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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5개월 연속 증가세, 추세를 계속 이어가려면?

  • 고제만
  • 입력 : 2017.03.23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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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정책 뒤집어보기-102] 작년은 한국 수출 역사상 최악의 한 해였다.

 연간 수출액이 58년 만에 2년 연속 감소하고, 세계 무역 순위도 홍콩과 프랑스에 밀려 8위로 두 계단 내려갔다. 저유가, 글로벌 공급 과잉, 단가 하락 등 여파로 작년 수출액은 6년 전 수준인 4955억달러까지 추락했다.

 그러나 작년 11월부터 수출은 'V'자형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11월 전년 동기 대비 2.5% 늘어나며 반등에 성공한 이후 12월 6.4%, 올해 1월 11.2%, 2월 20.2%로 증가폭을 확대했다.

 한국 수출은 이달에도 호조세를 이어갔다. 특히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한반도 배치와 관련한 중국의 경제보복에도 불구하고 대(對)중국 수출도 늘고 있다.

 22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20일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8% 증가했다. 5개월 연속 수출 증가의 '청신호'가 켜진 셈이다. 수출 회복 여부를 판단하는 중요한 가늠쇠인 일평균 수출도 조만간 20억달러를 넘어설 전망이다. 한국의 일평균 수출은 호조기인 2014년만 해도 20억달러를 넘었지만 지난해에는 16억달러대까지 추락했다. 이달 일평균 수출은 18억8000만달러로 지난해 3월 16억4000만달러보다는 회복됐지만 아직 20억달러에는 미치지 못한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3월은 통상적으로 하순의 수출액이 더 컸다"며 "20억달러 회복을 조심스럽게 기대해 본다"고 말했다.

/사진=매경DB
▲ /사진=매경DB
 부진했던 수출이 되살아나는 것은 △품목 △주체 △시장 △방식 등 4대 수출 구조가 확 달라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최근 수출 동향을 보면 반도체 컴퓨터 석유화학 등 기존 주력 수출 품목과 함께 화장품 등 소비재가 '쌍끌이'를 하고 있다. 특히 화장품 의약품 농수산식품 생활용품 패션의류 등 5대 소비재 수출 증가세가 두드러진다. 정부가 수년간 공을 들인 수출 품목 다변화 전략이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는 것이다.

 작년 전체 수출은 전년 대비 5.9% 감소했지만 5대 소비재 수출은 13.6% 증가했다. 특히 화장품은 43.3% 급증해 '효자' 역할을 톡톡히 했다.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 선전했고, 브랜드 인지도가 올라가면서 미국과 유럽 수출도 늘었다.

 대기업 위주 수출 집중에서 벗어나 중소·중견기업의 수출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 전체 수출에서 중소·중견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5년 35.9%에서 지난해 37.7%까지 늘었다. 화장품 편직물 농산가공품 등 소비재에서 중소기업의 수출이 두드러진다.

 중소기업청 관계자는 "디지털 거래 확대, 맞춤형 소비 부상 등 세계 무역 트렌드가 중소기업 수출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술력 중심 스타트업 기업의 수출도 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작년 1~10월 기준 벤처기업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2.6% 늘면서 3년 연속 증가세를 나타냈다. 특히 갤럭시노트7 리콜 사태 등 여파로 대기업의 무선통신기기 수출이 크게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무선통신기기 벤처기업은 신흥국 시장 공략이 성공하면서 19% 성장세를 나타냈다.

 지난해 한국 수출이 세계 8위로 추락한 것은 최대 수출 대상국인 중국의 경기 둔화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이다. 한국의 전체 수출 중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5%에 달한다. 수출시장 다변화가 시급한 시점이다.

 이런 상황에서 2015년부터 2년 연속 일본을 제치고 한국의 3위 수출 대상국으로 자리 잡은 베트남이 주목받고 있다. 베트남 수출은 현지 투자 증가로 2010년 이후 7년 연속 플러스 성장을 기록 중이다.

 문병기 한국무역협회 선임연구위원은 "베트남을 중심으로 CLMV(캄보디아·라오스·미얀마·베트남) 국가가 향후 중국을 대체할 새로운 생산 및 소비시장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수출시장 다변화를 위해서는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더욱 강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자상거래 수출은 2015년 1조2000억원에서 지난해 2조원을 돌파했다. 수출 품목의 90%가 화장품 의류 패션잡화 등 정부가 유망 수출 품목으로 밀고 있는 소비자 상품으로, 정부가 국내 업체의 글로벌 온라인몰 입점 확대, 해상 간이통관 허용, 반품지원센터 운영 등 적극 지원한 덕분이다. 산업부는 올해 전자상거래 수출이 3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부의 올해 수출 목표는 전년 대비 2.9% 확대다. 일단 초반 분위기는 좋은 편이다.

 그러나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보호무역주의 확대와 중국의 사드 보복 조치 등 통상 환경 불확실성으로 올해 수출 전망이 낙관적이지는 않다.

 수출 회복이 '반짝'하는 수준에 그치지 않으려면 수출 확대를 위한 '새 판 짜기' 노력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중국을 대체할 시장을 찾고 13대 수출 주력 품목에 집중된 정책에서 벗어나 소비재와 서비스 수출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등 4차 산업혁명 흐름에 맞춰 새로운 수출 품목 개발도 요구된다. 백다미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선진국보다 높은 성장세를 기록할 신흥국을 중심으로 시장 접근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며 "국내 수출을 지속 견인할 수 있는 장기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재만 경제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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