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프리미엄스페셜리포트

맥도널드 부활의 비결 '백 투 베이직' 통했다

  • 오신혜
  • 입력 : 2017.12.05 06:01
  • 프린트
  • 이메일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공유
/사진=맥도날드 홈페이지
▲ /사진=맥도날드 홈페이지
[한꺼풀 벗긴 글로벌 이슈-81] 매일 전 세계 100여 개국 3만7000여 개 매장에서 7000만명의 끼니를 책임지는 세계 최대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 맥도널드. 1955년 미국의 방문판매원 출신 야심가 레이 크록이 맥도널드 형제의 작은 햄버거 가게를 사들여 프랜차이즈 브랜드로 만든 이래 맥도널드의 '황금 아치(맥도널드를 상징하는 M자 모양의 로고)'는 60년 넘게 빛나왔다.

하지만 파죽지세로 성장해왔던 맥도널드에도 힘든 시기가 닥쳐왔으니, 지난 4년은 맥도널드의 '보릿고개'였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맥도널드의 미국 패스트푸트 시장 점유율은 2012년 17.4%에서 지난해 15.4%로 떨어졌다. 이 기간 무려 5억건의 주문이 줄어들었다고 한다.

최악의 고비는 2014년이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당시 맥도널드는 전 세계적으로 10개월 연속 매출이 감소했고 3분기에만 수익이 전년 대비 30% 줄었다. 당시 일부 미국 언론은 소위 '정크푸드'로 일컬어지는 기존 패스트푸드의 입지를 조금 더 비싸지만 건강에 좋다는 인식이 있는 '패스트 캐주얼' 외식 브랜드가 잠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멕시코식 간편식 브랜드인 '치폴레'의 부상이 대표적 근거로 제시됐다.

맥도널드에서 20년 넘게 근무한 명실상부 '맥도널드맨' 스티브 이스트브룩 현 맥도널드 최고경영자(62)는 이 같은 고비의 순간에 등장했다. 2015년 CEO 자리에 오른 그는 당장 맥도널드가 처한 최악의 부진을 떨쳐낼 방안을 마련해야 했다. 급격한 매출 감소의 원인 자체가 불분명했던 상황. 이에 이스트브룩은 세계적 컨설팅회사 BCG의 베테랑 임원을 고용해 원인 파악에 나서기에 이르렀다.

결과는 이스트브룩의 말을 빌리면 "좌절감과 안심을 동시에 주는" 내용이었다. '패스트 캐주얼'이 패스트푸드 손님을 빼앗아간다는 추측은 사실과 달랐다. 조사 결과 지난 4년 간 맥도널드를 떠난 고객들의 대다수는 좀 더 건강한 간편식 브랜드를 찾아간 것이 아니라 '웬디스' '버거킹' 등 전통적인 라이벌 패스트푸드 브랜드로 발길을 돌린 것으로 나타났다. 요컨대 '정크푸드'로 불리는 패스트푸드에 대한 대중의 수요는 여전했다. 단지 그 수요가 맥도널드로 향하지 않은 것뿐이었다.

2013년부터 맥도널드가 자사의 상징과도 같던 '1달러 메뉴'에 대한 공격적인 마케팅을 멈추고, 건강식 트렌드에 맞춰 케일·아보카도 등 아채 재료가 추가된 새로운 버거·샌드위치 메뉴를 내놓기 시작한 전략은 소기의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프리미엄 첨부 이미지
문제의 근원을 파악한 이스트브룩은 당장 "베이직으로 돌아가자"는 원칙을 천명했다. 사람들이 맥도널드를 찾게 만들었던 '값싸고 간편한' 초창기의 매력을 복원하자는 것이었다. 그의 지휘하에 맥도널드는 1~2달러짜리 메뉴를 내놓고, 간편한 아침식사 메뉴를 하루 종일 제공하며, 커피와 청량음료의 가격을 확 낮췄다. 원조인 맥도널드가 '한눈을 판' 사이 웬디스와 버거킹 등의 라이벌 업체들이 '4달러에 4개 메뉴'처럼 전통적 패스트푸드 기준에 부합하는 상품을 내놓으며 점유율을 늘려간 데에 정면 대응한 것이다. 실제로 2000년대 중후반까지 치즈버거를 비롯한 맥도널드의 '1달러 메뉴'는 전체 미국 매출의 14%를 차지했다.

맥도널드의 마케팅 책임자였던 래리 라이트는 FT에 "스티브는 새롭고 도발적인 건강식 메뉴 대신 익숙한 부분에 집중하자고 강조했다"며 "패스트푸드 시장은 결코 추락하지 않았으며 언제까지나 전 세계 식습관의 넘버원 방식으로 남을 것"이라고 밝혔다.

급격한 저가 공세로 인한 비용 증가에는 이른바 '바벨(역기) 전략'으로 맞섰다. 막대의 양끝에 무게추가 달린 바벨의 모양처럼 판매하는 메뉴를 '양극화'한 것이다. 이스터브룩은 1~2달러의 초저가 메뉴를 강화하는 동시에 고객들의 시선을 잡아끄는 일부 '프리미엄 메뉴'를 개발했다. 프리미엄 메뉴에는 '메이플-베이컨 디종 샌드위치' '버터밀크 크리스피 치킨' 등 딱히 더 건강하지는 않지만 일반 패스트푸드와는 차별화된 레스토랑식 메뉴가 들어갔다.

이스터브룩의 개혁은 점차 효과를 보고 있다. FT에 따르면 맥도널드의 시가총액은 그가 CEO 자리에 오른 2015년 이후 지난달까지 70%가량 올랐다. 이스터브룩은 내년 중 각각 1달러, 2달러, 3달러짜리인 신메뉴를 전격 공개한다는 계획이다. 62세 맥도널드의 도전은 현재진행형이다.

[오신혜 국제부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