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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적한 대외 경제악재에 정부의 대응은 어떻게?

  • 김세웅
  • 입력 : 2017.03.30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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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경제정책 뒤집어보기-103]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4월 미국 재무부 환율보고서 '심층분석 대상국(환율조작국)' 지정,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에 따른 경제 보복. 한국 경제가 현재 당면한 가장 큰 대외 위험 요인이다. 올 1분기 내내 우리를 괴롭혔고, 2분기에도 계속 따라다닐 현안이다. 정치·외교적인 문제까지 얽힌 경제·통상 현안을 정부는 어떻게 진단하고 대응하고 있을까.

◆"한미 FTA 재협상은 후순위…다채널 접촉 중"

 3월 29일 기획재정부는 국회에 제출한 '주요 현안 업무보고'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 한국을 상대로 한 통상정책은 아직 구체화되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기재부는 "미국은 미국이 체결한 모든 무역협정의 재검토를 준비 중"이라며 "특히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이 재검토 대상 중 최우선 순위인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정부가 밝힌 대응 방향은 미국 정부와 의회, 각종 연구기관 등 다양한 협의 채널 가동이다. 실무진부터 고위급 의사결정권자까지 선제적으로 접촉하면서 "한미 FTA 체결 5년의 호혜적 성과와 원활한 이행 노력 등을 적극 전달하겠다"는 것이다.

 실제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지난 17일 독일 바덴바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을 면담했다.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지난 5~8일 미국 워싱턴DC를 방문해 윌버 로스 미국 상무장관을 만났다.

 정부의 국제금융협력대사로 임명된 신제윤 전 금융위원장도 지난 13~18일 미국으로 건너가 경제외교를 펼쳤다. 미국 국가경제위원회(NEC)와 미국의 대표적인 경제 싱크탱크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PIIE)' 측 인사들을 접촉하고 국제금융가의 거물인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회장도 면담하고 왔다.

◆"환율조작국 지정 가능성 여전…약소국의 비애"

 한국이 미국이 지정하는 환율조작국에 포함되느냐는 한미 FTA 재협상보다 더 시급한 현안이다. 정부와 민간의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가능성이 낮다"고 전망하지만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기재부는 현안 업무보고에 "미국 측 환율 압박이 강화되는 가운데 아직까지 환율조작국 지정 여부와 기준 등이 구체화되지 못한 상태"라며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불확실성을 낮추기 위해 국제통화기금(IMF)의 미국 측 이사들도 접촉했다고 한다. 국제금융 사정에 밝은 정부 측 인사는 "공식적인 절차는 아니지만 미국 재무부가 4월 15일 의회에 보고서를 제출하기 전 IMF에도 의뢰해 심도 있는 분석을 한다"며 "IMF 조사국장 등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미국 측 이사들에게 한국의 입장을 잘 전달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정부 관계자는 "지난번 유 부총리가 미국을 방문했을 때도 미국 측에 '경상수지 흑자가 어마어마하게 큰 중국을 견제해야지 한국을 때리면 되겠느냐. 한국을 때리는 게 무슨 실효가 있느냐'고 얘기했다"고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서울의 한 사립대 경제학과 교수는 "우리 정부가 환율조작을 많이 하지 않았다는 게 사실"이라며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지 말지는 트집을 잡아서 명분 만들기 나름이다. 약소국의 비애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사드 계기로 인도·동남아로 눈을 돌리자"

 사드 후폭풍은 날이 갈수록 심해지는 실정이다. 정부가 대응에 가장 어려움을 겪는 문제이기도 하다. 정부는 "중국 측의 조치에 대해 국제 규범 위반 여부를 면밀히 검토 중"이라며 "위반 시 관련 법과 절차에 따라 대응할 계획"이라는 원론적인 방침만 밝히고 있다.

 국제무역기구(WTO)에 제소하는 방법도 언급하고 있지만, 이는 실효성이 떨어진다. 중국이 국제법을 위반했더라도 이를 증명하는 데 최소 수년이 소요돼 실질적인 피해는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악화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

 오히려 사드 보복을 한국 경제 체질 개선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게 정부 생각이다. 기재부는 "인도와 아세안 시장 등으로 수출입 및 관광을 다변화함으로써 대중국 위험(리스크)을 완화하는 등 우리 경제 시스템을 개선하는 계기로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김세웅 경제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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