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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상승률 추월 지주사, 하반기도 승승장구할까

  • 문일호
  • 입력 : 2017.08.30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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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돈이 보이는 기업지배구조-143] 실제 투자는 계열사 이익에 따라 옥석 가려야 올해 주식시장 최대 화두 중 하나가 지주회사(지주사)의 약진이다. 글로벌 경기 회복에 따른 국내 상장사의 이익 증가로 계열사 실적을 반영하는 지주사 가치가 상승한 데다 기관투자가의 의결권 행사 지침인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으로 지주사의 배당 수입이 늘 것이라는 두 가지 호재가 겹쳤기 때문이다.

10년 전인 2007년 당시 국내 기업 구조조정으로 주요 계열사의 부실이 크게 줄어 지주사 가치가 껑충 뛰었는데 10년 만인 올해에는 기업 이익 증가에 따른 직접 수혜가 나타나고 있다. 이에 따라 올 상반기 LG, SK, GS, LS와 같은 대기업 지주사의 평균 주가 상승률은 30%에 달해 같은 기간 코스피 수익률(18%)을 크게 웃돌았다.

지주사는 자산총액 5000억원 이상으로, 두 곳 이상의 자회사 주식을 보유하면서 경영권을 갖고 자회사를 지휘하는 모회사를 말한다. LG처럼 자회사 지배만을 목적으로 하는 순수지주사와 SK처럼 자체 사업도 갖고 있는 사업 지주사로 나뉜다.

LG그룹의 지주사인 LG는 하반기에도 잘나가고 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한 달간(7월 24일~8월 23일) 8%의 주가 상승률을 기록했다. LG전자, LG화학과 같은 상장 자회사들의 하반기 실적 개선 기대감과 더불어 안정적인 지배구조가 장점으로 재차 부각됐기 때문이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LG에 대해 가장 모범적인 지배구조를 갖췄다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김준섭 KB증권 연구원은 "LG의 경우 LG전자, LG화학, LG유플러스 등 상장 자회사 이외에 비상장 자회사들이 연결 실적에 포함돼 주가 상승 촉매로 작용한다"며 "지난 1월에 LG실트론을 SK에 매각하면서 남은 잔금(6200억원)이 유입될 예정으로, 이를 활용한 신성장동력 발굴의 일환으로 인수·합병(M&A)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아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상장 자회사인 LG전자가 지난 2분기 당시 휴대폰 사업 부문의 부진으로 실적이 저조했지만, 3분기에는 실적 개선 추세가 유효하다는 점과 LG화학도 LG의 실적을 견인할 것으로 예상돼 긍정적이란 평가다.

SK그룹 지주사인 SK 역시 자회사인 SK E&S의 실적 개선이 가시화한 가운데 주주 환원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함께 작용하며 하반기로 갈수록 전망이 좋아지고 있다. SK는 자회사를 통해 에너지, 바이오 사업을 영위하고 미래 성장동력을 발굴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한진그룹의 지주사인 한진칼도 하반기 진에어 상장과 더불어 항공업계가 성수기에 진입함에 따라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월 3일 장중 한때 1만4350원이던 한진칼 주가는 6월 23일 장중 2만7150원까지 오른 바 있다.

LS는 다른 지주사 주가가 주춤하는 상황에서도 주가가 줄곧 우상향 기조를 지속하고 있다. 지난 6월 당시 7만원 전후에서 맴돌다가 지난 8월 29일 주가는 8만4300원을 기록했다. 이는 구리 가격 상승과 자회사 LS아이앤디의 실적 개선 효과가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현대중공업그룹 지주사인 현대로보틱스는 자회사인 현대오일뱅크의 실적 개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에 힘입어 주가가 반등할 것으로 내다봤다. 현대로보틱스는 지난 6월부터 7월 말까지 주가가 40만원에 머물다 8월 초 48만원을 넘기도 했다. 유재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14일 유상증자 이후 신주 상장을 완료한 현대로보틱스는 차익 실현 물량이 나오면서 주가가 최근 조정을 받았지만 오히려 매수 기회라고 판단된다"며 "이는 현대오일뱅크가 이익 성장과 함께 배당 확대에 따른 기업가치가 상승하고 있고, 비상장 자회사인 현대글로벌서비스 역시 성장 스토리가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나 지주사가 모두 웃은 것은 아니다. 지난 6월 지주사 전환 공시 이후 주가가 30% 넘게 급락한 BGF리테일과 지난달 분할 재상장 이후 주가가 크게 빠진 오리온홀딩스는 고전했다. 오리온홀딩스는 중국 사드 보복에 따른 사업회사의 실적 우려가 주가 하락의 원인으로 꼽힌다.

자회사 실적에 따라 지주사 주가가 좌지우지되는 셈이다. 이에 따라 NH투자증권은 자회사 현금 흐름이 좋은 SK와 계열사들의 실적이 고른 LS를 하반기 추천 종목으로 꼽기도 했다.

[문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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