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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 새로운 도전 하이퍼루프 성공의 조건

  • 고평석
  • 입력 : 2017.06.07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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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휴먼-78]
- 일론 머스크의 하이퍼루프 사업이 주목을 받고 있다.
- 영·프 해저터널, 수나라 대운하 등 대형 교통사업에서의 교훈이 중요하다.
- 과연 하이퍼루프 사업은 성공할 것인가?


일론 머스크 테슬라 모터스 CEO/ 사진=테슬라 모터스 공식 보도자료
▲ 일론 머스크 테슬라 모터스 CEO/ 사진=테슬라 모터스 공식 보도자료
미국 실리콘밸리의 수많은 CEO 중에 가장 화제를 불러일으키는 인물은 누구일까? 단연 일론 머스크다. 그의 인생 스토리는 널리 알려져 있다. 페이팔 창업자로서 성공적으로 엑시트(Exit, 투자금 회수)하고 난 뒤, 인류의 운명을 바꿀 만한 사업을 계속 시도하고 있다. 스페이스엑스를 통한 우주 개척 사업은 실패와 성공을 반복하며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통신위성 SES-10을 탑재한 팔콘9 로켓을 나사 케네디우주센터에서 발사하는 데 성공했다. 발사 자체에 큰 의미는 없었으나 이 성공이 주목 받은 이유는 사용된 제1단 로켓이 2016년에 사용되었던 것을 재사용했기 때문이다. 재사용이 보편화되면 앞으로 로켓 발사 비용을 대폭 낮춰 우주 사업을 비교적 자유롭게 구상할 수 있게 된다. 이뿐 아니다. 뉴럴링크를 통해 인간의 뇌와 컴퓨터를 결합하는 새로운 기술 개발에 뛰어들었다. 인간의 생각과 기억을 업로드하거나 다운로드할 수 있는 인공지능 칩을 등장시키겠다는 목표다. 인간의 지능을 획기적으로 향상시켜 주거나 불치의 병이나 불의의 사고 경우 뇌 기능을 회복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가솔린 자동차에 도전장을 던진 전기차 사업 테슬라는 앞서 이야기한 사업들에 비하면 강렬하게 느껴지지 않을 정도다. 일론 머스크는 새로운 도전을 쉴 새 없이 한다.

하이퍼루프/사진=매일경제
▲ 하이퍼루프/사진=매일경제
도전정신이 충만한 일론 머스크는 지난 4월 TED에서 새로운 교통 사업을 밝혀 또 한번 주목을 받았다. 사실 일론 머스크가 이러한 콘셉트를 밝힌 것은 몇 년 된 일이다. 2013년 8월 초고속 교통 시스템을 만들겠다고 자신의 구상을 이야기한 바 있다. 교통 정체로 인해 길에 서 있으면서 떠올린 사업 아이디어라고 알려져 있다. 하이퍼루프로 명명된 이 프로젝트는 긴 터널을 구축해서 차량을 그곳에 넣고 공기 저항을 최소화한 후 원하는 지역까지 이동시켜 주는 것이다. 자동차를 고속 카트에 태워 목적지까지 빠른 속도로 실어 나르는 모습이다. 최우선적으로 LA에서 샌프란시스코까지 건설하여 상용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 후 각 도시를 하이퍼루프로 연결해 나갈 계획이다. 하늘을 날아다니는 차보다 터널을 통과하는 차가 소음, 시야 가림 등의 문제가 적다는 장점이 있다.

교통의 혁신은 늘 인간들이 꿈꿔오는 것이다. 그 덕분에 비행기도 나왔고 고속열차도 등장했다. 특히 기존에 있는 것을 다르게 생각하여 새로운 것을 창조해 내면 성공할 확률이 높다. 대표적인 예가 영국와 프랑스 사이 도버해협(프랑스에서는 칼레해협이라고 부름)을 연결한 해저터널이다. 터널이 새로운 개념은 아니었다. 유럽과 떨어진 섬나라 영국을 대륙과 묶어낸다는 아이디어가 파격적이었다. 하지만 100년 전쟁 이후 유럽 대륙의 일에 개입하지 않게 되면서 명예혁명으로 정치적 진보를 거두고 산업혁명으로 경제적 발전을 이루어 세계 제일의 민주적 산업국가로 거듭난 환상적인 경험을 한 영국 입장에서는 바다라는 장벽을 없앤 해저터널의 건설은 찜찜함 그 자체였다. 반대 의견이 만만치 않았기 때문에 강력한 지도자들이 그 벽을 뚫고 나가는 수밖에 없었다. 마침 영국은 마거릿 대처 총리였고, 프랑스는 프랑수아 미테랑 대통령이었다. 1986년 이 두 명의 거물 지도자가 터널 건설에 합의한다. 영국과 프랑스 건설기업들의 참여로 이루어진 이 사업은 6년에 걸쳐 이루어졌고, 1994년 해저터널이 개통되었다. 덕분에 유럽 대륙에서 영국으로 건너가거나 영국에서 유럽 대륙으로 건너가는 사람들은 비행기나 선박 이외에 좋은 선택지가 생겼다. 또한 이 사업을 운영하고 있는 유로터널도 초반과 달리 지금은 안정적인 수입을 올리고 있다. 기술적인 파격은 아니지만, 지도자들의 파격적인 결정과 강력한 추진 덕분에 많은 이들에게 편리함을 안겨주게 되었다.

이와 달리 파격적인 시도의 끝이 제국의 몰락을 가져온 경우도 있다. 바로 수나라 대운하다. 수나라 두 번째 황제였던 양제가 부인이 중국 남쪽 지방을 가보고 싶다는 말을 듣고 그 즉시 공사 지시를 내렸다는 이야기가 있는 교통 수단이다. 이 역시 새로운 기술이 도입되지는 않았다. 이전에 있던 선박을 활용해 중국의 북쪽과 남쪽을 잇는다는 아이디어가 추가된 것뿐이다. 그럼에도 내륙을 관통하여 큰 배가 다닐 정도의 대운하를 건설한다는 생각은 쉽게 하기 어려웠다. 무지막지했던 양제는 수십만 명의 백성을 동원해 그 일을 진행했다. 가장 먼저 뤄양과 양저우를 연결하고 그 다음으로 남쪽으로는 항저우, 북쪽으로는 현재의 베이징 근처까지 운하를 확장했다. 완공된 운하의 길이는 서울-부산 거리의 약 7배에 달하는 3218킬로미터였으며, 폭과 깊이가 40보 정도여서 800톤 정도 무게의 사람과 짐을 실은 배가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었다. 특히 비옥한 남쪽 지방에서 자란 곡물들을 건조한 북쪽 수도로 나르는 것이 수월해졌다. (책 '옥스퍼드 중국사 수업', 폴 로프 저) 역사적, 경제적으로 큰 의미가 있는 교통 사업이었다. 중국 대륙의 남과 북이 하나로 연결되었기 때문이다. 이전에는 황허나 양쯔강 등은 서쪽에서 동쪽으로 흐르는 강들을 통한 동서 연결만 가능했다. 대운하 덕분에 남북도 자유롭게 왕래가 가능해졌다. 수나라 양제의 대운하 건설은 사치의 목적이나 과시의 목적만은 아니었다. 실질적인 경제적 목적이 병행된 사업이었다. 하지만 무리한 공사는 백성들의 마음을 돌아서게 하였다. 역시 무리하게 진행된 고구려 원정과 겹쳐지면서 수나라는 몰락한다. 나중에 이 대운하로 이득을 본 것은 수나라 다음 왕조인 당나라였다.

일론 머스크의 하이퍼루프도 어찌 보면 완전히 새로운 교통 수단은 아니다. 영국과 프랑스 간 해저 터널이나 수나라 대운하처럼 기존에 있던 기술을 응용한, 발상 전환적 프로젝트다. 규모가 무척 크기 때문에 쉽게 생각하기 어렵다는 공통점도 있다. 하이퍼루프 사업의 성공을 위해서 앞서 살펴본 역사 속 두 사업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 우선 일론 머스크의 중대한 결단이 여러 차례 필요할 것이다. 대처 총리와 미테랑 대통령은 현대사에 거물 정치인들로 남은 결단에 능한 인물들이다. 영·프 해저터널을 위해 숱한 시련을 헤쳐나갔던 정치인들처럼 하이퍼루프를 시도하는 머스크 앞에도 많은 고난이 따를 것이다. 그때마다 용단을 내려야 한다. 또 다른 하나는 지나치게 무리한 진행은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른 후에는 큰 혜택이 될 수 있으나, 정작 그것을 추진한 당사자에게는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남길 수 있다는 점이다. 수나라도 대운하와 고구려 원정 두 가지 큰 일을 벌인 탓에 넘어졌다. 일론 머스크 역시 우리의 상상을 뛰어넘는 대규모 사업을 동시에 진행하는 스타일이라 그 점이 우려된다. 다만 백성의 마음을 헤아려야 하는 국가의 지도자와 좋은 제품과 서비스를 선보여 수익을 극대화해야 하는 기업가 간 차이점 덕분에 일론 머스크가 수나라 양제보다는 유리해 보인다.

고평석 인문디지털 커넥터
▲ 고평석 인문디지털 커넥터
[고평석 인문디지털 커넥터, 책 '제4의 물결, 답은 역사에 있다'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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