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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는 왜 어렵고 재미없을까

  • 이재용
  • 입력 : 2017.10.17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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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직장인들이여 회계하라-82] '회계라는 단어를 들으면 어떤 생각이 드세요?' 처음 만나는 사람에게 이런 질문을 하면 90%는 '전혀 모르겠다'고 대답한다. 9% 정도는 '아 그거 공부 해 본 적 있는데 정말 어렵네요', 남은 1%가 '제가 조금 알고 있고 업무에 활용하고 있습니다' 정도의 반응을 보인다. 주관적 비율이긴 하지만 어쨌든 회계는 아직도 많은 사람들에게 막연하거나 또는 어려운 학문으로서, 우리와는 다소 먼 거리에 자리하고 있는 게 사실인 것 같다.

지금 대한민국은 투명하지 못한 회계로 인해 수많은 사회적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회계가 그렇게 중요하다는데 신문기사를 읽어봐도 도통 이해하기 어렵고 회계를 잘하면 승진에 도움이 된다고 하여 회계책을 펼쳐봐도 영 재미없고 상황이 크게 달라진 것 같지도 않다. 회계를 잘하면 주식투자에서 승률도 높아진다는데 회계 전문가들 이야기를 들어봐도 바로 귀에 꽂히지가 않는다.

회계는 왜 그럴까? 회계 특성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회계는 언어와 비슷하다는 말을 많이 들어봤을 것이다. 왜 언어인가? 회계는 의사소통을 위한 학문이기 때문이다. 주로 숫자와 표를 이용해 기업 또는 개인의 상태를 표시하고(말하기/쓰기),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이해하게 한다(듣기/읽기).

언어에 대해 조금 더 이야기해보자. 우리는 어떤 언어를 쓰는가? 당연히 대한민국에 사는 우리들은 한국어를 사용한다. 그런데 대한민국은 자본주의 경제국가이며, 대부분 사람들은 경제 활동을 한다. 우리가 자유롭게 돈을 벌고, 쓰고, 투자하고, 빌리는 등의 활동을 한다는 것이다. 만일 동일한 활동을 하는 사람들을 하나의 국가라고 이야기할 수 있다면 우리는 대한민국뿐만 아니라 '경제국'이라는 나라에도 포함돼 있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다. 경제국에서는 어떤 언어를 쓸까? 물론 회계다. 경제활동을 할 때는 회계로 의사소통한다. 지금 전 세계의 국가는 비슷한 경제체제를 채택하고 있으므로 사실상 회계는 거의 만국공용어나 다름 없다. 회계만 알고 있으면 경제활동에 있어서는 대부분 국가에서 말이 통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왜 우리는 회계를 잘 모를까? 우리가 속한 국가(경제국)의 언어를 모른다는 것이 말이 되는가? 그것은 우리가 영어를 잘 못하는 이유와 비슷하다. 우리는 어린 시절부터 영어를 배우지만, 생활 속에서 반드시 사용해야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영어 실력이 잘 늘지 않는다. 국내에서만 생활한다면 정말 독하게 공부한 몇 명만이 영어를 유창하게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정말로 사용할 필요가 없는 것일까? 아니면 애초에 영어를 잘 못하기 때문에 영어를 사용해야 하는 환경을 회피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실제로 대한민국에서도 영어를 잘하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여러 방면에서 더 많은 기회를 얻고 있다.

회계도 마찬가지다. 일상생활에서 회계가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경제생활을 하는 우리들은 회계를 알고 있으면 더 많은 기회가 생길 것은 분명하다. 다만 회계는 고등학교나 대학교에서도 일부 학생만이 배우는 과목이므로, 우리에게는 영어보다도 더 낯설다. 그러나 많이 노출될 수 있는 환경이 주어진다면, 또는 의식적으로 회계 지식을 많이 접하다 보면 오히려 영어보다 훨씬 쉽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영어를 배울 때 우리가 새로운 단어와 기초적인 문법을 외우고 시작하듯이, 회계에도 기초적으로 외워야 할 것이 있다. 이는 이해를 해야 하는 것이 아니고 순수하게 암기해야 하는 것들이다. 우리가 어린 시절 수학에서 '1+1=2'라는 사실을 이해했었는가? 이것은 일단 외운 것이다. 만일 '1+1=3'이라는 것을 최초 수학을 만든 사람이 지정했다면 우리는 지금도 그렇게 이해하고 있을 것이다. 즉 뭔가 생소한 개념을 일단 외워야 한다는 데 회계의 1차 관문이 존재한다. 이해는 필요 없다.

다만 회계의 근원은 외국의 학문이며, 그들의 말을 번역하는 과정에서 다소 어려워진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쉽게 설명하고 있는 책과 선생님은 점차 많아지고 있으며, 대한민국처럼 전자공시제도가 잘돼 있어 모든 사람이 대부분 회사의 재무제표를 읽기 쉽게 환경이 갖춰진 국가는 많지 않다. 조금만 노력하면 1차 관문을 넘어서는 데는 어렵지 않다는 뜻이다.

간단한 영어 단어와 문장을 외우면 외국에서도 기본적인 생활을 할 수 있는 것처럼, 회계도 가장 기초적인 내용만 외우게 된다면 기본적인 재무정보 해석은 쉽게 할 수 있다. 그러나 외국에서 예측하지 못한 상황이 닥치면 어버버 하며 보디랭귀지로 의사소통해야 하듯이, 회계를 사용하는 환경에서 잘 알지 못하는 재무정보를 접하게 된다면 여러가지 시행착오를 거치게 된다. 이때 우리는 뭔가 더 깊이 공부해야 겠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즉 기본 개념 위에 수많은 심화 개념을 이해하고 외울 때 회계지식의 완성이 이뤄진다. 이것이 회계의 2차 관문이다.

우리는 이러한 2차 관문을 넘어선 사람들을 알고 있다. 바로 공인회계사시험 합격자들이다. 그런데 그들은 외감법상 곧바로 회계사로 등록되지는 않는다. 최소 2년의 업무 경험이 필요하다. 즉 외운 지식을 활용하고 직접 경험할 수 있는 숙성의 시간이 필요한 것이다. 그것이 3차 관문이다. 이러한 3개 관문을 통과한 사람들을 우리는 회계전문가라고 부른다.

앞서 말한 각각의 관문들은 넘어서기가 마냥 쉽지만은 않다. 그러나 최소 1차 관문(기초적인 암기)을 마친다면, 회계에 흥미가 생길 것이고 흥미를 바탕으로 뉴스나 회사에서 접하는 회계정보들을 해석해 나가면서 경험을 쌓아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회계에 대한 지식과 통찰력이 축적될 것이다. 공인회계사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는 회계전문가가 될 수 있다. 각각의 관문을 넘어설 때마다 경제국을 살아가는 우리가 인지할 수 있는 세계는 더욱 넓어진다. 활동할 수 있는 활동 반경도 넓어질 것이며, 그것이 우리에게 더 나은 경제적 성공의 기회를 제공해 줄 수도 있다. 회계는 어렵고 재미없기만 한 학문은 아니다. 언제까지 경제국에서 보디랭귀지로 먹고살 것인가?

이재용 삼정회계법인 회계사
▲ 이재용 삼정회계법인 회계사
[이재용 삼정회계법인 회계사]

이재용 회계사는 삼정회계법인에서 회계감사 및 외부 교육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회계는 딱딱하고 어렵다는 편견에서 벗어나 경제활동을 하는 모든 사람들이 회계를 쉽고 재미있게 이해하는 것에 도움이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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