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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나 다니엘 블레이크', 국토부차관 홍보 자청 왜?

  • 이한나
  • 입력 : 2017.01.12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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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비타트총회서 연설하는 김경환 국토부 차관 /사진=국토교통부
▲ 해비타트총회서 연설하는 김경환 국토부 차관 /사진=국토교통부
[뉴스&와이] 김경환 국토교통부 1차관(60)은 최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느닷없이 영화 얘기부터 꺼냈다. 지난해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은 영국 영화 '나, 다니엘 블레이크(I, Daniel Blake)'였다.

영화 "나, 다니엘 블레이크" 포스터 /사진=영화사 진진
▲ 영화 "나, 다니엘 블레이크" 포스터 /사진=영화사 진진
이 영화는 심장 이상으로 일을 하지 못하게 된 목수 다니엘이 관료주의적인 행정 시스템에 맞서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는 내용을 담았다. 영화를 만든 켄 로치 감독(80)은 그동안 노동자 저소득층 등 소외된 이웃이 처한 현실을 고발하는 진보적 메시지를 전달해온 영국의 거장 감독이다.

 영화에서 주인공 다니엘은 "나는 개가 아니라 사람이다"고 외친다. 본인이 경제적으로 어렵고 일을 시작하기도 힘든 상황에서 본인보다 더 곤란한 상황에 처한 약자를 도우려고 애쓰는 모습은 큰 울림을 준다.

 아무리 기다려도 연결되지 않는 안내 전화음, 정작 복지수당을 신청하러 정부 사무실에 방문했을 때 인터넷으로만 미리 신청받는다고 차갑게 내쫓기는 장면 등은 크게 공감 가는 부분이다. 이 모든 과정이 아주 담백하게 그려지는 것이 영화의 백미라 할 수 있다.

 김 차관은 "주말에 가족과 함께 영화관을 찾았다가 우연히 보게 됐는데 메시지가 강렬하고 감동적이어서 공무원들은 물론 기자들도 꼭 보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영화를 보면서 그는 지난해 10월 에콰도르 수도 키토에서 열린 유엔 해비타트 3차 총회에 한국 수석 대표로 참석했을 당시를 떠올렸다고 한다. 20년마다 열리는 해비타트 총회는 지난해 '모두를 위한 지속 가능한 도시와 인간 정주'를 주제로 열렸고 김 차관은 그곳에서 '포용성'이란 화두를 숙제처럼 안고 귀국했단다. 이 영화를 보면서 그 고민이 더욱 심화됐다는 후문이다.

 국토부가 행복주택을 비롯해 주거복지 정책을 확대하고 있는 추세도 이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김 차관은 주택·부동산·도시정책 전문가로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와 국토연구원 원장을 거쳐 2015년 차관에 올랐다. 서강대 경제학과와 미국 프린스턴대 경제학 석·박사를 받은 시장경제주의자다. 성실하면서도 꼼꼼하고 합리적인 성격에 이론적 배경까지 갖춰 평소 직원들과 격의 없이 소통을 즐기는 편이다. 김 차관이 주택 정책에서 어떻게 포용성을 끌어안고 갈지 주목된다.

[이한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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