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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형 칼럼] 北核, 정말 선제타격 가능한가?

  • 김세형
  • 입력 : 2017.04.07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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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형 칼럼] "중국이 북핵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미국 혼자서라도 하겠다." 트럼프의 파이낸셜타임스(FT) 회견이 나온 직후 북한 김정은은 미사일을 쐈다. 그러자 렉스 틸러슨이 "미국은 그동안 충분히 말했다. 더는 할말이 없다"는 논평을 냈다. 그날(4월 5일) NBC방송은 하루종일 공군 전투기가 뜨고 내리는 괌과 한국의 미군기지 현장을 보여주면서 "우린 오늘 저녁이라도 전투할 태세가 돼 있다"는 파일럿들의 인터뷰를 내보냈다. 트럼프는 시진핑 중국 주석과 회담 직전에도 북핵 해결을 장담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좌)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우). /사진=AP, EPA연합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좌)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우). /사진=AP, EPA연합
그리고 만찬 직후 시리아 폭격을 감행케 했다. 트럼프는 시리아 알아사드 정권이 화학무기를 사용해 어린 쌍둥이를 비롯해 민간인을 대량 학살한 만행을 두고 보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었다. 그리고 그 경고를 시진핑과 저녁을 먹은 다음 폭격 단행이라는 행동으로 증명했다. 북핵 해결책에 대해서도 "이제 선제공격만이 테이블 위에 놓여 있는 유일한 옵션(option·선택지)"이란 얘기가 흘러나왔다. 이런 정황들 때문에 한국에 미국의 종군기자들이 이미 들어와 있느냐, 북핵 선제타격이 임박했느냐고 묻는 전화가 필자에게도 여러 통 걸려 왔다.

나는 군사 지식이 짧다. 그래서 이 방면에 가장 실력이 있다는 6~7명의 전문가에게 지식을 전수 받아 대강이나마 윤곽을 잡을 수 있었다. 정말로 미국은 북한의 핵이나 미사일 시설을 선제 타격해버릴 태세인가. 이 문제를 두고 술자리에서 가장 흔한 상상력 2개가 동원된다. "한국도 모르는 사이에 미국이 때려 버린다더라." "북한을 폭격하면 중국이 즉시 개입해 제2의 6·25전쟁이 벌어지고 말 것이다." 이게 과연 말이 되는 주장일까.

이런 억측이 나온 배경은 1994년 김영삼 정권 시절 빌 클린턴 미국 정부가 북한 영변 핵시설 선제타격을 추진했다가 YS가 반대해 가까스로 전쟁 참화를 막았다는 회고록 때문이었다. 당시 사정을 아는 육사 37기 신원식 육군 예비역중장은 "미국은 영변 핵시설 폭파를 위해 한국 정부 몰래 동해안에 항공모함 5척을 띄우고 아파치헬기 군단, 패트리엇 미사일 등을 대대적으로 동원했다. 그리고 막상 타격이 시작된 후 혹여 북한이 반격하여 서울에 미사일이나 포탄을 날리면 미군이나 군속의 살상 피해를 입을까봐 몰래 소개시키다가 한국군에 발각돼 작전수행을 할 수 없었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당시 페리 국방장관을 포함해서, 자신 차원에서는 선제타격 포함을 검토했으나 피해가 커서 결국 않기로 하고 클린턴 대통령에게 건의하지 않았다는 게 진실이라고 한다.

신 장군은 "그런데 지금은 한국군도 조기경보기가 있어 항공모함이 동해안에 한 대만 들어와도 다 알고, 이젠 달랑 영변 핵시설 정도가 아니라 도처에 핵시설이 지하벙커에 숨겨져 있고 미사일기지도 북한 전역에 있어 그때와는 사정이 판이하다"고 말한다. 즉 말이 좋아 선제타격이지 그것은 바로 이라크전쟁 같은 전쟁행위가 된다는 것이다. 1994년 클린턴 행정부가 파괴하려 했던 영변 핵시설은 유일한 핵시설이었고 외부에 노출돼 있어 전폭기가 몇 방 갈기면 흔적도 없이 날릴 수 있었으나 현재의 여러 시설들을 제거하려면 전투기로는 어림없다. 중무장한 B1, B2, B52폭격기들이 하나에 14톤이나 되는 거대한 폭탄들을 투하해야 가능하다는 것. 그런 폭격기 하나 뜨는데 옆에 전투기들이 수대가 따라붙어 호위하고 북한 영공이 까마득할 정도로 폭격기 여러 대가 떠야 하는 대규모 전쟁이 벌어지는 판을 벌이려면, 그런 선제공격을 벌이려면 한미 양국 대통령 간 합의, 그 합의를 국방장관, 합창의장들이 협의하여 전쟁사령관으로 한미연합사령관을 임명하고 그에게 전쟁의 전권을 줘서 실행하는 프로세스라는 것이다.

그 이전에 전제조건은 한국 대통령이 의회의 승인을 받아야 하며 의회는 전 국민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지 않으면 불가능하다. 아무튼 YS는 그 작전이 벌어졌더라면 서울 인구 100만명이 죽었을 것이라고 회고록에 썼다. 그후 선제타격 시 남한인구 100만명 사망이 공식처럼 외국 전문가의 기고에도 따라붙는다.

미순, 효순 여학생 두 명이 죽은 사건으로 전국이 난리였고 세월호 참사로 304명의 학생과 승객이 죽었을 때 3년 이상 나라가 마비였는데 정말로 100만명(?)의 희생을 각오해야 할 전쟁을 일으키는데 정치력이 발휘될 수 있을까? 이것이 전문가들이 말하는 선제타격이 시행되기 전 한국의 정치적 절차로 부각했다.

이 계산에는 또 한 가지 중요한 게 빠져 있다. 선제타격, 즉 전쟁사태가 터지면 한국의 금융시장은 어떻게 될까. 한국 증시의 시가총액 1300조원 가운데 3분의 1 이상이 외국 돈이고 그중 미국 돈의 비중이 압도적이다. 서울에는 미국인 20만~30만명이 상시로 돌아다녀 리틀 뉴욕으로 불린다. 미국의 돈과 생명도 선제타격에 직결돼 있는 것이다.

선제타격(preemptive strike)은 무엇인가. 또 예방적(preventive) 타격과는 어떻게 다른가.

선제타격은 적이 이쪽을 공격할 징후가 뚜렷할 때 피해를 당하지 않기 위해 먼저 때리는 것이다. 예방적 타격은 차후 공격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화근을 없애버리는 것이다. 현재 유엔 헌장은 선제적 공격은 합법적이고 예방적 타격은 불법으로 돼 있다. 북한을 선제타격한다 하더라도 국제법상 인정받을 가능성은 애매하다. 그러나 미국의 입김이 워낙 세기 때문에 나중에 논리를 얼마든지 꿰맞출 수 있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역사상 가장 유명한 예방적 타격은 이스라엘이 미국 몰래 시리아 핵개발 시설을 폭격해 버린 사건이다. 부시는 회고록에서 이스라엘이 한밤중 시리아의 핵시설을 흔적도 없이 날려버린 지 2년 후에야 그 사건을 알았다고 썼다. 부시가 이라크에 대량살상무기(MD)가 있을 것으로 보고 무작정 국경을 넘어 군사력을 파괴하고 후세인을 제거해버린 행위가 대표적인 예방타격의 사례다.

북한에 대한 선제타격론은 말로는 무성하지만 위에서 살펴본 것처럼 쉽지 않은 정치, 경제적 도박이다. 만약 그 일이 저질러진다고 가정할 경우 아까 제기했던 중국의 개입 여부, 그리고 과연 남한 국민 100만명이 살상당한다는 게 참말인지 검증해 볼 차례다. 이에 대한 전문가들의 답변은 둘 다 노(no)다.

북한을 선제타격하고자 할 경우 한국과 미국은 전면전을 준비한다. 그리고 미국은 일본 자위대와도 작전을 함께한다. 북한군의 반격을 감안해서다. 북한은 이미 무수단급 미사일로 괌, 오키나와까지 공격이 가능함을 증명했다. 물론 일본 전역도 사정권에 든다. 따라서 한미일은 함께 작전하게 된다. 땅속에 숨겨놓은 핵시설은 정확한 소재를 알 수 없다. 북한의 핵시설은 농축우라늄, 플루토늄우라늄 두 가지 종류가 다 있다. 미사일 기지는 지상에 노출돼 있다. 휴전선에 남쪽을 향한 방사정포가 1만기 이상이 있다. 진짜 선제타격에 나설 경우 이 모든 시설을 한꺼번에 괴멸할 능력이 한미합동군에 있을까. 전문가들은 "가능하다"고 해설한다. 핵폭탄을 실은 모든 미사일을 격추시킬 수 있는가. 여기엔 패트리엇 미사일과 장차 배치될 사드가 담당한다. 90% 이상 잡아낼 것으로 본다. 만약 핵탄두 한 발이 살아남아 서울에 떨어지는 날엔 20만~30만명이 살상당할 것으로 계산한다. 바로 틈새의 가정, 그것 때문에 선제타격을 벌이지 못할 것으로 본다. 장사정포 1만문이 한꺼번에 불을 뿜으면 강남이 초토화될 것이란 이야기가 많은데 장사정포를 쏘기 위해서는 굴에서 나와 포탄을 장전하고 사거리를 정하는데 대개 10분 정도 시간이 소요돼 실제 상황이 되면 거의 괴멸 수준으로 파괴시킬 것이라고 천영우 전 외교안보수석은 해설한다. 이러한 해설이 맞다면 100만명 살상설은 과장된 것이니 핵미사일 한두 방을 놓치리란 가정은 받아들일 수 없는 현실이다.

북한의 김정은은 타격당할 경우 두 가지 옵션이 있다. 반격하느냐, 수모를 참고 얻어 터지고만 있느냐. 반격하면 북한정권은 그것으로 끝나고 김정은 일당은 죽음을 맞게 된다는 것을 그들 자신이 더 잘 알고 있다는 데는 모든 전문가들이 동의한다. 추궈홍 중국대사는 "북한핵은 자위용"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은 선제타격에 응대하면 죽는다. 그리고 한반도에 처참한 통일이 찾아올 것이다. 남한 혼자서도 살아가기 힘든 상황에서 독일이 통일 후 2100조원 이상을 쓰고도 20년 이상 고전했다면 한국은 그 이상 인고의 세월이 필요하리라.

그럼 중국은 개입할까.

중국의 개입은 미·중 간의 전쟁을 뜻한다. 중국의 수출품 3886억달러가 작년에 미국으로 갔다. 중국 전체 수출 비중 18%에 해당하며 무역흑자가 2562억달러였다. 미국의 중국 수출 의존도는 GDP 1% 미만이다. 중국 기업들의 기술과 부품은 거의 한미일에 의존한다. 미국이 중국 경제의 숨통을 조이면 질식한다. 중국 군사력은 미국에 비해 더욱 열세다.

중국 최대 통신장비 업체인 ZTE(중싱·中興통신)에 미국은 11억9200만달러(약 1조3700억원)의 벌금을 부과했으나 찍소리도 못했다. 미국의 북한·이란 제재를 위반한 혐의다. 이 모든 것을 알고 있는 중국은 때로는 "북한을 제압하려면 1주일 내에 조용히 끝내달라"고 비공개석상에서 말한다는 이야기도 들려온다. 난민들이 국경을 넘어오면 피곤하니 쉽게 교통정리나 해달라는 이야기다.

중국은 북한 핵문제를 놓고 왜 미국이 북한을 달래지 않느냐, 미국은 북한이 악당 노릇을 해야 동북아에 머물 존재적 이유가 있고 그를 핑계로 중국이 태평양으로 나가는 것을 막는 지렛대로 활용한다고 불평한다. 중국의 눈엔 미국이 악당인 셈이다. 정말 미국은 그런가. 이에 대한 미국측 답변은 이렇다. 1994년 제네바 합의에서부터 2005년 9·19 합의, 그 후에도 2·29 합의, 2012년 합의 등 20여 년에 걸쳐 네 번씩이나 철저히 속이고 막후에서 몰래 핵개발을 진행해 이젠 더 이상 믿을 수 없다.

북한은 레드라인을 넘어버린 악당의 존재다. 미국인들도 북미협상이라면 치를 떤다. 따라서 트럼프가 김정은을 만나 달래는 장면은 보기 어려울 것 같다. 답은 트럼프가 "중국이 나서지 않으면 내가 한다"는 내용 속에 달려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북핵을 선제타격하는 게 어렵다면 결국은 시진핑을 시켜서 하는 수밖에 없다. 한국도 굿만 보고 떡만 먹을 수는 없다. 사드 배치를 둘러싼 갈등, 중국의 사드 보복 등의 과정에서 뚜렷한 존재감을 보일 필요가 있다. 특히 사드 보복에서 대통령이 공백이라 해서 샌드백처럼 두둘겨 맞는 것은 혼이 부족하다. 이스라엘이 한국이었다면 어땠을까. 중국 경제에 치명적인 반도체 수출 금지라는 맞불카드라도 꺼내지 않았을까.

[김세형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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