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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옷차림 수유 대통령 딸에 키르기스스탄은 '갑론을박'

  • 박의명
  • 입력 : 2017.08.05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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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알리야 샤기에바 인스타그램
▲ /사진=알리야 샤기에바 인스타그램
[한꺼풀 벗긴 글로벌 이슈-49] 키르기스스탄 대통령의 막내딸이 소셜미디어에 올린 모유 수유 사진이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속옷 차림으로 수유를 하는 사진이었는데 브래지어와 팬티만 입고 있어 속살이 그대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성적으로 부도덕하다는 비난부터 모유 수유는 어머니의 권리라는 주장까지 대통령 딸의 수유 사진을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30일 BBC 방송에 따르면 알마즈베크 아탐바예프 키르기스스탄 대통령의 막내딸 알리야 샤기에바(20)는 지난 4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속옷만 입은 채 아들에게 모유 수유하는 사진을 올렸다. 사진 설명에는 "내 아이가 배고프면 나는 언제 어디서든 모유를 수유할 것"이라고 썼다. 알리야는 쏟아지는 비난에 게시물을 결국 삭제했지만, 이 사진은 온라인으로 퍼지면서 공공장소 모유 수유에 대한 논쟁에 불붙였다. 알리야는 지난해 9월 러시아 출신 콘스탄틴과 결혼해 이듬해 3월 아들을 출산했다.

이와 관련해 빅토리아 타마세비 토론토대 교수는 "자본주의적 관점에서 여성의 가슴은 성적으로 이용하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며 "공공장소에서 모유 수유를 금기시하는 것은 가슴을 덜 섹시하게 만들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란 테헤란에 사는 한 여성은 "공공장소에서 수유할 때면 사람들이 뚫어져라 바라본다"며 "이 때문에 가슴을 가리거나, 아기가 굶게 놔둬야 한다"며 자신의 경험을 소개했다.

/사진=알리야 샤기에바 인스타그램
▲ /사진=알리야 샤기에바 인스타그램
곱지 않은 시선도 있었다. 아프가니스탄 카불에 거주하는 한 여성은 "남들이 보는 앞에서 모유 수유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집에서 했더라도 어른들로부터 꾸중을 들었을 것"이라며 "이것은 큰 문제지만 모유 수유 문화도 서서히 변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터키의 한 페이스북 유저는 "부득이하게 공공장소에서 모유 수유를 하게 되면 반드시 가슴을 가려야 한다"며 "아직도 여성의 가슴을 성적 대상으로 바라보는 사람이 많다"고 적었다. 무슬림 인구가 75%인 키르기스스탄은 공공장소에서의 모유 수유가 용인되지만 수유할 때 가슴을 가리는 것이 원칙이다.

이에 대해 알리야는 BBC와의 인터뷰에서"나는 몸을 성적 대상화했던 것이 아니라 아이의 생리적 욕구를 충족시켜줬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내가 부모로부터 받은 몸은 천박하지 않다"며 여성의 가슴을 성적인 대상이 아닌 '기능적인 신체기관'으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알리야는 "내가 모유 수유를 할 때면 아이에게 최선을 다한다는 느낌이 든다"며 "사람들의 시선보다 내 아이를 돌보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사진=알리야 샤기에바 인스타그램
▲ /사진=알리야 샤기에바 인스타그램
앞서 알리야는 지난 3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속옷만 걸친 채 찍은 만삭 사진을 올려 비난을 받기도 했다. 지난 7월에는 여성인 친구가 자신의 가슴에 얼굴을 파묻은 채 껴안고 있는 사진을 올려 동성애를 연상시킨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그는 "규범은 문화, 시간 등 다양한 요인에 따라 바뀔 수 있다"며 "몇 세대가 지난 후 무엇이 사회적으로 용인될지 어떻게 알겠느냐"고 반박하기도 했다.

사진이 논란이 될 때마다 알리야의 부모는 "아이와 가족이 피해를 입을 수 있으니 걱정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아탐바예프 대통령은 딸의 이런 행보를 달가워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알리야는 이후에도 공개적으로 소신을 밝히는 등 모유 수유를 둘러싼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박의명 국제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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