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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에 추락 도미노피자 부동의 1위로 회생 비결

  • 윤원섭
  • 입력 : 2017.02.24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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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조던 도미노피자 CMO
▲ 조 조던 도미노피자 CMO
[미시간MBA 레터-4] 도미노피자가 피자업계 꼴찌로 추락했다가 다시 1위로 올라선 비결?

-투명성 경영 도입…소비자 신랄한 평가 가감없이 수용

-타임스스퀘어에 '도미노피자 맛없다' 소비자 평가 광고…주방엔 카메라 설치해 공개

-완전히 빨가벗고 드러내야 문제점 파악하고 개선할 수 있어…주가 60배 뛰고 부동의 1위 달성

-도미노피자는 혁신기업으로 변신 중…피자배달전용차 도입 <조 조던 도미노피자 최고마케팅책임자(CMO) 특강>


#1. 2008년 11월 21일 미시간대학교가 위치한 미시간주(州) 앤아버에 본사를 둔 도미노피자 경영진은 긴급 회의를 소집했다. 이날 주가가 3.03달러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2007년 4월 5일 기록한 최고치 33.52달러에서 1년6개월여 만에 90% 이상 폭락한 것이다. 1960년 창립 이후 꾸준히 미국 메이저 피자 체인 업체로 굳건한 자리를 지켜왔다고 자부했던 경영진의 충격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컸다. 그러나 도미노피자의 추락은 현실이었다. 미국 브랜드 컨설팅 업체 브랜드키즈가 2009년 실시한 미국 피자 선호 브랜드 설문조사 결과 도미노피자는 파파존스(1위), 가드파더스(2위), 피자헛(3위), 리틀 시저스(4위), 라운드테이블(5위)에 이어 척 E 치즈와 함께 공동 6위 겸 꼴찌를 기록했다. 최근 수년 동안 적자 폭도 지속적으로 확대되는 추세였다.

#2. 2017년 2월 23일. 186달러를 찍으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2008년 최저치에 비해 무려 60배 이상 성장했다. 도미노의 브랜드 선호도는 모든 조사 결과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1위를 기록 중이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최근 수년간 매해 기록을 갈아치우며 성장해왔다. 현재 도미노피자의 인터넷 홈페이지는 미국에서 가장 많이 주문이 이뤄지는 5대 홈페이지에 속한다.

도미노피자 주가(단위=달러).
▲ 도미노피자 주가(단위=달러).
 위기에 빠졌던 도미노피자가 이전보다 더 강력한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었던 까닭은 무엇일까? 도미노피자 최고마케팅책임자(CMO) 조 조던 부사장이 최근 미시간대학 특강에서 그 비법을 소개했다. 조던 부사장은 무엇보다 자만과 안일에 빠졌던 조직원들이 현실을 직시하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투명성 원칙'을 제1 위기 타개 원칙으로 내세운 덕분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털어놨다.

 조던 부사장은 “2000년대 말 약 3년 동안 도미노피자와 관련된 모든 것을 철저히 공개하고 누구나 참여해서 객관적인 평가를 받도록 했다”며 “50년 도미노피자 역사상 메뉴 역시 처음으로 전폭적인 개선 작업에 돌입했고, 이 또한 소비자 참여로 철저한 검증을 받도록 했다”고 밝혔다.

 우선 도미노피자는 턴어라운드를 위한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소비자들로부터 자사 피자에 대한 평가 내용을 수집하기 시작했다. 휴대폰 문자, 편지,이메일, SNS 등 모든 방편으로 평가를 끌어모았다. 평가 내용은 그야말로 뼈아팠다. “피자 빵이 마치 마분지를 씹는 듯 맛없음” "따분하고 인공적인 맛이 강함” “전혀 바삭한 맛이 없음” 등 비판적인 내용이 절대 다수였다. 도미노피자는 수집된 평가 내용을 태스크포스만 공유하는 데 그치지 않고 가감없이 회사 인트라넷 게시판은 물론 사무실 벽마다 붙여 놓았다. 더 나아가 그 비싼 뉴욕 맨해튼 타임스스퀘어 전광판 광고에 오늘의 소비자 평가 코너를 만들어 예컨대 “마늘 맛이 너무 강하다” 등 소비자 평가를 일반 대중에게까지 과감히 공개했다.

 또 도미노피자는 자사 홈페이지에 '오늘의 사진' 코너를 마련해 소비자들에게 황당한 자사 피자 사진을 올릴 것을 주문하고 상금을 주기까지 했다. 예컨대 소비자가 피자 포장박스를 열자 피자가 내부 윗 포장박스에 들러붙어 있는 사진이 당첨되는 식이다. 당시 CEO는 이 사진을 들고 “도미노피자는 앞으로 이같이 포장박스에 들러붙은 피자는 배달하지 않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도미노피자 각 매장의 주방엔 카메라를 설치해 소비자들이 언제든 조리 과정을 들여다볼 수 있게도 했다.

 조던 부사장은 “우리를 완전히 빨가벗기는 3년 동안의 투명성 과정은 죽을 만큼 창피한 경험”이었다면서도 “그 덕분에 우리는 문제점을 정확히 알 수 있었고 이를 개선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도미노피자는 메뉴, 배달, 주문 방식 등을 새롭게 바꾸고 조금씩 소비자의 사랑을 받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맛이 좋아졌다는 소비자 평가가 많아졌다. 또 소비자가 모바일이나 온라인으로 주문하면 피자가 주문, 준비, 굽기, 품질 관리, 배달 중 등 어떤 상태에 있는지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트래커를 개발해 인기를 끌었다. 공격적인 가격정책도 한몫했다. 토핑 2개를 얹은 미디엄 크기 피자 가격은 이때 5.99달러로 책정해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다. 덕분에 도미노피자는 2010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그러나 도미노피자의 투명성 원칙 경영은 변하지 않았다.

 2010년대 초 도미노피자는 모험을 건 광고 캠페인을 시작했다. 예전에 도미노피자에 대해 혹평을 쏟아냈던 소비자들을 불시에 직접 찾아가 새로 개발된 피자를 맛보게 하고 평가를 받는 것이었다. 전 과정은 몰래카메라처럼 숨김 없이 촬영되고 공개됐다. 광고 효과는 폭발적이었다. 거의 대부분 소비자들이 맛이 몰라보게 좋아졌다는 평가를 내렸고, 이에 대한 소비자 반응은 뜨거웠다.

도미노피자의 배달전용차량 DXP. /사진=도미노스DXP 홈페이지 캡처
▲ 도미노피자의 배달전용차량 DXP. /사진=도미노스DXP 홈페이지 캡처
 조던 부사장은 “도미노피자는 투명성 원칙으로 성공 스토리를 거뒀다”며 “도미노피자는 거래 기준 5대 웹사이트에 등극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도미노피자는 압도적 1위 위치를 달성한 후 이제 경쟁사와의 간격을 더 벌리기 위해 '혁신 기업'으로 변신 중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우리를 피자회사라고 부르지 않는다”며 “우리는 기술에 기반을 둔 혁신 기업이라고 부른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지난해 도입한 피자전용차(DXP)가 그것이다. DXP는 피자 배달에 최적화된 차량으로 도입 당시 마치 자동차회사가 새 차를 출시하듯 광고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조던 부사장은 “실리콘밸리 IT기업들이 끊임없이 혁신해서 새롭게 거듭나듯이 도미노피자 역시 그렇게 될 것”이라며 “지금은 모든 기업이 혁신의 DNA를 심어야 생존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윤원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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