사업 승인이 안 난 물량을 포함하면 1만가구를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일자리 부족 문제로 인한 인구 유출이 크다고 보고 기업 유치에도 힘쓰고 있다. 시는 수년째 유명무실했던 '기업유치 및 투자촉진 조례'를 기업 친화적으로 완전히 뜯어고쳤다. 기업 유치에 도움이 되도록 지원 요건은 낮추고 보조금과 지원 대상은 대폭 늘렸다. 투자기업 지원 기준을 100억원에서 20억원, 창업기업은 200억원에서 5억원으로 각각 낮췄다. 연구소기업이 5억원을 투자하면 보조금을 지원받을 수 있도록 하는 규정도 신설했다.

이와 함께 산업단지 조성 관련 인프라스트럭처 확충도 중점 추진하기로 했다. 대전은 산업용지가 부족해 타 지역으로 떠나는 기업들의 행보를 막지 못했다. 올해는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신동·둔곡지구 산업단지 1차 분양을 경쟁률 17대1로 성공리에 마쳤고 유성구 안산·대덕구 평촌지구도 산업단지로 개발되면서 기업들이 저렴하면서도 우수한 도시 인프라를 갖춘 산업용지에서 활동할 터전을 넓히는 중이다.

대전시가 또 하나 주력하는 것은 청년층 유출 방지다. 실제 지난해 대전 전출자 전체의 45%인 7288명이 한창 일하는 핵심생산가능인구(25~49세)였다. 시는 올해 전년보다 6억여 원 높인 313억원의 예산을 전격 청년사업에 투입해 맞춤형 정책을 펴고 있다. 대전은 매년 3만5000여 명에 달하는 대학졸업생이 배출되는 젊은 도시로 청년들을 붙잡아둘 일자리를 만든 것이 유용한 인구 유출 방지책이기 때문이다.

대전의 자치구들도 '인구 영향평가' 규정 신설과 함께 출산장려금 확대 시책 등 인구를 늘리기 위한 행정력에 집중하고 있다. 대전 서구는 최근 전국에서 처음으로 '인구 영향평가' 규정을 신설해 사업 시행 초기 단계부터 인구 증가 관점에서 정책을 추진하기로 했고, 중구는 이달부터 첫째아이가 태어나면 출산장려금 30만원을 지급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좋은 기업을 많이 유치하면 일자리를 찾아 사람들이 외부로 빠져나가는 것을 막고 새로운 인구를 끌어들이는 효과가 있다"며 "대한민국 최고 과학도시 대전의 도시 특성에 맞게 도심 곳곳에 창업·벤처기업들이 자리 잡아 좋은 일자리를 만들면 자연스럽게 인구도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현재 사업이 진행 중인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엑스포 재창조, 신세계 사이언스콤플렉스 조성 사업은 물론 용산동 현대프리미엄아웃렛, 도안 호수공원, 유성관광특구 대형 스파리조트 건설 등 매머드급 지역경제 활성화 시책을 차질 없이 추진해 도시 전체의 매력도도 함께 높이겠다"고 말했다.

[대전/조한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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