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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관만 달라진게 아니다? 아이폰X의 홍보 전략

  • 박대의
  • 입력 : 2017.11.07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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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꺼풀 벗긴 글로벌 이슈-71]
- 애플, WSJ 등 전통 언론에 신제품 리뷰 기간 단 하루 제공
- 유투버 등 '1인 매체'에 집중... 소감 공개도 자유롭게 허용
- 비판 여론 줄여 초기 판매 높이려는 전략이라는


아이폰X이 출시된 지난 3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애플 매장에서 신제품을 구입하려는 사람들이 행렬을 이루고 있다. /사진=AP 연합뉴스
▲ 아이폰X이 출시된 지난 3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애플 매장에서 신제품을 구입하려는 사람들이 행렬을 이루고 있다. /사진=AP 연합뉴스
지난 3일 미국·일본 등 전 세계 55개국에서 애플의 플래그십 스마트폰 '아이폰X(10·텐)'이 발매됐다. 이 제품은 애플이 아이폰 출시 10주년에 맞춰 특별히 제작한 기념비적인 제품으로 관심을 모았다. 특히 지금까지 한 번만 누르면 메인 화면으로 돌아갈 수 있는 물리적 스위치인 '홈버튼'을 없애고 전면을 화면으로 가득 채운 베젤 리스(Bezel less·테두리가 없는 화면) 디자인을 채용했고 한층 강화된 얼굴 인식 기능을 넣는 등 기존 제품과 차별화하면서 애플 팬들뿐만 아니라 정보기술(IT) 분야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렸다. 그러나 달라진 것은 제품의 겉모습뿐만이 아니었다.



◆언론사 리뷰 기간은 딱 하루?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애플은 아이폰X 발매를 앞두고 제품의 사전 홍보를 이전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전개했다. 기존에는 여러 언론사의 IT 관련 칼럼니스트를 중심으로 외관, 기능 등 새로운 부분을 속속들이 파악할 수 있도록 일주일 정도의 기간을 부여했다. WSJ를 비롯해 USA투데이, 워싱턴포스트(WP) 등 유력 일간지는 물론 IT 계열 뉴스 사이트인 더버지 등도 애플의 배려로 찬찬히 제품을 둘러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받아 왔다.

그러나 이번에는 사정이 달랐다. 애플이 지금까지는 출시 일주일 전에 시제품을 언론사에 전달했던 것을 출시 24시간 전으로 대폭 줄여버린 것이다.

애플은 버즈피드, 테크크런치 등 미국 IT 전문 온라인 매체와 영국, 일본, 중국, 호주 등 일부 언론사에는 기존 방침대로 리뷰 기간을 일주일 정도 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사전 예고 없이 짧은 리뷰 시간을 부여받은 언론들은 새 아이폰을 단 하루만 만져보고 서둘러 준비한 기사를 독자들에게 제공해야 했다.

애플이 꾸준히 관심을 가지는 확고한 고정 팬층을 유지하고 있지만 자사의 혁신성을 어필하기 위해서는 언론을 통한 홍보도 필요했을 것이다. 애플이 갑작스럽게 내부 방침을 바꾸면서까지 기존 미디어를 홀대(?)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애플의 대안은 '1인 미디어'

애플이 이번 아이폰X의 주력 홍보 수단으로 선택한 것은 다름 아닌 '유튜버'였다. 유투버는 구글이 운영하는 동영상 공유 사이트인 유튜브에 채널을 만들어 스스로 만든 영상을 올리는 사람들이다. 애플은 이들에게 일주일간 사용한 경험을 유튜브에 소개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애플은 대중들에게 큰 영향력을 가진 인물을 선정해 아이폰X를 제공하기도 했다. 한국에서는 생소하지만 주로 시트콤에서 활동하며 인기를 얻고 있는 미국 배우 민디 캘링이 그 중 한 명이다. 캘링은 일주일 동안 아이폰X을 사용한 소감을 미국 여성잡지 '글래머'에 기고했다. '12세의 애플리케이션 개발자'로 알려진 천재 소년 알렉스 놀은 TV 프로그램에 출연해 새 아이폰의 장점을 알렸다. 정치 전문 저널리스트인 마이크 앨런도 자신이 운영하는 뉴스레터를 통해 아이폰X의 사용 소감을 공유했다.

이처럼 애플은 아이폰X을 계기로 전통적인 미디어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영향력을 가진 개인을 중심으로 홍보 방향을 수정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애플, 비판 줄이려는 의도?

IT시장 조사 기관인 잭드로리서치의 애널리스트 얀 도슨은 애플의 이번 리뷰 방침을 '이례적'이라고 평했다. 도슨은 "애플이 일부 리뷰 기사를 빨리 공개해 열기가 담긴 내용으로 만들고자 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며 "제품 리뷰에 부정적인 내용이 적힐 것을 불안해하지 않는 이상 뒤로 물러설 이유가 있을까"라며 의문을 품었다. 도슨이 유튜버들의 리뷰를 분석한 결과 제품 출시 전 일주일 동안 아이폰X에 대해 호의적인 내용의 동영상이 더 많이 공유되는 점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반대로 부정적인 내용은 거의 공유되지 않았다.

실제로 아이폰X은 출시 전부터 전면 카메라 부분이 화면을 가려 거슬린다며 'M자 탈모 화면'이라는 조롱을 받아왔다. 홈버튼에 익숙했던 아이폰 유저들도 새 디자인에 불만을 토로했다. 애플이 제품 출시 전까지 이 같은 비난 여론을 조금이나마 잠재우기 위한 전략이었다는 것이 도슨의 설명이다.

아이폰X은 애플이 지난 10년 동안 내놓은 제품 중 가장 중요한 제품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애플은 이번 제품을 '미래형 스마트폰'의 원형이라며 힘을 쏟아부었다. 투자가들이 아이폰X의 판매 호조에 기대를 걸면서 애플 주가도 같이 급등했다. 비슷한 시기에 출시된 아이폰8과 아이폰8플러스 모델의 판매가 저조하게 나타나면서 과연 아이폰X의 판매는 어떤 흐름을 보일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박대의 국제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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