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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가 기회를 만들다...P2P금융사 '피플펀드'의 도약

  • 정지성
  • 입력 : 2018.07.19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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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핀테크(Fintech)'.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아예 존재조차 하지 않았던 이 생소한 단어가 전 세계인의 금융 생활을 송두리째 바꾸고 있다. 금융(Finance)와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인 핀테크는 IT를 적용해 간편하게 쓸 수 있는 금융 서비스를 의미한다.

지난해 엄청난 센세이션을 일으킨 가상화폐를 필두로 인터넷뱅크, P2P대출까지 핀테크는 우리가 아는 모든 금융 시장을 아예 다른 모습으로 바꿔놓고 있다. 이제 더 이상 핀테크를 이해하지 못하면 똑똑한 재테크가 불가능하다. 이에 매경미디어그룹에서 핀테크 분야에 가장 도통한 3인의 기자(정지성·오찬종·김진솔 기자), 일명 핀벤저스(핀테크+어벤저스)가 뭉쳐 독자들에게 정확한 정보와 혜안을 전달하기 위한 핀테크 파헤치기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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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벤저스의 핀테크뽀개기-2] 위기는 기회를 만든다. P2P(Peer to Peer·개인 간) 대출업체 피플펀드에 정확히 적용되는 말이다. 피플펀드는 창업 초기부터 안정기에 이르기까지 무수히 많은 위기를 겪으면서 더 단단해졌다.

각종 규제와 사고로 인한 부침 속에서도 피플펀드(People Fund)란 이름처럼 '사람을 위한 금융'이란 기치를 잃지 않았다. 그렇게 피플펀드는 업계에서 가장 빨리 성장한 대표주자가 됐고, 김대윤 피플펀드 대표는 한국핀테크산업협회 회장 자리에 올랐다.

서비스 시작 후 피플펀드는 월 100억원 이상의 신규 대출을 온라인상에서 모집하며 지속적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2017년 하반기 기준 매월 약 3000명의 신규 투자자가 유입되고 있으며 누적 약 2만6000명의 고객을 보유하고 있다. 이렇게 잘나가는 기업이지만 그 시작은 순탄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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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 시작조차 못하고 좌초 위기…주목받는 계기가 되다

"기자님이 도와주지 않으면 회사가 시작도 하기 전에 문을 닫아야 할 형편입니다."

김대윤 피플펀드 대표를 점심 자리에서 처음 만난 것은 2016년 봄이었다. 아직 앳된 30대 김 대표의 얼굴에는 수심이 가득했다.

김 대표가 들려준 이야기는 한마디로 금융당국의 불합리한 규제 때문에 새로운 사업을 시작조차 못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김 대표가 만든 피플펀드는 국내 최초로 전북은행과 손잡고 '은행 연계형 P2P대출상품'을 출시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P2P업체가 '대부업'으로 등록해야 영업을 허가할 수 있다는 금융감독원 규제에 따라 상품 출시가 무기한 연기된 상태였다.

공부를 위해 미국에서 오래 체류했던 김 대표는 "핀테크 산업에 호의적인 영미권과 달리 한국은 금융기업이 새로운 시도를 하면 금융당국이 사고가 터질 것부터 우려한다"며 "부서마다 서로 책임을 떠넘기며 인가를 차일피일 미루기 때문에 핀테크 산업이 발전하기 어려운 구조"라고 나에게 호소했다.

당시 나는 김 대표의 열정과 P2P금융업에 대한 비전에 반해 금융당국의 불합리한 규제를 비판하는 내용의 기사를 여러 번 썼다. 새로운 산업이 싹을 틔우기도 전에 기존 규제의 굴레에 갇혀 고사해선 안 된다는 것이 당시 나의 신념이었다.

하늘이 우리의 진정성을 받아들였는지 금융당국은 그 후 약 2개월 만에 피플펀드의 상품 출시를 허가했고, 김 대표는 사업을 시작할 수 있었다. 당시 경험은 피플펀드와 나의 관계가 '기자'와 '출입처'의 관계를 넘어 새로운 산업을 위해 낡은 규제를 깨부수는 데 뜻을 같이한 동업자 의식을 가질 수 있었던 결정적 계기가 됐다.

▶투자은행·컨설팅사 출신의 엘리트…P2P대출에 뛰어들기까지

나중에야 안 사실이지만 김 대표는 창업 초기부터 화려한 '스펙'으로 업계에서 유명세를 탄 인물이다. 1981년생인 김 대표는 막연한 아이디어만으로 창업한 다른 스타트업(초기 벤처기업) 대표들과는 달리 철저하게 준비된 금융맨이다.

김 대표의 탁월한 사업 재능은 청소년 시절부터 발휘됐다. 그는 1990년대 초반 당시 금융맨이었던 아버지가 해외 지점에 발령받으면서 중학생 시절부터 홍콩에서 살게 됐다. 현지 외국인학교에 다니면서 다른 '금수저' 학생들에 비해 용돈이 적어 답답함을 느꼈던 그는 기막힌 사업 아이디어를 생각해 냈다. 당시는 '난 알아요'를 들고 나온 가수 '서태지와 아이들'이 엄청난 인기를 끌던 시절이었다. 김 대표는 한국에 있는 친구에게 부탁해 서태지의 음악을 카세트테이프에 녹음해 항공우편으로 보내달라고 부탁했다. 받은 테이프를 포장해 교인들에게 팔았다.

그가 시작한 테이프 '무역'은 말 그대로 '대박'이 났다. 그는 "중학생으로선 큰돈인 20만~30만원을 벌어 용돈으로 넉넉히 쓸 수 있었다"며 "비교적 어린 나이에 사업의 매력에 눈을 뜬 것 같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김 대표는 대학을 졸업한 뒤 맥쿼리증권에서 인수·합병(M&A) 업무를 맡으며 평범한 직장 생활을 시작했다. 뛰어난 스펙을 갖춘 그는 외국계 IB(투자은행)맨이나 컨설턴트로 안정적인 길을 걸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P2P를 향한 열정으로 과감히 사표를 던지고 스스로 창업이란 고생길을 택했다.

▶ 금융권 최고 전문가들, 피플펀드에 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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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펀드가 업계에서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인 것은 훌륭한 인재들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피플펀드는 올해 초부터 전문 인력에 대한 과감한 투자를 통해 금융·기술인력을 충원했다. 특히 기존 금융사에서 2017년 한 해 동안 총 12명의 신규 인력을 충원했으며 이를 기반으로 부동산, 중소기업, 구조화상품 대출 등의 다양한 투자상품을 개발해 냈다.

피플펀드의 인사 제도를 만든 강명관 운영 총괄이사는 베인앤컴퍼니와 교육 스타트업 에스티유니타스(영단기)를 거친 스타트업 업계의 '미다스의 손'이다. 그가 만든 인사 제도는 독특하다. '피플펀드'란 이름처럼 인재가 가장 중요하다는 기조 아래 스타트업으로선 파격적인 복지후생 제도를 시행 중이다.

피플펀드는 직급에 따라 호봉이 지급되는 일반적인 회사와 달리 직무(전문 영역)가 유사한 직군을 묶은 '밴드(Band)'라는 독특한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밴드 내에서 역량에 따라 총 6개로 등급이 나뉘게 된다. 등급이 올라갈수록 연봉과 대우도 올라간다.

스타트업이지만 직원 복지는 대기업 못지않다. 강 이사는 "피플펀드는 회사 이름처럼 '사람이 먼저다'를 캐치프레이즈로 삼아 직원들이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을 중시한다"고 강조했다. 먼저 결혼하는 직원은 10일의 유급휴가에 개인연차 5일을 추가로 쓸 수 있으며, 회사에서 축하금 100만원을 지급한다.

구성원들의 소통과 친목을 위해 마련된 제도도 있다. '랜런버(랜덤런치버디·Ramdon Lunch Buddy)'라는 행사로 일주일에 한 번씩 직원들이 부서에 상관없이 랜덤하게 조를 구성해 식사를 한다. 직원들에게는 1인당 1만5000원의 별도 식대가 지원된다.

강 이사는 "이외에도 평소 고마움을 느낀 동료를 회사 게시판을 통해 칭찬하는 '땡플(Thank you & Please)' 제도를 통해 직원 간 서로 돕고 존중하는 문화를 만들고 있다"며 "회사가 성장할수록 직원들과 그들 가족의 행복도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인사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핀벤저스 2호기 정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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