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프리미엄스페셜리포트

[김세형칼럼] 2018년 시장의 반격 시작될까

  • 김세형
  • 입력 : 2018.01.02 06:01
  • 프린트
  • 이메일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공유
지난 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2018 경제계 신년인사회’가 열리고 있다. /사진=김재훈 기자
▲ 지난 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2018 경제계 신년인사회’가 열리고 있다. /사진=김재훈 기자


[김세형칼럼] 문재인정부 2년차를 맞는 2018년은 세계 1차대전이 종료된 지 100년이 되는 해이다.

새해에는 하늘을 나는 자동차, 우편물을 배달하는 드론(drone), 그리고 절대로 안전한 신형 원전(原電)이 선보일 것이라고 이코노미스트(The Economist)는 점쳤다.

하늘을 나는 자동차는 미국 샘슨 모터스에서 시판할 스위치 블레이드(SwitchBlade)라는 이름의 항공기와 수포츠카로 동시에 쓰일 수 있고 2인승, 시가는 1억3000만원이다. 우편물 드론은 아베 신조 총리의 지시로 일본에서 지구상 가장 먼저 선보일 예정이다. 그리고 신형 원전은 미국 웨스팅하우스 기술로 AP1000, 프랑스에서 개발한 가압방식 EPR로 핀랜드에 설치돼 2018년 말경 생산에 들어간다.

4차산업 신상품은 기업인의 '야성적 충동'에 의해 세상에 빛을 보게 된다. 기업가의 자유로운 정신, 규제를 풀어주고 마음껏 뛰어보라는 풍토에서 싹튼다.

한국은 문재인정부 출범 후 재벌, 대기업을 적폐세력으로 간주하고 2018년 초 대한상의가 주최하는 신년하례식에 대통령이 불참하기로 결정했다. 경제단체장들은 일제히 신년사에서 정부시책을 비판했다. 2월 5일 이재용 삼성 부회장의 형량을 사실상 확정하는 고등법원 판결이 내려진다. 그후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1심 판결이 내려질 텐데 신동빈 김승연 조양호 등 재벌회장들이 줄줄이 증언대에 서야 한다. 문 대통령은 취임 후 미국, 중국 순방에 탄핵재판과 무관한 재벌총수들을 최대한 데려갔으나 소통은 하지 않아 그들은 필요하면 써먹는 들러리로 여긴다고 생각할 것이다. 신년하례식에 불참하고 기획재정부가 내놓은 신년 경제운용계획에 기업인이나 탈규제 구상이 빠져 있어 재계 홀대론이란 냉기류가 흐른다.

정책을 결정하는 청와대 수석들이 좌파시민단체 출신이나 학생운동 전력가들이 많아 6월 13일 지자체 선거 이전까지는 '대기업이나 재벌과 거리를 두는 게 득표에 유리하다고 판단했다'는 얘기도 들리지만 확인된 것은 없다.

그러나 한국이 소득 3만달러를 돌파하고 코스피도 사상 최고치를 거듭 경신해 나가는 추세는 마음껏 활용하고 즐기려 들 것 같다. 국민 1인당소득이 2만달러를 넘은 지 12년 만에 3만달러를 넘은 것은 과거 OECD 국가들이 평균 9.6년 걸린 데 비하면 한국은 지각한 것이다. 그나마 수출에 의존하는 한국 경제 특성상 삼성 현대 LG SK 등에 대한 의존도가 지극히 높았다.

그래서 3만달러 돌파는 자신의 공로로 돌리고 재벌은 적폐세력으로 하는 것은 이중적이다. 이를 기화로 삶의 질 개선을 명분으로 나눠먹기식 복지 향상에 치중한다면 반도체 특수로 호경기로 비쳤던 경제의 실상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면서 곤경에 처할 수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2018년 하반기 10년 주기 경제위기론에도 대비하라고 경고하지만 우리 정부는 태평하다.

미국은 법인세 인하로 해외에 쟁여놓은 기업돈 1조5000억달러 본국 송환, SOC 1조5000억달러 집행 등의 영향으로 경기가 흥청망청할 수 있다. 그러면 금리 인상을 연간 4번 단행하여 기준금리가 2.5%로 올라갈 수 있다.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새해 개도국(EM)에서 돈이 빠져나와 미국으로 환류될 도전적인 한 해가 될 것이란 전문가들의 분석이 많다. 이는 수출로 먹고사는 한국 경제에 악재다. 한국의 금리는 1.5%에서 그대로 머물 수는 없고 미국과 역전되더라도 2%는 넘겨야 할 것이다. 이는 부동산 경기에 찬물이며 증시에도 악재여서 하반기부터 금리 인상의 영향권에 들어가리란 전망이 우세하다.

평창동계올림픽에 북한팀을 참가시키려 한중 정상회담을 중국의 홀대론 내지 굴욕외교라는 오명을 뒤집어써가며 서둘러 진행했었다. 한중 정상회담 이후 사드 보복 해제가 어떻게 풀려나갈지 관전 포인트다. 평창올림픽에 중국은 시진핑 주석 본인이 못 오면 고위급을 파견하겠다고 했는데 그가 리커창 레벨인지 아니면 얼마나 내려가는지가 한중 관계의 시금석일 것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불법적으로 개성공단 철수를 결정했다는 통일부 TF의 발표는 박 전 대통령이 비난받아야 할지, 아니면 대통령의 통치행위를 지나치게 좁게 해석해 정부에 대한 불신이나 미국의 북한에 대한 압박공조만 흐트러트렸다며 현 정부가 비난받을 일인지 판단에는 아직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이 건 외에도 현 정부는 탈원전, 한일 간 위안부 합의, 국정원 기밀 등의 사안에서 전 정부와 180도 반대의 정책을 펴거나 30년간 비밀로 해야 할 외교기밀을 까발려버려 정부에 대한 불신을 고조시킬 우려를 자아낸다. 앞으로 국민은 정부 정책을 함부로 믿으면 손해본다는 생각을 할 것이며 공무원들도 자신의 업무결정 행위가 다음번 정부에 까발려질 것으로 상정해 좀체로 일을 안 하려 드는 풍조가 우려된다. 결국 정부가 안 움직이게 되는 것이다. 이것은 국민만 막대한 비용을 치르는 결과를 빚는다. 이런 행정부는 국민소득 3만달러의 선진국 모습이 아니다.

선진국이라는 평가는 자신보다 세계가 한국을 어떻게 보느냐에 달렸다. 경제력에 가장 크게 좌우되겠지만 과거 유가가 많이 올랐을 때 UAE가 소득 11만달러까지 간 적이 있으나 선진국이라 부른 사람은 없었다. 제조업, 민주주의, 인권, 문화, 군사력, 대학 등등의 면에서 기준에 미달한 때문이다. 중국은 작년 19차전당대회를 마치면서 2050년까지 미국을 제치고 군사, 경제면에서 세계 1등국이 되겠노라고 선언했다. 그후 미국이 아시아에서 일본 호주 인도와 남아시아 국가와 연계해 인도-태평양전략이란 개념을 창안해 한국을 끈질기게 가입시키려 든다. 중국은 사드 보복 해제와 경제협력 분야에서 한미 관계를 봐가며 끈을 풀었다 당겼다 하는 개집전략(dog house approach)을 쓸 것이다. 미국과 중국 간 틈바구니에서 한국은 당당하지 못하고 "우리는 작은 나라"라며 스스로 비하하며 사대주의를 탈피하지 못하면 선진국 소릴 결코 못 들을 것이다. 경제 전문가들은 사드 보복을 해도 한국은 버틸 만했으니 차라리 중국에의 경제의존도를 25%에서 15% 이하로 낮춰가는 전략으로 맞서면 세계가 한국을 재평가하리라고 충고한다.

한국에 가장 큰 리스크는 미국이 북한에 군사옵션을 써서 한반도에 전쟁이 발발할 가능성 여부다. 미국은 흔히 북한이 60일 이상 도발을 멈추면 화해의 신호로 간주하겠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평창동계올림픽이 2월 25일 끝나고 그 이전엔 한미군사훈련까지 문재인 대통령의 청으로 미국이 연기를 수용한 만큼 김정은이 2월 이전에 도발을 안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평화적 인공위성 발사 문제를 몇 차례 띄운 적이 있어 장담하기엔 이르다. 미·중 군사책임자 간 핫라인 설치, 북·중 국경선 부근에 난민수용소 개설, 미군이 월경과 철수 시나리오 제시 등을 감안할 때 김정은의 도발이 군사옵션을 얼마나 키울지 새해에도 한국인의 마음을 졸이게 할 것이다. 전임 주한미군사령관들은 문재인정부와 한미동맹의 호흡이 제대로 안 되면 미군 철수를 감행해야 한다는 언급은 문정부의 행동을 제약할 것이다.

이 모든 요소들보다도 2018년 한국에 가장 중요한 부분은 경제성적표가 될 것이다. 지자체 선거는 여당이 압도적으로 우세한 것으로 점쳐지지만 국민의 삶, 청년실업률이 얼마나 개선될 것인지 하반기로 갈수록 중요하다. 문재인정부 첫해는 박근혜 국정농단에 대한 염증, 불평등과 소득양극화로 기득권 때리기가 어려운 계층에 카타르시스를 줬다. 갑질 괘씸죄에 걸려 여러 명의 회장들이 망신을 당하거나 수사를 받았고 재벌을 혼내준 공정위가 박수를 받았다. 수출의 날 행사 등에서 대기업들은 상을 받지 못하고 신년하례식이 경원시 된 장면이 하이라이트였다. 2017년은 보여주기식, 쇼(show)행태의 행사들에서 지지율이 점수를 딴 측면이 있다. 사실 소득주도성장론, 최저임금 급등, 비정규직, 노총에 힘 실어주기, 법인세 인상 등은 기업에 큰 부담을 주었다. 새해에도 노동이사제, 국민연금 등의 주주권 행사 강화 등 기업경영에 압박을 주는 데서 지지를 얻으려는 보여주기식 정책들이 줄을 서서 기다린다. 이는 트럼프의 감세정책, 프랑스 마크롱의 노동개혁, 그리고 일본 아베의 여러 가지 경제개혁의 흐름을 완전히 거스르는 것이다. 혁신 성장만이 새정부가 일자리 창출에 진정 승부를 걸 만한 대목이다. 그런데 박근혜의 창조경제에서 경험했듯이 벤처창업이라는 게 하루아침에 수만 명을 먹여살릴 그 무엇이 되기 쉬운 일인가.

집권 2년차의 성적표는 중요하다. 특히 일자리 창출이 모든 것을 말해준다. 공무원 중소기업 몇 자리 늘리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래리 서머스의 정의대로 일자리를 만드는 것은 기업이다. 노무현정부에서 그랬듯이 결국 지지율은 여기서 판가름난다. 1차대전 종료일이 11월 11일이었다. 이 시점의 한국 경제 성적표는 많은 이야기를 해줄 것이다.

[김세형 고문]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