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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도 어려운데 블록체인까지?"…인슈테크 스타트업 '직토' 가보니

  • 김진솔
  • 입력 : 2018.07.26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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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핀테크(Fintech)'.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아예 존재조차 하지 않았던 이 생소한 단어가 전 세계인의 금융 생활을 송두리째 바꾸고 있다. 금융(Finance)와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인 핀테크는 IT를 적용해 간편하게 쓸 수 있는 금융 서비스를 의미한다.

지난해 엄청난 센세이션을 일으킨 가상화폐를 필두로 인터넷뱅크, P2P대출까지 핀테크는 우리가 아는 모든 금융 시장을 아예 다른 모습으로 바꿔놓고 있다. 이제 더 이상 핀테크를 이해하지 못하면 똑똑한 재테크가 불가능하다. 이에 매경미디어그룹에서 핀테크 분야에 가장 도통한 3인의 기자(정지성·오찬종·김진솔 기자), 일명 핀벤저스(핀테크+어벤저스)가 뭉쳐 독자들에게 정확한 정보와 혜안을 전달하기 위한 핀테크 파헤치기에 나섰다.

[핀벤저스의 핀테크뽀개기-3]

핀테크 기업의 변신은 무죄다. 웨어러블 기기 '직토워크(Zikto Walk)'로 소비자들의 걸음 데이터를 모아오던 직토는 돌연 가상화폐 '인슈어리움(ISR)'을 선보였다. 보험사들에 데이터를 제공하는 파트너 역할로서의 존재감만 보이던 작은 스타트업이 어느 날 갑자기 '블록체인+보험' 카드를 꺼낸 셈이다.

다소 생소하다는 인상과 달리 시장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직토가 인슈어리움(ISR)에 대해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프라이빗세일(사모판매)을 실시한 결과 예상치인 100억원의 2배를 웃도는 총 200억원의 투자유치 실적을 거뒀다. 보험사들의 마음을 훔친 것을 넘어 블록체인 업계의 신흥강자로 떠오르고 있는 인슈테크 스타트업 직토의 정체를 파헤쳤다.

▶'신생코인인데 짝퉁까지 등장' 인슈어리움 정체가 뭐야?



기존에 없던 가상화폐로 주목받은 덕분(?)에 인슈어리움은 출시 초기부터 '위기 아닌 위기'를 맞았다. 소위 돈냄새를 맡은 어둠의 세력들이 인슈어리움에 몰리는 거액의 투자금을 중간에서 가로채기 위해 가짜 홈페이지를 만든 것. 수상한 움직임을 포착한 직토는 결국 투자자들에게 해당 홈페이지를 조심하라는 '주의보'를 발령하기도 했다. ICO 프리세일 단계(일반을 대상으로 크라우드 세일하기 전 단계)에서 이 같은 '짝퉁코인'이 등장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즉 그만큼 플랫폼이 완성되기도 전에 인슈어리움의 활용 가능성을 높게 본 투자자들이 많아 이들의 자금을 노리는 세력 또한 존재했다는 얘기다.

인슈어리움은 보험(Insurance)과 이더리움(Ethereum)의 합성어로 현재 개발 중인 인슈어리움 프로토콜에 사용될 가상화폐다. 해당 가상화폐는 향후 직토가 선보일 '인슈어리움 프로토콜'의 거래 화폐 역할을 하게 된다. 인슈어리움 프로토콜은 블록체인을 이용한 탈중앙화 생태계를 구축해 보험사와 보험계약자, 제3의 개발자들을 연결해주는 플랫폼을 지향한다. 프로토콜 내에서 각 이해관계자들은 인슈어리움을 교환해 익명으로 데이터를 사고팔 수 있다.

헬스케어 서비스를 제공하던 직토에서 이같이 파격적인 사업모델이 나올 수 있었던 배경에는 서한석 직토 대표의 과감한 결단력이 있었다. 서 대표는 직토워크를 운영하며 보험사들이 신상품 개발을 위해 원하는 정보가 소비자들이 일상 속에서 사용하는 실생활 애플리케이션들을 제공하는 스타트업에 다수 존재한다는 것을 알아챘다. 스타트업에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인슈어리움 프로토콜은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다수의 소비자를 확보했음에도 불구하고 광고수입 외에 마땅한 사업모델이 없어 고전하는 앱 개발사가 많은 현실을 인슈어리움 프로토콜은 파고들었다. 소비자 역시 자신의 개인 헬스 데이터를 정당한 값을 받고 제공할 수 있다. 이 같은 환경에 블록체인은 '보험사-스타트업-소비자를 연결하는 수단'으로 녹아들었다.

플랫폼이 활성화되면 보험사들은 블록체인을 통해 필요한 데이터를 찾아 보다 정교한 상품을 개발할 수 있다. 스타트업 역시 자사의 앱을 인슈어리움 프로토콜에 연결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으며 보험계약자들 역시 개인정보를 익명으로 공유해 보상을 받을 수 있다.

▶인슈어리움 프로토콜 현실화 위해 외국계 보험사들과 '맞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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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ICO에 대한 투자자들의 시선 역시 마냥 곱지만은 않다. '실체가 있는 블록체인'을 내세운 프로젝트를 찾아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인슈어리움 프로토콜의 성패 역시 곧 많은 이용자와 파트너사를 확보해 서비스를 현실화하는 데 달렸다. 인슈어리움은 일종의 리버스ICO(이미 상용화된 사업을 기반으로 가상화폐를 공개하는 방식) 형식을 취하고 있는 만큼 실패 시 직토가 입는 평판리스크 또한 존재한다. 직토가 해당 사업에 명운을 건 만큼 기존 ICO를 진행한 회사들이 피할 수 없었던 '먹튀·다단계' 등 이슈로부터는 자유로울 거라는 판단이 투자자들을 움직였다.

직토는 서비스를 실제로 선보이기 위해 글로벌 손해보험사와 손을 잡는 등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6월 직토는 AXA손해보험과 자사가 구축 중인 '인슈어리움 프로토콜'을 활용한 보험상품 개발과 판매, 공동 마케팅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직토는 AXA 측에 오픈소스 API를 제공하는 등 기술적인 부분과 가상화폐인 '인슈어리움' 제공을 맡는다. AXA는 보험상품 개발과 마케팅, 블록체인 기술 활용 확대 등의 역할을 담당하기로 했다. 서 대표 역시 "올해 하반기 안에 인슈어리움 프로토콜을 선보일 계획"이라며 "인슈어리움 프로토콜을 활용한 신규 보험상품 역시 올해 안으로 출시가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국내에서는 해당 서비스에 대해 회의적인 시선을 보이는 보험사 또한 다수 존재하고 있어 이는 직토가 넘어야 할 산으로 작용하고 있다. 상품을 잘 모르는 채로 인맥에 의한 '묻지마 보험가입'이 판치는 한국시장에서 인슈어리움 프로토콜이 통할지는 미지수다. 사업비를 낮추고 저렴한 보험료에 맞춤보장을 제공하는 인터넷 보험사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는 것과 같은 이유다. 직토와 손을 잡은 AXA 역시 국내 시장점유율이 크지 않은 상황이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서 대표는 국내 시장보다는 글로벌 시장을 타깃으로 서비스를 확장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비스가 무르익으면 국내 보험시장 역시 직토에 문을 활짝 열 수 있을 거라는 생각에서다.

서 대표는 "인슈어리움 프로토콜은 생명보험사보다는 손해보험사가 제공하는 단기 상품에 1차적으로 최적화됐다"며 "서비스가 무르익으면 장기적으로 생보사 역시 프로토콜에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공용 오피스에서 꽃피는 기업문화…외국인도 "웰컴(Welcome)"

직토 직원들이 사무실에서 인슈어리움 프로토콜 구현에 대한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직토
▲ 직토 직원들이 사무실에서 인슈어리움 프로토콜 구현에 대한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직토

작은 헬스케어 스타트업에서 인슈테크 기업으로의 도약을 준비하는 직토는 강남 한복판에 위치한 공용 사무실에서 아이디어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직토가 사용하고 있는 공용 사무실 위워크(Wework)는 스타트업들에 다양한 기업군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직토는 지난달 19일 미국 블록체인 마켓플레이스 제공 기업 '글로바탤런트(GLOBATALENT)'와 위워크에서 공동 밋업 행사를 개최하는 등 공유오피스의 장점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서 대표는 자신은 직토에 필요한 인재가 생긴다면 영입을 망설이지 않는 공격적인 스타일이라고 강조했다. 스타트업들이 인재 채용에 있어서 열정과 가치관 등을 강조하는 것과 달리 직토의 대표는 다소 솔직한(?) 모습으로 거침없이 인재상을 밝혔다. 서 대표는 "무엇보다 똑똑한 친구들과 함께 일하고 싶다"며 "다수의 대학들과 블록체인·빅데이터 등을 주제로 산학협력을 진행 중이며 서비스에 관심을 보이는 인재에 대해서는 직토로 적극 영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즉 직토의 인슈어리움 네트워크 구현에 관심이 많은 구직자라면 과감하게 직토의 문을 두드려 볼 법하다는 사인을 준 것이다.

작은 스타트업이지만 직토는 글로벌 기업을 지향하고 있다. 이미 싱가포르에 기업을 둔 직토는 글로벌 서비스를 타깃으로 한 만큼 외국인 채용에 있어서도 긍정적이다. 실제 다양한 이력을 가진 젊은 해외 인재들이 직토에서 함께 일하고 있다.

서 대표는 "도서구입비를 제공하고 근무시간 또한 지켜지는 등 복지가 없지는 않은 편이지만 이는 보완적인 요소에 불과하다"며 "프로처럼 일하고 퍼포먼스를 뽑아내는 프로의식을 강조하는 문화에서 일하고 싶은 인재를 기다린다"고 밝혔다.

[핀벤저스 3호기 김진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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