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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당 배당금 20% 늘어난 삼성전자의 주주환원 정책

  • 최병철
  • 입력 : 2017.11.07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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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1일 삼성전자는 2017년 시설투자 예상 금액으로 약 46조2000억원을 발표했다. 그중 29조5000억원은 반도체 사업이고, 14조1000억원은 디스플레이 사업이다. 이러한 미래를 위한 투자에 대한 공시와 함께 나온 공시는 주주환원 정책이다. 내용은 아래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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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번 내용은 2017년 배당을 전년 대비 20% 상향하겠다는 이야기다. 2016년에 주당 배당금을 2만8500원 줬으니, 2017년에는 20% 더 높인 3만4200원을 주겠다는 것이다. 이미 지급한 1만4000원을 제외한 약 2만200원 정도를 12월 말 결산배당으로 지급할 것이라고 예상된다. 게다가 2018년은 2017년 대비 100% 상향해 배당금을 두 배로 늘린 6만8400원을, 그리고 2019년과 2020년도 동일하게 지급하겠다는 발표를 했다. 주주 입장에서는 주식을 보유하면 지속적으로 주식을 팔지 않아도 현금배당금으로 계좌에 현금이 입금되니 기분이 좋을 것이다. 다만 주식을 매도해 얻는 차익에 대해서는 소득세를 내지 않지만, 배당금에 대해서는 소득세를 낸다는 것은 기억하자.

2번 내용은 삼성전자가 벌어들인 돈 중 미래를 위해 투자하고 남은 돈 중 50%를 주주에게 배당 등으로 환원하겠다는 원칙에 대한 이야기다. 'Free Cash Flow'란 기업이 벌어들인 현금에서 투자를 위한 현금을 제외하고 남은 금액을 이야기하는데, 이 중 50%를 주주에게 배당 등으로 환원하겠다는 정책이다. 단 대규모 인수·합병(M&A)을 위해 자금을 사용했을 때, M&A에 사용한 자금은 투자금액으로 보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대규모 M&A를 할 때 주주에게 환원하는 배당 등의 재원이 감소하는 것을 막을 수 있어 주주 입장에서는 현금배당이나 그 외 주주환원책을 지속적으로 받을 수 있을 것이라 기대된다.

더욱이 'Free Cash Flow'의 50%를 주주에게 환원(배당 등)하는 기준이 1년이 아니라 3년으로 조정된다. 'Free Cash Flow'는 회사가 벌어들인 돈뿐 아니라 투자금액에 따라 크게 좌우되기 때문에 삼성전자가 미래를 위해 반도체나 디스플레이 등 투자를 갑자기 크게 늘리면 주주환원액이 감소하면서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따라서 이 기준을 3년으로 조정해 주주환원액의 변동성을 줄여 큰 변화 없이 주주들이 일정한 배당 등의 주주환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는 'Free Cash Flow'의 50%를 주주에게 환원하기로 했으니 배당 등으로 지급하고 50%를 주주에게 배당 등으로 지급하지 못한 금액이 남게 된다면 추가 현금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을 통해 주주에게 추가로 환원하겠다는 것이다. 즉 최소 'Free Cash Flow'의 50%를 주주에게 환원할 것을 약속하는 문구다.

이례적이고 파격적인 주주환원 정책이라 할 수 있다. 지속적으로 삼성전자가 꾸준히 많은 돈을 번다면 벌어들인 돈에서 투자한 금액을 제외하고 남은 50%를 최소한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소각으로 주주에게 환원할 것이며, 대규모 M&A가 발생해도 주주환원액은 감소하지 않을 것인 데다 연간 최소 3만4200원(2017년), 6만8400원(2018년 이후)의 현금배당금을 약속하는 것이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매우 반길 만한 일이며, 기존 주주라면 더할 나위 없이 고마운 정책이 될 것이다.

그런데 독자나 투자자들 입장에서 현금배당은 이해가 되는데, 자사주 매입·소각은 생소한 분이 있을 것이다. 배당으로 돈을 주면 주주에게 번 돈을 돌려주는 느낌이 드는데 자사주 매입·소각은 무엇이고 왜 주주환원 정책이라 하는 것일까?

아래의 공시는 삼성전자의 2017년 10월 31일 자기주식 취득 결정 공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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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1월부터 2018년 1월 약 3개월 동안 약 2조원이 넘는 회삿돈으로 보통주와 우선주를 포함해 약 89만주의 주식을 주식시장에서 매수하겠다는 이야기다. 그리고 아래 공시는 그렇게 취득한 주식을 소각해서 없애겠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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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주 매입·소각이 왜 주주환원 정책인지에 대해 생각해보자.

삼성전자가 2조3000억원(자사주 매입·소각 예상 금액)을 그냥 주주에게 현금배당으로 지급해도 주주에게 환원하는 정책이 될 것이다. 그런데 현금으로 배당하게 되면 주주 입장에서는 받은 금액의 최소 15.4%의 배당소득세를 내야 한다. 그런데 그렇게 현금으로 배당을 지급해야 할 돈으로 주식시장에서 2조3000억원어치 삼성전자 주식을 삼성전자가 매수하면, 다른 모든 조건이 같다는 전제에 대규모 매수 금액만큼 주가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 기존 삼성전자 주주 입장에서는 현금으로 직접 배당을 받지는 않지만, 자사주 매입 행위로 주가가 오르면 주가가 오른 것으로 인한 수익이 발생하고 간접적으로 배당을 받은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삼성전자가 매수한 자사주를 보유하는 것이 아닌, 소각시키겠다는 결정을 동시에 했다. 주식 소각은 아예 매수한 주식을 없애버리는 것으로 삼성전자 주식이 감소하게 된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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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10조원의 이익을 내고, 보유한 주식이 1억주라고 가정하자. 이론적으로 10조원의 이익을 주식 1주당 10만원(10조/1억주=10만원, 주당순이익-EPS)씩 나눠 갖게 된다. 그런데 삼성전자가 1억주 중 2000만주를 회삿돈으로 주식시장에서 매입해 소각했다고 하자. 그러면 10조원의 이익을 주주들은 8000만주로 나눠 가지면 된다. 그렇다면 한 주당 삼성전자 주식을 나눠 갖는 이익은 12만5000원(10조원/8000만주)이 된다. 어떤가? 동일한 이익을 낸다고 가정했을 때, 주식 수가 줄어듦으로 인해 주식 1주를 보유한 주주가 갖게 되는 한 주당 이익(EPS)이 상승하게 된다. 위에 삼성전자가 약속한 'Free Cash Flow'의 50%를 배당이나 주주환원에 쓰겠다고 했던 금액은 한 주당 금액이 아니라 총액을 의미한다. 총액(Free Cash Flow의 50%)은 같은데 이를 주주환원에 사용하면 1주당 돌아가는 혜택은 총혜택/1억주가 아닌, 총혜택/8000만주가 되니 이론적으로 주주환원으로 돌아오는 금액도 커진다.

이는 주식 수가 줄어들면 똑같은 돈을 배당해도 배당금을 나눠줘야 하는 주식 수가 줄어들어 줄어든 주식에 줘야 될 배당금을 남은 주주에게 더 나눠줄 수 있는 것과 같은 이치다.

자, 어떠한가? 이론적으로는 현금배당과 내부유보는 크게 다르지 않을 수 있으나, 실제 자본시장에서는 주주에게 적극적으로 배당금을 돌려주고 자사주를 매입해 주가 상승의 기회를 만들어주며 이를 소각해 주당 이익을 높여주고, 총주주에게 환원할 금액을 정해둔 상태에서 한 주당 돌아가는 배당이나 주주환원액이 커지는 정책을 펼치는 것은 주가에 도움이 되지 않을 리 없다. 삼성전자에 오래 투자한 주주들이 부러워지는 부분이 아닐 수 없겠다.

최병철 회계사 파인트리컨설팅 대표
▲ 최병철 회계사 파인트리컨설팅 대표

[최병철 회계사 파인트리컨설팅 대표]

※최병철 회계사는 삼일회계법인에 근무하며 회계감사, 컨설팅 등 다양한 업무를 경험했습니다. 현재는 기업 실무자, 증권사 직원, 법조인, 언론인, 대학생 등 다양한 사람에게 회계와 재무제표 실무교육을 하고 있습니다. 연세대 경영학과 학사·석사를 거쳐 동 대학원에서 회계학 박사과정을 수료했으며 저서로는 '지금 바로 재무제표에 눈을 떠라'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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