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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종학 장관후보 논란 도대체 뭐가 문제냐고?

  • 김세형
  • 입력 : 2017.11.06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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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6일 오전 인사청문회 준비를 위해 서울 여의도에 마련된 사무실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6일 오전 인사청문회 준비를 위해 서울 여의도에 마련된 사무실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세형 칼럼] 정부의 국정 3대 축은 일자리 창출을 위한 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 공정경제다. 혁신성장을 제외하면 나머지 두 가지는 소득 재분배 기능이 강하다. 뭔가를 분배하려면 돈을 만들어야 한다. 그것은 곧 성장이다. 대기업, 재벌은 스스로 알아서 전 세계를 뛰어다니며 삼성전자처럼 돈을 벌 테니 그것이 안 되는 벤처, 특히 4차 산업혁명의 불꽃이 일어나는 곳에 인재와 돈을 대서 한국의 재도약을 꿈꾸자는 부처가 바로 중소벤처기업부다. 이를 책임질 장관 후보가 홍종학이다.

그는 포항공대 교수 출신 박성진이 낙마한 지 38일 만에 찾아낸 장관감이다. 청와대에서 조국 민정수석 등 인재발굴팀이 밤잠을 설치고 찾아냈고 문재인 대통령도 그만하면 됐다고 OK 사인을 내렸을 터이다. 그가 청문회 통과를 못 해도 문 대통령이 임명을 강행한다면 정부로선 상당한 부담이다.

홍종학을 지명하고 보니 엄청나게 부자인 장모님이 계셔서 손녀(홍의 중학생 딸)에게 9억원 가까운 재산을 넘겨준 데다 그 방식이 모녀간 금전대차관계로 국민 정서에 크게 부각됐다. 장모님이 딸 부부에게도 20억원이 훨씬 넘는 재산을 물려줘 2012년 21억7000만원이던 재산은 올해 55억7000만원으로 5년 만에 34억원 증가했다. 할머니가 손녀에게 따로 건물 일부를 넘기지 않았더라면 엄마가 어린 딸에게 돈을 빌려주는 구차한 형식을 빌지도 않았을 터인데 아쉽다. 한 가지가 문제 되니 홍 후보자의 명문대 선호 성향, 딸 국제중 진학, 갑질 등 내로남불의 소재가 끊이지 않는다.

일찍이 프랑스의 저명한 소설가 발자크는 '골짜기의 백합'에서 공인은 대중의 비판을 받는 자리여서 개인과 다르다고 했다. 지혜와 통찰력이 실린 말이다. 대중이 공인에게 요구하는 것은 상식을 조금 웃도는 도덕성이다. '법은 도덕의 최소한'이라고 갈파한 엘리네크의 명언을 우리는 가슴속에 품고 산다.

그러니까 장관쯤 할 사람은 법률 위에 상식, 그 위에 도덕이라는 층에 올라가 있어야 하는 사람이어야 한다, 일반인보다 적어도 두 품계쯤 올라가 있는 인품이 장관감이라고 국민은 생각하는 것이다. 멋진 정부를 만들고야 말겠다는 촛불혁명으로 탄생한 정부의 장관은 더욱 그렇다. 그런데 청와대는 "법을 어긴 게 아니지 않느냐"고 자꾸만 말한다. 그런데 대중은 법보다 2단계 위의 도덕의 관점에서 바라보니 큰 갭(gap)이 발생하는 것이다.

문재인정부는 나라다운 나라,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끊임없이 강조한다. 누가 그 일을 담당하는가. 바로 장차관 등 정부를 지휘하는 리더들이다. 홍종학을 바라볼 때 바로 그 거울에 비춰보는 것이다. 그런데 보니 꺼름칙한 것이다. 그럼에도 홍종학을 장관으로 기어이 고집한다면 뭐, 그렇게 해도 된다. 그것은 임명권자의 권한이니까. 그러나 일이 제대로 되는지, 그리고 여론의 기류가 변해 지지율에 변동이 있으면 그 또한 정부가 감당해야 할 숙명이다.

나는 세금 문제에 대한 취재 경험이 많다. 홍종학 딸의 경우 아직 13세로 경제활동을 하지 않으니까 할머니가 8억6500만원의 빌딩 지분을 초등학생 손녀에게 물려주면서 증여세 2억2600만원이 나왔다. 할머니가 증여세까지 대납했다면 현금에 대한 증여세까지 과세되므로 세금은 3억9100만원으로 늘어났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경우 대개 딸의 부모가 세금을 내준다. 그러면 10~20%의 낮은 세율을 적용하기 때문에 세부담은 할머니가 내는 것보다 크게 감소된다. 그렇게 했더라면 증여세는 2억6500여 만원이 됐을 것이다. 실제로 낸 세금과 3100만원 차이로, 중형차 한 대 값 차이밖에 나지 않는다. 훌륭한 신사는 고급 와인을 시켜 먹고서도 밑바닥 10%쯤은 종업원들이 맛보도록 일부러 남겨놓는다고 한다. 세금을 후하게 내는 행위는 불우이웃을 돕는 가장 좋은 재원이다.

고위공직자의 높은 도덕성과 언행일치의 품격은 1등 국민의 자부심이다. 그런 면에서 독일은 세계에서 으뜸이다. 역사상 가장 정직한 인물 1위는 정치인이다. 4대 총리 헬무트 슈미트 74점으로 1위, 구텐베르크 59점 4위, 교황 베네딕트16세 51점 7위, 귄터 그라스 노벨문학상 수상자 44점 10위 등이다.

홍종학이 초선의원 시절 의정활동을 어떻게 했는지 동료 의원들에게 평판조회를 해봤다. 상임위에 출석한 증인을 어떻게 대했는지에 대해서도 동료 의원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궁금하면 한 번 체크해보시라. 평판은 한 사람이 평생 쌓아온 모든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청와대 인사팀은 앞으로 인물을 천거할 때 꼭 평판을 중시해달라고 당부 드린다. 평판은 어떤 일의 절반 이상은 이미 해내기 때문이다.

중기부는 4차 산업혁명을 이끌 부서다. 문재인정부 내에서 성장을 이끄는 유일한 어젠다이며 소득주도는 분배에 치중하므로 혁신성장에 새 정부의 성공에 많은 것이 걸려 있다. 따라서 그 부서의 장관은 명랑, 상쾌한 인물이라면 창업의 꿈들이 솟아나는 젊은이들을 이끌기 쉬울 것이다. 다른 부처 장관들의 협조, 대기업에 기술과 인재를 좀 빌려달라고 아부(?)도 하면 일이 술술 풀릴 것이다. 왠지 도와주고 싶은 사람, 그리고 존경심이 우러나오는 인물이라면 금상첨화다.

사실 지금 야당이 제기하는 내로남불이니 갑질이니 학벌숭상 성향이니 그런 것은 별것 아닐 수도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4차 산업혁명에 국가의 명운이 걸려 있는 이 시점에 울돌목에 승리해내는 최적임 장수이겠냐는 것이다. 법을 어겼느니, 이번에도 안 되면 대통령의 체면이 어떻느니 그런 생각으로 판단하는 것은 속이 좁다. 이 정부의 어떤 장관은 삼성, 현대차 같은 대기업 사장들을 불러놓고 세계에서 통하는 초일류 제품을 폄훼해 실소를 자아내게 했다. 장관들의 인기가 없으면 업계는 안 따라오고 그러면 업무추진력은 소멸하고 만다. 그런 관점에서 청와대와 여당은 홍종학 청문회와 임명절차에 임하길 당부 드린다. 지지율은 높을 때 아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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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형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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