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프리미엄비하인드스토리

블록체인 열풍 속 새로운 먹거리 찾은 '2人의 컨설턴트'

  • 김진솔
  • 입력 : 2018.10.04 15:01
  • 프린트
  • 이메일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공유
# '핀테크(Fintech).'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아예 존재조차 하지 않았던 이 생소한 단어가 전 세계인의 금융생활을 송두리째 바꾸고 있다. 금융(Finance)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인 핀테크는 정보기술(IT)을 적용해 간편하게 쓸 수 있는 금융 서비스를 의미한다.

지난해 엄청난 센세이션을 일으킨 가상화폐를 필두로 인터넷뱅크, P2P대출까지 핀테크는 우리가 아는 모든 금융시장을 아예 다른 모습으로 바꿔놓고 있다. 이제 핀테크를 이해하지 못하면 똑똑한 재테크는 불가능하다. 이에 매경미디어그룹에서 핀테크 분야에 가장 도통한 3인의 기자(정지성·오찬종·김진솔 기자), 일명 핀벤저스(핀테크+어벤저스)가 뭉쳐 독자들에게 정확한 정보와 혜안을 전달하기 위한 핀테크 파헤치기에 나섰다.

[핀벤저스의 핀테크뽀개기-11] '우후죽순 ICO(암호화폐 공개) 시대'

블록체인 열풍의 파도를 타고 스타트업들의 가장 쉬운 투자금 모집 수단으로 ICO가 떠오르고 있다. 기업 입장에서 자사가 만들 서비스의 코인을 판매하면 초기 서비스 사용자를 쉽게 확보할 수 있는 데다 코인이 입소문을 타면 홍보 효과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향후 거래소 상장 시 ICO 가격보다 높은 가격에 코인 가격이 형성되면 초기 참여자들이 이익을 볼 수 있어 투자자들 역시 투자 참여에 호의적인 경우가 많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ICO에 나서고자 하는 회사들은 많지만 허술한 백서(ICO하는 코인에 대한 정보를 담은 문서)를 제공할 경우 투자자들로부터 외면받기 쉽다. 사용자가 해당 서비스로 겪게 될 경험을 쉽게 도식화하지 못할 경우도 투자에 난항을 겪는다.

이같이 공급과 수요는 충분하지만 마땅한 전문가가 없어 불확실성이 큰 블록체인 시장의 틈새를 파고든 이들이 있어 눈길을 끈다. 블록체인이라는 신 영역에 자신이 가진 기본 역량을 접목해 시장의 전문가로 우뚝 선 2명의 컨설턴트를 만나봤다.

◆"핀테크 컨설팅에서 블록체인으로 시선 확장"-최화준 팀위 블록체인 컨설팅 담당자

최화준(오른쪽 첫번째)씨가 팀원들과 블록체인 기업의 백서 관련 회의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 팀위
▲ 최화준(오른쪽 첫번째)씨가 팀원들과 블록체인 기업의 백서 관련 회의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 팀위

금융•핀테크 마케팅 컨설팅 회사에 재직 중인 최화준 씨는 블록체인 기업들의 컨설팅을 담당하고 있다. 와튼 스쿨로 유명한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교를 졸업해 금융 분야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IT기업에서 프로젝트를 수행하다 핀테크를 거쳐 블록체인 컨설턴트의 길을 걷게 됐다.

그가 몸담고 있는 회사인 우리팀(팀위)은 토스의 CMO를 역임한 권영은 대표가 세운 회사로 블록체인 기반 페이먼트, 송금·디지털 금융 및 핀테크, 크립토 경제 모델링을 컨설팅하며 마케팅(PR 및 브랜딩 포함) 전략을 짜고 실행하는 일을 한다.

"다양한 블록체인 백서를 읽고 분석하며 작성하는 것이 나의 주요 업무다. 시장에는 수천 개의 블록체인 프로젝트가 혼재하기 때문에 끊임없이 팀 구성원들과 시장 상황을 공유하고 부족한 부분을 채워가는 것 역시 중요한 하루 일과다."

업계에서 '백서 전문가'로 통하는 그는 백서를 크게 4가지 기준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먼저 그는 백서를 프로젝트의 비전, 기술, 토큰 설계, 구성원이 가진 능력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일종의 보고서로 정의했다.

"백서 속의 비전은 그들이 추구하는 생태계(혹은 제품)의 청사진을 글로서 제시하는 것이다. 기술은 사업 실현 가능성과 시장 경쟁력을 가늠하는 중요한 척도다. 토큰(혹은 코인)은 블록체인 생태계를 지탱하는 자원 역할을 하기 때문에 토큰 설계 역시 신중하게 분석하는 부분이다. 마지막으로 프로젝트를 이끌어 나가는 구성원의 역량을 살펴본다."

투자자들이 백서 전문가들에게 가장 궁금해 할 '스캠 백서 옥석 가리기'에 대해서도 물었다. 그는 가장 흔한 백서의 신뢰성을 해치는 사례로 대표의 '학력 위조'를 꼽았다.

"가장 흔한 스캠 백서들의 사례는 창업자들의 학력 혹은 경력 위조다. 그들은 대부분 명문대학이나 잘 알려진 글로벌 기업에서의 경력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는데 SNS나 관련 HR회사를 통해서 조회해보면 위조된 것임을 손쉽게 알 수 있다. 백서의 어드바이저나 사업파트너 부분에서 회사의 사업과 관계없어 보이는 인물들이 참여하는 경우도 스캠 백서로 의심해 볼 수 있다.

 이어 최 컨설턴트는 백서에 기술된 토큰 설계를 역으로 계산해 보아 계산 오류를 발견한다면 스캠 백서일 확률이 높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면 모금액과 안 맞을 때다. 사용처와 안 맞을 때가 있다. 이렇게 의심이 갈 경우 밋업에서 개인적으로 물어보는 것도 방법이다.

최 컨설턴트는 자신과 같은 백서 전문가의 길을 걷고자 하는 후배들을 위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백서 전문가답게 '백서를 많이 읽다 보면 자연스레 전문가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컨설턴트들은 매일 새로운 백서를 봐야 한다. 새 백서들은 처음 보는 블록체인 기술과 토큰 설계 모델을 시장에 제시하는 경우가 많아 이것을 빠르게 숙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시장의 팽창 속도와 새로운 지식의 범람 속도를 개인이 따라잡기 힘들기 때문에 스터디나 협업을 통해 블록체인 지식을 점진적으로 습득하고 다양한 토큰 모델을 경험한다면 전문가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UX디자인이 가장 필요한 블록체인 회사를 찾아서"- 박한근 퍼스트 블록 컨설팅 대표

박한근 퍼스트블록컨설팅 대표 /사진=김진솔 기자
▲ 박한근 퍼스트블록컨설팅 대표 /사진=김진솔 기자

대기업들과 함께 일하며 UX디자이너로서 사용자들에게 최적의 제품 경험을 선사할 방법에 대해 주로 고민해왔던 박한근 씨는 이를 기반으로 블록체인 전문 컨설팅 기업을 차렸다. 그는 UX 역시 블록체인을 구성하는 동력 중 하나라고 생각했다.

"ICO에서 투자자와 일반인 등 각각의 참여자들만의 니즈가 다르다. 나의 경우 코어 밸류 시나리오(core-value-scenario)라는 기법을 쓰는데 사용자가 이해하기 쉽게끔 이야기 형태로 전달하는 기법을 말한다. 기술을 선택하는 사람들은 사용자이기 때문에 그들에게 어떻게 어필할 것인지를 우선적으로 고민해야 한다. 그 역할을 UX디자인이 한다."

UX에 일가견이 있는 그가 디자인이나 공학을 전공했을 거라는 예상과 달리 그는 신문방송학 전공자다. 당시, 새로운 미디어로 떠오른 인터넷에 관심이 생긴 그는 1년 정도를 시스템과 프로그래밍 역량을 키우는데 과감하게 투자해서, 온라인 서비스 기획자로 사회에 첫 발을 디뎠다.

"1년 동안 배운 시스템과 프로그래밍 스킬이 온라인 서비스를 기획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었다. 이를 바탕으로 사용자 측면에서 서비스 경험을 증진하는데 노력했고, 그 결과 17년 동안 다수의 대기업 프로젝트에서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었다"

UX디자이너로 일하던 중 그는 우연히 블록체인 세계에 대해 눈을 뜨기 시작했고, 관련 공부를 시작했다.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는 동력이 블록체인이 될 거라 확신했고 사용자 경험적 시각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그의 예상은 적중했다.

"현재 업계에서 UX만으로 컨설팅을 하는 회사로서는 유일무이하다고 생각한다. 전체 업계에서도 시장점유율을 매긴다고 하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자부한다."

누구보다 많은 프로젝트 팀과 미팅을 진행해봤을 그에게 투자자가 주의해야 할 업체의 기준에 대해서 물었다. 기자의 물음에 박 대표는 일종의 다이어그램을 그리다보면 올바른 블록체인 가치평가가 이뤄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상생 메커니즘, 스마트 컨트랙에 대한 이해, 그러한 일종의 로직이 구성돼야 하고 토큰에 대한 보상이 명확한지, 서드파티와 융합성 등으로 따져보면 다이아그램을 그릴 수 있다. 크게 투명성, 가치통합성, 글로벌 펀딩, 스마트 콘트랙트, 투명성, 유효한 보상만 꼼꼼하게 따져보면 괜찮은 회사를 추릴 수 있다."

그는 자신이 블록체인이라는 전문 분야를 택했던 것처럼 UX디자이너의 길을 걷는 다른 후배들 역시 '기술'에 대한 관심을 게을리 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UX디자이너들은 서비스의 기술을 어떻게 하면 사용자들에게 제대로 체험시켜줄 수 있는지 고민해야 하는 직업이다. 이 때문에 기술에 대한 관심을 갖고 열린 마음으로 이를 받아들이는 것이 필요하다."

[김진솔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