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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컨덕스 흡수합병한 대한항공의 속내는?

  • 윤진호
  • 입력 : 2017.11.01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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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이 보이는 기업지배구조-151] 한진그룹 총수일가가 지분을 100% 보유했던 유니컨버스가 1일 대한항공에 흡수합병됐습니다. 이에 앞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등 조씨 일가는 지난 8월 360억원 규모의 유니컨버스 지분을 대한항공에 모두 증여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은 일감 몰아주기 논란을 마무리하고,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좀 더 높여보겠다는 의지였습니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이날 100% 자회사인 유니컨버스에 대한 합병 작업을 마무리했습니다. 이 회사는 대한항공으로 지분이 증여되기 전인 올해 상반기까진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이 지분 38.9%를 보유해 최대주주이던 곳입니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조현민 전무도 각각 27.8%씩 보유했고, 조양호 회장도 5.5%를 들고 있어 한진그룹 총수일가가 100% 가까이 지분을 보유한 개인회사였습니다.

총수일가를 제외하고 한진그룹과의 지분 관계는 미미했습니다. 유니컨버스가 대한항공 지분 0.04% 보유한 것이 전부였기 때문입니다. 그런데도 비난을 피하지 못했던 이유는 바로 내부거래 비중입니다. 2014년과 2015년 유니컨버스가 한진그룹 계열사를 통해 벌어들인 돈은 매년 250억원 수준입니다. 총 매출액 대비 75%에 달하는 비중입니다. 지난해엔 유니컨버스 사업의 일부를 한진그룹의 한진정보통신으로 양도하면서 내부거래 비중이 21.5%까지 줄긴 했지만 여전히 비판의 시선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지난해 11월 공정거래위원회는 유니컨버스와 또 다른 내부거래 비중이 높았던 싸이버스카이에 대해 대한항공이 50억여 원의 부당이익을 제공했다고 밝혔습니다. 당시 공정위는 대항항공에 과징금 14억원을 부과하고 대한항공 법인총괄과 조원태 사장을 검찰에 고발하기도 했습니다. 지난 9월 이 사안에 대해 법원은 "부당이익을 얻은 증거가 부족하다"며 대한항공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법원 판결이 나오기 전 한진그룹이 이같이 선제적으로 조치를 취한 것은 지배구조 개편 작업에 속도를 내야 하는 시점에 논란의 불씨를 사전에 제거하자는 취지로 해석됩니다. 우선 당면한 과제는 한진그룹의 저비용항공 계열사인 진에어의 상장입니다. 진에어는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상태입니다.

신지윤 KT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대한항공이 유니컨버스를 흡수하면서 일감 몰아주기 지적사항을 처리한 상황에 그룹 최대 관심사는 진에어 상장심사 통과"라며 "11월 상장이 목표인데 통과 여부는 장담할 순 없으나 회사 측은 자신이 있는 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긍정적인 점은 한진칼을 중심으로 한진그룹 지배구조가 개편되는 과정에서 계열 지원 부담이 줄어들고 있다는 점입니다. 우선 미국 부동산 개발 자회사 한진인터내셔널(HIC)의 올해 6월 LA호텔 준공으로 약정상 유상증자 의무가 일단락됐습니다. 한진칼 100% 자회사인 진에어 IPO도 그룹 전체 측면에서 긍정적 이슈다. 김용건 한국신용평가 기업평가본부 실장은 "중대형 위주 항공기 투자로 내년까지 부담이 있지만 2019년 이후부터 소형기 위주로 도입할 예정이어서 투자 규모가 축소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여기에 사실상 한진그룹의 지주사인 한킨칼의 재무상황도 큰 무리가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입니다. 한진칼의 6월 말 별도 기준 차입금은 4739억원입니다. 주식담보 대출 위주로 단기차입금이 2941억원이 있고 올해 10월과 12월에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가 각각 500억원, 600억원입니다. 한진칼은 단기차입금을 이미 만기 연장한 데다 10월 만기 500억원도 일반 대출을 일으켜 상환할 준비를 사실상 완료했습니다. 12월 만기 600억원은 진에어 IPO에서 구주 매출로 상환한다는 계획입니다.

이한준 KT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한진칼 측은 만약 IPO 일정이 늦어지더라도 유상증자 같은 재무적 이벤트 가능성이 거의 없을 것으로 본다"며 "보유 중인 9000억원 규모의 대한항공 주식을 담보로 대출이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윤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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