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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1월 아이폰 탄생, 올해는 'AI' 11년

  • 최용성
  • 입력 : 2017.01.09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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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아이폰7, 7플러스. /사진=애플
▲ 애플 아이폰7, 7플러스. /사진=애플
[Tech Talk-79] 1월 9일은 정보기술(IT) 업계에서 각별한 날이다. 10년 전 이날 애플의 아이폰이 세상에 나왔다. 스마트폰 시대의 개막이다. 디지털 혁신의 관점에서 본다면 아이폰 등장을 기준으로 시대를 구분할 수 있을 것 같다. 아이폰 이전과 아이폰 이후로 나눌 만하다는 얘기다. 이 정도라면 아이폰을 활용한 연호(年號)도 한번 생각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지금 우리가 사용하는 연호는 예수의 탄생을 기원으로 한다. 그 전은 BC(Before Christ), 이후는 AD(Anno Domini·그리스도의 해라는 뜻이라고 한다)라는 연호를 쓴다. 그렇다면 개인적으로 'AI(After Iphone)'라는 연호도 쓸 만하다고 본다(하필 AI라서 좀 당황스럽긴 하다. AI가 너무 많다. 인공지능도 AI고, 조류인플루엔자도 AI다). 어쨌든 올해는 AI 11년이다.

 아이폰을 스마트폰의 시작으로 정의하는 데 문제를 제기하는 목소리도 있다. 그 전에도 스마트폰은 존재했기 때문이다.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최초의 스마트폰은 IBM이 1992년 설계해 그해 컴덱스 행사(CES 같은 국제 컴퓨터 박람회 행사)에서 공개한 '사이먼(simon)'이다. 인터폰처럼 생긴 이 묵직한 전화기는 휴대폰 기능과 함께 계산기, 메모장, 전자우편 등과 같은 기능을 갖고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이를 스마트폰이라고 부르기에는 아무래도 곤란해 보인다. 지금 우리의 관점에서 보면 최초의 스마트폰은 과거 휴대폰 공룡인 노키아에서 나온 노키아9000 모델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인터넷 기능이 있었다고 하니, 당시로서는 무척 획기적인 제품이었다. 이후 노키아는 '심비안'이라는 자체 운영체제(OS)를 탑재한 스마트폰을 개발하는 등 의욕을 보이기도 했지만, 워낙 피처폰에서 안정적인 수입을 유지하고 있던 터라 스마트폰 시장을 그렇게 대단하게 보지 않았다. 그 결과는 잘 알다시피 '몰락'이었다.

 2007년(즉 AI 원년) 1월 9일 고(故) 스티브 잡스는 한 손에 든 아이폰을 치켜들며 이렇게 말했다. "모든 것을 바꿔버리는 혁명적인 제품이 나왔습니다. 애플은 오늘부터 휴대폰을 다시 탄생시킬 것입니다." 아이폰이 그 전에 나온 스마트폰과 다른 이유는 '스마트'를 더 이상 수식어로 사용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SK경영경제연구소 조영신 박사의 주장이다). 그 이전까지는 'smart phone'이었다. 전화기인데 똑똑한 전화기라는 의미다. 그저 형용사와 명사가 결합된 문장일 뿐이었다. 그런데 아이폰부터 달랐다. 'Smartphone'이 됐다. 잡스는 스마트폰이라는 새로운 명사를 탄생시킨 인물이다.

 그 혁신은 인터페이스의 혁신이다. 아이폰은 사람과 기계는 물론이고 사람과 사람 간 인터페이스를 근본적으로 변화시켰다. 그 이전에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도 그런 역할을 하긴 했다. 그 전까지 사람은 컴퓨터로 작업을 할 때 '도스(DOS)'라는 프로그램을 사용했다. DOS는 전문적 용어를 알고 있어야 작업이 가능한 프로그램이다. 일반인 영역이 아니라 전문가 영역에 속한다. 그런데 윈도 등장 이후 달라졌다. 마우스를 사용해 화면을 보면서 원하는 곳으로 파일을 옮기고, 복사하고 프로그램을 불러올 수 있었다. 컴퓨터 사용이 비로소 대중화한 것이다(사실 이것도 마이크로소프트가 온전히 이룬 것이라고 하기는 곤란하다. 그 이전에 역시 애플이 '매킨토시'라는 그래픽유저인터페이스를 내놓는 혁신을 이뤘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를 대중적으로 확산시키면서 소프트웨어의 제왕으로 등극했다).

 다만 윈도의 역할을 십분 인정한다고 해도 아이폰에 비할 바는 안 된다. 윈도는 어디까지나 업무용이었다. 하지만 아이폰은 전혀 다르다. 아이폰 등장 이후 사람들은 전혀 다른 세상에서 살고 있다. 아침에 일어나 뉴스와 날씨를 확인하고 이메일을 보내고 친구와 대화도 나눈다. 좋아하는 영화를 보고, 음악 감상을 하는 것은 물론 업무를 보고, 쇼핑을 하고 투자와 송금도 한다. 스마트폰은 별개의 기기가 아니라 생활의 일부분이 됐다.

 스마트폰이 처음 등장했을 때 그 놀라움 때문인지 요즘 스마트폰의 '혁신 부재'를 질타하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과거 피처폰이 그랬던 것처럼 스펙 디자인 경쟁을 하다 이제 가격 경쟁이라는 최후의 단계까지 와 있다는 조소도 있다. 하지만 아직 모른다. 특히 지금처럼 기하급수적 기술이 등장하는 때라면 또 얼마나 놀라운 혁신이 등장할지 아무도 모른다. 그것은 인공지능일 수도 있고 자율주행차일 수도 있다. AI 20년쯤에 우리는 완전히 다른 세상에서 살고 있을지도 모른다.

[최용성 모바일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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