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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스타트업 메카 'M·I·T'를 아시나요?

  • 안정훈
  • 입력 : 2017.12.23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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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꺼풀 벗긴 글로벌 이슈-87]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이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은 가운데 글로벌 스타트업 허브 경쟁에 본격 뛰어든 세 나라 'MIT'가 주목받고 있다. 말레이시아(Malaysia)·인도네시아(Indonesia)·태국(Thailand)이 그 주인공이다. 3국은 높은 중산층 성장률, 빠른 모바일 및 정보기술(IT) 보급률, 정부의 적극적 육성책 등을 앞세워 글로벌 무대에서 통하는 스타트업들을 육성 중이다.

아세안 10개국 중에서도 MIT 3개국의 약진은 특별하다. 지난 3월 미국 시사주간지 US뉴스앤드월드리포트가 BAV전략컨설팅과 펜실베이니아대 와튼 경영대학원과 함께 6000명의 기업 경영진을 대상으로 '가장 창업하기 좋은 국가' 순위를 조사한 결과 이들 3개국은 모두 상위 5위권 안에 진입하는 데 성공했다. 태국이 1위, 말레이시아는 3위, 인도네시아는 5위를 차지해 각각 2위와 4위를 차지한 중국과 인도에 비교해도 전혀 밀리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동남아 최대의 차량공유업체 그랩. /사진=AP 연합뉴스
▲ 동남아 최대의 차량공유업체 그랩. /사진=AP 연합뉴스
◆동남아 최고 공유차량앱 '그랩'의 산실 말레이시아

말레이시아 정부는 아세안에서도 가장 스타트업 진흥에 적극적이다. 2014년 말레이시아 재무부가 설립한 동남아 최대 스타트업 진흥 기관 'MaGIC(Malaysian Global Innovation & Creativity Centre)'가 유명하다. 스타트업들을 위한 법률 자문, 회계 관리, 인력 알선, 투자 유치, 홍보 활동 등 전반적인 인큐베이팅과 플랫폼 기능을 원스톱에 해결할 수 있도록 구성돼 '말레이시아의 실리콘밸리'란 별명이 있다.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인 'MAP(MaGIC Accelerator Program)'는 MaGIC에서 가장 각광받는 제도다. 이 프로그램에 참가한 기업들은 MaGIC 주도하에 스타트업 멘토링과 투자자 파트너링을 거쳐 프로그램 기간인 4개월 내에 즉각 투자를 받을 수 있는 수준으로 기업을 키워내는 것을 목표로 한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이 프로그램에 참가하는 스타트업 기업인들을 위해 월 1000링깃(약 26만원)의 생활비, 무료 숙박, 항공비 지원 등의 혜택을 주고 있다.

말레이시아에서 태어난 유명 스타트업으로는 '동남아의 우버'라 불리는 차량공유업체 그랩(Grab)이 있다. 말레이시아·싱가포르·인도네시아·태국 등 동남아 7개국 65개 도시에서 이용 가능하며 4000만명에 가까운 이용자를 확보 중이다.

그랩은 특히 지역 특성에 맞춘 경쟁 전략으로 세계 최대 공유차량앱 우버와도 대등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미리 등록된 신용카드로 요금이 자동 청구되는 우버와 달리 신용카드 보급률이 낮은 동남아 국가들의 특성을 고려해 현금으로도 결제를 가능하게 한 점이 주효했다.

그랩은 이 같은 가능성을 인정받아 소프트뱅크·디디추싱·알리바바·혼다자동차 등 글로벌 기업들에 막대한 투자를 받으며 승승장구 중이다.

인도네시아 스타트업 허브 MaGIC. /사진제공=MaGIC 홈페이지
▲ 인도네시아 스타트업 허브 MaGIC. /사진제공=MaGIC 홈페이지
◆'동남아 최대 디지털경제' 도약 노리는 인도네시아

인도네시아는 아세안 국가들 중 최근 가장 스타트업 투자 확대에 적극적이다. 최근 인도네시아는 스타트업에 대한 공적투자 규모를 기존 1900억루피아(약 160억원)에서 3700억루피아(약 310억원)로 두 배 늘릴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인도네시아는 2020년까지 1300억달러 규모의 온라인 거래량을 달성해 동남아 최대 규모의 디지털경제 국가가 되겠다는 '2020 고 디지털 비전(2020 Go Digital Vision)'을 세웠다. 자국을 아시아의 디지털 허브로 육성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한 조코 위도도 대통령이 이 프로젝트를 직접 진두지휘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이 계획의 일환으로 앞으로 1000개의 스타트업을 육성해 총 기업가치 100억달러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이 같은 인도네시아 정부의 노력이 결실을 맺은 게 오토바이 공유 서비스 업체 '고젝(Go-Jek)'이다. 고젝은 지난해 8월 KKR 등 미국 대형 사모투자업체에서 5억5000만달러(약 6100억원)를 투자받기로 해 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 스타트업을 일컫는 '유니콘' 반열에 올랐다.

고젝의 성공 원인 역시 현지의 특성을 고려한 특성화가 꼽힌다. 교통체증이 심한 인도네시아에서 오토바이 택시가 성황이라는 점에 착안해 오토바이 공유 서비스를 시작한 게 돌풍의 시작이었다. 고젝 기사는 현재 인도네시아 10개 대도시에서 활동 중이며 수가 20만명에 달한다.

현지 최대 여행 부킹사이트인 트레블로카(Traveloka)의 상승세도 무섭다. 동남아 현지 상황을 고려한 최적의 항공루트와 결제수단을 찾아주며 각국 현지어로 서비스되는 게 장점이다. 심지어 나라별로 각 지역의 방언까지 파악해 반영하고 있을 정도로 철저한 현지화를 추구한다.

트레블로카는 현재 인도네시아를 비롯해 태국, 베트남,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필리핀 6개국에서 이용 가능하며 다양한 형태의 항공권과 숙박을 예약할 수 있다. 현재까지 애플리케이션 다운로드 횟수는 2000만번에 달한다. 지난 7월에는 세계 최대 온라인 여행사인 익스피디아로부터 3억5000만달러를 투자받았다.

방콕의 스타트업 공동 업무공간
▲ 방콕의 스타트업 공동 업무공간 '허바'. /사진제공=허바 홈페이지
◆'창업하기 좋은 국가 1위' 무섭게 성장하는 태국

창업하기 좋은 국가 순위 1위에 빛나는 태국은 올해에만 벌써 1500개 이상의 스타트업이 창업에 성공했다. 2015년 태국 스타트업에 조성된 펀딩 규모만 8억6500만달러로, 3년 전이었던 2012년의 210만달러에 비하면 비교 불가능한 수준으로 대폭 성장했다.

태국은 쁘라윳 짠오차 총리가 직접 자국 스타트업 육성 계획인 '스타트업 타일랜드(Startup Thailand)' 프로젝트를 이끌고 있다. 지난해 열린 행사에선 12개국에서 3만5000명의 사람이 몰렸고 70개의 스타트업이 펀딩을 받는 등 큰 성공을 거뒀다.

태국 스타트업의 요람은 수도 방콕의 코워킹플레이스(공동 업무공간) '허바(Hubba)'다. 방콕 내 3곳의 본부를 두고 있으며 월정액제 회원제로 운영되는 이곳은 입주 스타트업을 위해 법률 및 투자자문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 4년간 이곳 허바를 거쳐 창업한 태국 스타트업은 100여 개에 달한다.

[안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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