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프리미엄스페셜리포트

공유경제 끝판왕 중국 이제 여자친구도 공유?

  • 임영신
  • 입력 : 2017.09.23 06:01
  • 프린트
  • 이메일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공유
중국의 한 매체가 베이징에서
▲ 중국의 한 매체가 베이징에서 '여자친구'를 공유하는 사업이 론칭됐다가 중국 당국의 단속으로 서비스를 중단하게 됐다고 전하는 장면./사진제공=유투브
[한꺼풀 벗긴 글로벌 이슈-70] "이제 당신도 솔로에서 탈출할 수 있습니다."

자전거, 우산, 농구공부터 세탁기, 자동차, 노래방, 러닝머신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공유경제가 급성장하고 있는 중국에서 '여자친구'를 공유하는 사례까지 등장했다고 홍콩 일간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이 최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의 한 회사는 지난 14일 "수백만 명의 중국 솔로 남성들이 연애의 행복감을 느낄 수 있도록 돕기 위한 서비스"라며 '여자친구 공유 서비스(Shared Girlfriend service)' 론칭을 발표했다.

'여자친구'는 사람처럼 정교하게 만든 실리콘 성인 인형이다. 인형별로 얼굴 표정과 헤어스타일, 의상은 기본이고 심지어 인종도 다양하다. 원더우먼처럼 유니폼을 입고 창과 방패를 들고 있는 '캐릭터 여자친구'도 있다. 중국에서 흔한 공유경제 상품처럼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신청할 수 있고, 가격은 하루는 298위안(약 5만원), 일주일 1298위안(약 20만원)이다. 보증금 8000위안(약 137만원)도 내야 하는데 '여친'을 반납하면 돌려받는다.

공유경제 붐이 일면서 요즘 닥치는 대로 공유한다는 중국에서 '여친'까지 공유 상품으로 등장한 배경에는 중국 특유의 인구구조 문제가 있다는 분석이다. 1970년대 후반 강제로 시행됐던 산아제한 정책의 부작용으로 짝을 찾지 못하는 총각이 늘어나고 있는 것. 중국은 지난해 1월 한 자녀 정책을 폐지했지만 지난 36년간 상당수의 부부들이 남아를 선호하는 바람에 성비(남성과 여성의 비율)의 균형이 깨진 상황이다.

중국에서 여성들은 '여신(女神)' 대접을 받는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는가 하면, 앞으로 중국에서 미혼 남성 수가 3000만~5000만명에 달할 것이라는 추산도 있다. 대도시로 돈을 벌기 위해 떠나 부부가 별거 중인 '기러기 남성'도 늘어나는 추세여서 중국은 이래저래 솔로 남성이 많은 셈이다. 회사 측은 "베이징을 시작으로 중국 전역에 서비스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SCMP 등 서방 외신들은 "'여자친구 공유 서비스'는 중국 네티즌들 사이에서 큰 화제가 됐고 찬반 격론이 일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 '여친 공유 서비스'는 론칭을 발표한 하루 만인 15일 중단됐다. 중국 공산당 최대 정치 이벤트인 19차 당대회를 앞두고 있는 '엄중한' 시기에 인터넷 공간에서 화제가 된 탓인지 중국 당국으로부터 "사회 안정을 저해했다"는 이유로 벌금 처분을 받았다.

중국에서 3~4년 전부터 불붙은 '공유경제'는 거품론도 거세다. 중국의 공유경제 사업은 서방 국가들처럼 기업이 유휴자원을 활용해 이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연결해주는 모델과 달리 '단기 렌트' 형태에 가깝기 때문이다. '여친 공유 서비스'도 회사가 '여친' 인형을 대량으로 소유하면서 일종의 '대여비'를 받고 빌려주는 식이다. 중국판 공유경제 모델은 기업 주도의 대규모 투자가 필수인 데다 관련 업체가 늘어나면 수익을 내기 어려워지는 한계를 갖는다. 이 때문에 중국의 공유경제 붐은 또 다른 공급과잉의 주범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공유경제 시장은 뜨겁다. 중국 정부의 '중국공유경제발전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전체 공유경제 시장 규모는 지난해 3조4520억위안(약 576조4840억원)으로 전년 대비 103% 성장했다. 중국 공유경제 참여 인구는 6억명이나 된다. 2020년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10%, 2025년에는 20%까지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임영신 국제부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