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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 못하는 직장인이여, 회개해야 할 이유가 있다

  • 이승환 과장
  • 입력 : 2016.03.23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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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들이여 회계하라-1] 이태백은 익히 들어 안다. 그런데 이구백(20대 90%가 백수), 인구론(인문계 90%가 논다), 십장생(10대도 장차 백수가 되리라)이라는 신조어는 가히 끔찍하다. 나는 IMF 직후 힘들게 취직했다. 하지만 요즘 청년들에 비하면 쉽게 자리잡은 셈이다. 일명 '직딩'이 된 후로 노력했다. 새벽 영어학원을 끊고, 유명한 마케팅 강좌를 찾아 다녔다. 남는 게 없다. 이런 효과도 없는 자기계발을 10년간 해오다 최근에 집중해야 할 공부거리를 발견했다. '회계'다.

 회계? 돈 세는 거? 전표와 차변·대변 등 듣기만 해도 머리 아프다. 신입사원 때 반 강제로 회계강좌를 듣고 나니 더더욱 필요성을 못 느꼈다. 하지만 직장생활을 하면 할수록, 이직·승진·재테크에 도움이 되는 지식이 회계라는 걸 깨달았다.

 회계는 기업 경영성과를 숫자로 표현한 약속이다. 회계 처리를 통해 기업 재무정보를 만든다. 회계는 개인보다 조직에 필수적이며, 투명하게 공개될 때 완성된다. 재무정보는 회사를 판단하는 객관적 자료다. 비교 가능성, 정확성, 미래 예측성을 고루 갖추고 있으며, 회계의 작동원리를 알면 추가로 알 수 있는 정보가 '어마어마'하다. 직장인에게 회계가 필요한 3가지 순간이 있다.

 첫째, 이직할 때다. 회사 홈페이지, 뉴스, 주변 사람, 헤드헌터, 심지어 실제 그 회사 다니는 지인까지 동원해도 부족한 게 새 직장 속사정이다. 경력직으로 옮긴다는 건 인생 결정 중 상위권에 든다. 이직으로 인한 월급 상승분이 이직 후 스트레스 비용이라는 말이 있다. 신중히 따져 본다고 하지만, 옮길 회사 재무제표를 보는 이가 얼마나 있을까? 재무제표에 최대주주가 누구인지, 계열사는 어떤지, 회사가 어떻게 돈을 버는지,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은 무엇인지 등 수많은 숫자와 정보가 담겨 있다. 그런데도 보질 않는다. 아니 못한다. 이유는 회계를 몰라서다.

 둘째, 중간관리자 이상으로 직급이 오를수록 숫자에 강해야 한다. 회사 이익에 기여할 수 있는 업무능력은 승진을 위한 경쟁력이다. 직무를 개발하고,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실행력을 갖춰야 한다. 그러나 회사의 자원은 유한하다. 어떻게 효율적으로 투자할지 재무적 고려를 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는 능력자 아닐까? 숫자에 강한 직장인은 고집 센 상사도 설득할 수 있다. 근거와 바탕이 되는 숫자는 회계정보로부터 나온다. 자기가 다니는 회사의 재무제표를 볼 줄 모른다면, 경쟁사 분석이야 오죽할까?

 마지막으로 월급이 노후와 미래를 보장해 주면 얼마나 좋겠나. 대다수 직장인이 그렇지 않다. 재테크가 기본이다. "주식투자 생각해 본 적도 없어." 거짓말이다. 그러나 직장인은 하루 종일 전념해야 하는 업무가 있다. 주식투자가 녹록하지 않다. 괜히 옆 팀 대리가 술자리에서 말한 종목 샀다가 '폭망'하고 속앓이 하기 쉽다. 관심은 있지만 애써 거리를 둘 뿐이다. 그래도 주식투자 한다면, 투기도 투자도 아닌 레저가 되어 버린 묻지마투자는 하지 말자. 회계를 공부하면 재무제표를 보는 장기투자자가 될 수 있다. 최소한 유혹의 팔랑 귀에서 벗어날 수 있다.

 대한민국에 1600만 직장인이 있다. 일단 회사에 들어 온 이상 무한경쟁은 시작된다. 살아 남기 위해 외국어, 마케팅, 자기계발로 지쳐간다. 직장인이라면 기업 경영활동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회계는 기업을 숫자로 표현한 것이다.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의외로 몇 가지 숫자만 보고 생활한다. 스스로 수많은 숫자를 만들고, 기여하면서도 말이다. 직장인이 되는 순간 처음부터 끝까지 회계는 당신 바로 옆에 있다. 이제라도 회계지식을 갖춘 '고급진 1%' 직장인이 되어보자. 직장인이여, 회계하라.

[한국공인회계사회 이승환 책임]

이승환 책임은 회계를 쉽게 이해하면, 직장생활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회계공부는 재무제표를 읽는 것부터 출발한다고 말합니다.
한국공인회계사회 이승환 책임
▲ 한국공인회계사회 이승환 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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