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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럼버스에게서 배우는 투자유치의 4대 노하우

  • 고평석
  • 입력 : 2017.07.19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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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럼버스 초상화 /출처=위키피디아
▲ 콜럼버스 초상화 /출처=위키피디아


[디지털&휴먼-82]
-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은 오늘날 벤처 사업에 비유될 수 있다.
- 목표, 예상 수익 등을 명확히 제시하여 스페인의 투자를 끌어낼 수 있었다.
- 벤처 사업가들에게 콜럼버스는 중요한 교훈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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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럼버스가 소위 신대륙을 발견할 때 스페인 부부 왕의 도움으로 떠났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다. 콜럼버스 본인은 제네바 출신이었고, 부인은 포르투갈 귀족 출신이었다. 스페인과 특별한 인연이 없었음에도 스페인 부부 왕(이사벨 여왕과 페르난도 2세)을 설득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책 '유럽의 첫 번째 태양, 스페인', 서희석, 호세 안토니오 팔마 저) 신대륙 발견은 당시로서는 막대한 자본을 쏟아 부어야 하는, 하지만 성공 가능성이 높지는 않은 제법 규모가 큰 벤처 투자와 같았다. 사실 콜럼버스도 쉽게 투자를 끌어낸 것은 아니었다. 벤처 캐피털리스트가 스스로 털어놓은 벤처 캐피털리스트를 설득하는 방법과 콜럼버스의 사례를 연결해 보았다. 크나큰 부를 꿈꾸었던 벤처 사업가 콜럼버스의 투자 유치와 사업 실행 과정은 다음과 같았다.



1. 무엇을 하는지 명쾌하게 설명한다.

벤처 사업가들이 막히는 부분이 첫 질문부터다. 왜 고객에게 이 서비스가 중요한지 설명을 못 할 경우가 많다. 자기만의 논리에 빠져 있을 경우 신랄한 지적을 받곤 한다. 정확하고 간결하게 무슨 아이템인지 설명하는 것만으로 족하다.

콜럼버스 역시 그랬다. 1480년대 초반부터 콜럼버스는 지구가 둥글어서 대서양 서쪽으로 항해를 하면 인도에 도달할 수 있고 그것이 큰 부를 가져가 줄 것이라 주장했다. 이 이야기는 명쾌했고, 포르투갈, 스페인 등 여러 나라 왕의 마음을 움직였다.



2. 최종적인 큰 그림을 보여준다.

벤처 기업에 투자하는 투자자들이 벤처의 첫 번째 제품으로만 그 결정을 하지 않는다. 미래에 어떤 모습을 지향하는지, 플랫폼으로 나아갈 수 있는지 등을 확인하고 싶어 한다. 목표가 대담할수록 오히려 끌릴 수 있다.

콜럼버스는 신대륙에서 많은 황금을 가져올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1차 원정을 마친 후 다시 원정을 떠나길 희망하면서 그렇게 말했다. 이제는 많은 이들이 콜럼버스와 함께 하고 싶어했다. 일정 정도 성공을 거둔 후 보여준 큰 그림이 주위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인 것이다.



3. 시장이 충분히 큰 지를 확인시켜 준다.

벤처 캐피털은 아무리 수익이 확실해도 시장 규모가 작으면 투자를 하지 않는다. 규모의 경제가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투자처로서 별 재미를 못 느끼는 것이다. 또한 상상에 의한 거대한 시장 규모 제시는 오히려 벤처 사업가를 사기꾼처럼 보이게 할 수도 있다.

콜럼버스는 엄청난 양의 황금을 가져올 수 있다고 큰 소리를 쳤다. 콜럼버스가 스페인 부부 왕에게 제시한 조건은 첫째 해군 제독의 지위를 주고 새로 발견한 땅에서는 부왕(副王)으로 임명할 것과 둘째 새로 발견한 땅에서 나오는 10% 수익을 줄 것이었다. 꽤나 센 조건이어서 부부 왕은 고민한다. 왕실 재무를 담당한 귀족 루이스 데 산탄헬이 부부 왕을 설득한다. 투자금 중 일부를 자기가 꿔주겠다고 제안까지 했다. 이 후 일은 일사천리로 진행된다. 충분한 시장 크기(엄청 난 양의 황금)를 제시한 것은 훗날 콜럼버스에게 부메랑이 되었다. 황금을 바라고 모인 선원, 항해 지원자들 모두 실망이 컸고, 콜럼버스 본인의 스트레스는 상당했다. 그 결과 황금 채굴을 시킨 원주민들을 무자비하게 학대하기에 이른다. 이 일을 계기로 스페인 부부 왕과 콜럼버스의 사이는 결정적으로 틀어지게 된다. 시장 규모를 상상에 의해 지나치게 부풀렸기 때문에 문제가 발행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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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누가 함께 하는지가 중요하다.

벤처 투자자들은 종종 사업 아이템이 아닌 사람을 보고 투자를 한다는 말을 한다. 그래서 첫 번째 혹은 두 번째 사업에 실패했더라도 그 사업가를 믿고 또 투자를 해 주는 경우를 종종 본다. 그리고 사람을 보고 한 투자가 결국에는 성공을 거두곤 한다. 그만큼 벤처 사업을 하는 사람, 특히 창업가들이 중요하다. 기업가정신이 충만해야 하고, 역할 분담이 확실히 이루어져 있어야 한다. 그래야 노력 대비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콜럼버스는 처음에는 포르투갈 왕 주앙 2세를 찾아간다. 하지만 이곳은 이미 유능한 항해사가 많았다. 항해사를 전문적으로 육성하는 교육기관이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아프리카를 돌아 인도로 가는 항로를 개척 중이어서 콜럼버스 제안에 솔깃하지 않았다. 항로 개척이 여의치 않자 포르투갈이 다시 한번 긍정적으로 검토를 하다가 바르톨로뮤 디아스가 희망봉을 발견하게 되자, 콜럼버스는 스페인 부부 왕에게 모든 것을 걸게 된다. 1492년 4월 17일 부부 왕과 콜럼버스는 계약서에 사인을 한다. 그러나 콜럼버스 항해에 함께 하려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그는 심지어 죄수를 동원하기도 했다. 신대륙이 발견되고 콜럼버스는 그곳의 부왕이 되었다. 2차 항해 때는 수많은 사람이 콜럼버스와 함께 하였다. 하지만 그토록 바라던 황금을 찾지 못했다. 3차 항해는 2차 때의 17척 배에서 6척으로 줄어들었다. 이때 콜럼버스가 히스파니올라 섬에서 통치를 엉망으로 하여 내부 반란이 일어나 쇠사슬에 묶여 본국으로 송환된다. 신대륙 발견까지는 좋았으나, 그 이후를 체계적으로 다져나갈 힘이 콜럼버스에게 없었고, 곁에 유능한 조력자도 없었다. 결국 콜럼버스는 4척의 배를 이끌고 4차 항해를 떠나지만 아무 것도 얻는 게 없었다. 이전에 맺은 계약대로 신대륙에서 발생하는 수입의 10%를 달라고 스페인에 요구했으나 페르난도 2세는 이미 부왕 지위를 잃은 콜럼버스는 그런 요구를 할 자격이 없다며 거절한다. 콜럼버스의 유언은 이렇게 남겨진다. "내 시신은 신대륙에 묻어라. 내가 다시는 이곳 스페인의 땅을 밟지 않게 하라."



예나 지금이나 벤처 사업가는 고달프다. 그러나 큰 꿈이 있고 그것을 믿어주는 투자자가 있기에 새로운 사업을 일으켜 밀어붙일 수 있는 힘이 생긴다. 벤처 투자자는 위의 4가지 조건을 다 갖춘 사업가를 찾는다. 콜럼버스의 이야기를 보면 무엇보다 함께 사업을 하는 사람들의 역량이 중요함을 알 수 있다. 벤처 기업이 한꺼번에 다 갖출 수는 없다. 하지만 반드시 갖추어야 하는 조건이 무엇인지는 확실히 알아야 투자 유치가 가능하다. 역사 속 벤처 투자에서도 현재의 벤처 기업인들이 배울 점이 상당하다.

[고평석 인문디지털 커넥터, 책 '제4의 물결, 답은 역사에 있다' 저자]
고평석 인문디지털 커넥터
▲ 고평석 인문디지털 커넥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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